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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May 04. 2016

안정감 그리고 기회

에피소드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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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사로의 이직과 많은 삶의 변화를 겪으며 어느덧 시간은 2014년을 넘어가고 있었다. 내가 시애틀이라는 도시로 넘어온 지도 어느덧 반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이다. 사실 이곳에 처음 이사 왔을 당시에 가장 힘든 점은 외로움과의 싸움이었다. 본인이 터를 닦고 살던 곳을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몸을 맡겨본 사람이라면 너무나 잘 알 것이다. 당신의 모험에 어떠한 역경이 따라서 오는지.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또 심심한 걸 못 참는 성격이기도 한 나는, 시애틀이라는 이 아름답고 너무나 조용하기만 한 (뉴욕에 비해서) 도시를 어떻게 벗 삼아 지내야 할지 너무나 막막했다.

시애틀 생활 초기 주말을 회상해 보면 항상 같았다. 토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비치되어 있던 Mr.Kayak(회사 직원이라면 자유롭게 빌릴 수 있던 카약의 이름)을 들고나가 몇 시간이고 노를 저으며 놀았다. 솔직히 재미있었다. 역시 놀이의 최고봉은 뱃놀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것도 한 두 시간이지. 아침 열 시에 눈을 떠 두 시간 카약을 타고나면 정오에 불과했다. 그때부터는 무한도전 및 밀린 한국 쇼 프로 시청이 내 일과였다. 그리고 맘에 드는 커피숍에서 책 읽기 정도? 다행히도 시애틀은 미국 전역에서 최고의 커피 수준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오죽하면 스타벅스의 본점 및 헤드쿼터가 시애틀에 있겠는가? 그리고 너무나 많은 local 커피숍들. 그런 곳을 매주 찾아다니는 것도 하나의 낙이었다.

그런데,

그래 봤자 저녁 여섯 시 정도밖에 안됐다. 이제는 뉴욕 혹은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린다. 자 이제 저녁 여덟 시다. Netflix로 영화나 한 편 때리자.

그리고 이른 잠을 억지로 청한다.

생각을 해 보았다.

이렇게 산다는 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모임을 만들거나 찾아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나게 된 좋은 인연들.


창발
http://www.changbal.com/

시애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주축이 된 한인 그룹인데 우연한 기회에 초창기 멤버로 단체를 함께 만들어 가게 되었고, 또 내 시애틀 생활을 지탱할 수 있게 도와준 가장 큰 버팀목 중의 하나였다. 이 그룹에는 시애틀에 본사를 둔 Microsoft 직원분들 그리고 Google, Amazon 같은 Tech giant들의 직원분들이 이 모임의 주축이었다. 주 활동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규 모임을 하고, 그 정기 모임 때마다 스피커로 지명 혹은 자원한 멤버가 자신의 Specialty 혹은 Profession에 관한 한 시간 가량의 프레젠테이션을 공유한다. 프레젠테이션 후에는 다 같이 맥주와 식사를 먹으며 소셜 하는 자리를 가지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 

창발에서의 내 강연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U58PRydLpxY

내 직업적 특성과 관심사와도 아주 잘 맞는 주제와 참여자 분들이었고, 참가자 분들 모두 열심히 함께 서부에 의미 있는 한인 Organization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데 힘을 보태며 활동하였다. 나에게는 뉴욕에 돌아온 지금까지도 자주 안부를 물으며 좋은 인연으로 남은 소중한 분들이다. 그리고 내가 활동하는 동안 이 단체의 Brand Identity를 디자인해 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테니스 모임

사실 테니스라는 게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 시애틀에서 가장 막역하게 지냈던 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Data Visualization Phd 과정 중인 Ray Hong형의 권유로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 이곳은 대부분이 시애틀의 명문 University of Washington 학부와 대학원생들이 위주인 단체인데, 창발 모임 분들도 많이 계셔서 크게 어색하지 않고 좋았다. 그리고 의외로 테니스가 몸에도 잘 받아서 금방 익숙하게 칠 수 있었다. 테니스라는 것이 복싱처럼 스텝과 언제 임팩트 있는 스윙을 하는지가 중요한 운동이라 금방 재미도 부치게 되었다.


두 모임을 필두로 정말로 좋은 분들과 인연을 쌓아 나가면서, 나는 나름 진정한 시 애틀리 안이되어가고 있었다. 주말이면 이제 하루 종일 누워서 티브이만 보던 나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바다에 조개 낚시도 하러 가고 테니스 경기도 하고 또, 맥주도 한 잔씩 하며 지루하지 않게 살게 되었다. 사실 시애틀에는 정말 끝도 없이 많은 Outdoor activity가 있다. 게 낚시, 조개 낚시, 사과, 체리 수확, 하이킹, 스키 등등 없는 게 없었다.

이렇게 신나게 즐기며 살던 어느 날.


Senior manager인 Cherly에게서 내 인생 행보를 다시금 다이내믹하게 만들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Sang, I heard we are looking for expending to east coast very aggressively this year.”
(“쌩, 우리 회사가 올해에 적극적으로 동부에 지사를 낼 거라는 소문이야.”)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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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디자인 회사 만들기

에피소드 01 - 서부에서 걸려온 전화

에피소드 02 - 인터뷰 in Seattle

에피소드 03 - Karim Rashid와의 인터뷰

에피소드 04 - 동부에서 서부로 이사하기

에피소드 05 - 시애틀에서의 첫 번째 프로젝트

에피소드 06 - Pursuit은 이기면 영웅

에피소드 07 - 안정감 그리고 기회

에피소드 08 - 방아쇠를 당기다.

에피소드 09 - 전초전

에피소드 10 - 오피스의 규모와 프로젝트
에피소드 11 - 뉴 오피스
에피소드 12 - 회사를 살까? 처음부터 만들까? 
에피소드 13 - 좋은 디자이너 고용하기
에피소드 14 - 좋은 디자인 팀 분위기 만들기
마지막 에피소드 -  인생은 반면교사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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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상인은 현재 뉴욕의 Deloitte Digital에서 Studio lead(Associate Creative Diretor)로 일하고 있으며, 미주 지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 예술가 단체 K/REATE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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