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일지 스무번째
마을조합의 지속가능? / 사업에 매몰된 마을조합은 단명한다
질의 > 마을조합이 설립된지 3년, 거점공간을 위탁받아 운영한지 2년이 되었습니다. 조합원은 30여명이고 이사도 7명이지만 실제 사업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시는 3~4명만 관심이 있을뿐 다른 조합원들은 관심도 참여도 없고 몇몇 조합원들은 조합에서 일하는 일부 사람들만을 위한 조합이라며 조합을 탈퇴하겠다고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답변 > 갈등으로 질의하셨지만 이 부분은 갈등보다는 근본적인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협동조합은 단순한 사업체가 아닙니다. 단순한 사업체라면 주식회사라는 법인 형태를 가셨어야합니다.
협동조합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관계로 만들어진 결사체이며 이 결사체를 운영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다양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체를 운영하는 조직입니다. 대부분 협동조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공감 없이 단순히 거점공간을 위탁받기 위해, 협동조합 만들어야 한다는 행정과 센터의 의견에 따라 끌려가듯 마을조합을 만들다보니 '왜' 마을조합을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모른 상태로 사업장만 운영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협동조합 운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마을조합은 기본적으로 결사체에서 출발합니다.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공영주차장, 공동이용시설, 복합문화공간 등을 운영관리하며, 이러한 거점시설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필요한 재화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
-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육성 및 공공지원 가이드라인 에서 제시하는 마을관리협동조합의 정의
'지역 주민들'을 기본 구성원의 전제로 가지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동일 지역의 정주성을 공유하는 결사체라는 의미입니다.
'거점공간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재와화 서비스' 를 제공함으로써 조합원과 지역사회의 의제와 니즈를 충족하는 것이 목적으로 정의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결사체임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전제조건과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사업체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 마을조합입니다.
따라서 마을조합은 결사체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업체의 성격을 가집니다.
(이는 마을조합 뿐아니라 모든 협동조합을 관통하는 원칙입니다.)
하지만 사업을 진행하면서 결사체의 성격이 약해지고 서비스를 공급하는 일부 사람들과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지켜보는 대부분의 사람들로 구분되면서 사업체만 남고 결사체가 사라져버리는 일들이 종종 나타나며 이는 협동조합 활동가나 연구자들에게 항상 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사업에 종속되지 않고 결사체를 어떻게 유지할수 있을지.....)
아래 내용은 마을조합 설립전 혹은 사업 시작전 교육 내용이지만 이미 마을조합을 운영중이더라도 더 늦기전에 이러한 내용은 교육과 공유 작업이 필요합니다.
(물론 아래의 교육전에 마을조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마을조합은 일반적인 협동조합과 같은 부분도 있지만 정책적 특성상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마을조합만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시키지 않으면 마을조합은 땅다지기도 제대로 하지 않고 부실공사로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현장을 다녀보면 이러한 교육이 재미없다는 이유로 혹은 마을조합의 특성을 충분히 설명해 줄 수 있는 강사진의 부족으로 인해 마을조합 설립에만 급급한 곳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1. 마을조합의 미션과 비전의 수립
- 마을조합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동일한 목표와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을조합의 미션과 비전을 수립함으로써 기존 구성원 뿐 아니라 새롭게 가입하는 신규 조합들에게 정확한 조합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할수 있어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다만 미션과 비전은 한번 잘못 만들면 향후 조정이 쉽지 않으므로 처음 미션과 비전 수립시 전체 조합원의 총의를 모으는 과정과 구체적인 결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계하고 진행하여야 합니다.
2. 주민조직론 학습
- 마을조합은 회사와는 다른 조직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을 어떻게 조직화하고, 어떻게 성장시키고, 어떻게 융합시킬것인지에 대해 마을조합 조합원들, 특히 운영진 중심으로 충분히 학습되고 공유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계획이 없이 운영하다보면 항상 일하는 사람만 일하게 되고 결국에는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욕먹고 갈등에 중심에 서 있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3. 마을은 유기체입니다. 계속 성장하지 않으면 쇠퇴합니다.
- 마을은 일종의 유기체이기 때문에 정체되면 쇠퇴합니다.
물적으로 인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합니다.
= 매년매년 신규사업을 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징기적인 계획(이 장기적 계획은 반드시 조합원들과 공유되어애 합니다)을 가지고 사업을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수익사업을 늘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수익사업이 아니라더도 교육이든 봉사든 지자체 공모사업이든 조합 운영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시간을 가지고 확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예) 대학교의 리빙랩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지역 어르신 영정사진 찍어주기, 마을 교육프로그램 사업 지원, 마을 스토리북 제작등과 같이 기존에 하지 않던 사업을 지역사회와 조합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
= 신규사업이 물적 성장이라면 조합원 확대가 인적 성장입니다. 계속적인 조합 홍보와 지역사회 행사를 통해 조합원을 늘려가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 이러한 물적 인적 성장은 단기간에 맞추려고 하면 조합 운영에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몇년의 계획을 가지고 조금씩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조합원의 날과 같은 조합원이 참여하고 조합원으로써 대우(?)받는 행사가 필요합니다.
3월달의 정기총회는 그 형식의 특성상 준비하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자유로운 공간이 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총회와는 별도로 조합원의 날 행사를 많이 권장합니다. 작은 축제 형식도 가능하고 오픈마이크와 같은 이벤트 행사도 가능하고, 같이 게임이나 영상을 시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화려한 행사보다는 메년 꾸준하게 날을 정해서 진행하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정리 >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몇몇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보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조합의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전체의 문화를 만드는 작업, 조합원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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