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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앝 Apr 14. 2019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김민기입니다

글: 김선미, 그림: 김민기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김민기입니다.

 제 친구 김선미는 자주 글을 씁니다. 독서 모임 후에 소설 같은 독후감을 쓰기도 하고 매일 일기도 쓰고 동기들 메일까지 교열해줍니다. 읽을 때마다 글이 탄탄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미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쓴 글, 혼자 가지고 있는 거 아까워. 온라인에 올려봐. 누구라도 공감해주고 좋아해 줄 거야.”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선미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어요.

 어느 날, 선미한테 전화가 왔어요.

 “민기야, 나 온라인에 글을 쓸 거야! 근데 혼자는 못 하겠어. 그러니 네가 삽화를 그려줘!”


 온라인에 글을 공유해보라고 부추겼던 것이 이렇게 삽화 작업으로 돌아왔습니다..

 작년 4월부터 일 년 동안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만 주절거린 것 같아 혹시 글선미와 그림민기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듣고픈 이야기가 있는지 질문을 받아봤어요. 아무도 반응이 없으면 어쩌지! 조마조마하며 독자님들 목소리를 기다렸는데, 무려 네 분이나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크. 마지막까지 관심과 사랑 고맙습니다.


 주신 질문은 좀 더 많아 보이게 조작했어요. 하나의 질문을 16비트로 쪼갰습니다. 그리고 몇몇 질문은 지인들에게 오프라인으로 갈취해봤어요.

 이렇게 나온 <헿요일의 일기> 1주년 기념 특별 편!

 헿요일에 물어본돻!


1. 작가 이름이 씨앝인데 의미가 있나요?

@헿요일과 친구들에게 갈취한 질문입니다.

> 씨:앝은 See:Art입니다. 글선미와 그림민기는 회사에서 만났습니다.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 기획을 하는 미션을 줬는데, 그때 추진하던 프로젝트 이름이 씨:앝이었어요. 아트웍과 관련된 프로젝트였는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흐흫. 저희끼리는 애착을 갖던 프로젝트라 미련이 남아서 계속 쓰고 있어요.


2. 도대체 헿요일은 언제인가요?

@헿요일과 친구들에게 갈취한 질문입니다.

> 우선 드릴 말씀이 있어요. 헿요일은 헬요일이 아니랍니다. 월요일이 아니에요 여러분ㅋㅋ 헿요일은 글 쓰는 김선미가 속옷을 입지 않는 날입니다. (1화 <헿요일은 속옷을 입지 않는다> 참고) 고로 정확한 요일은 비밀입니다.

3. 일기에 수영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꽤 비중 있습니다. 작가님은 수영을 왜 그렇게 좋아하나요?

@개발자입니다윤 님께서 질문해주셨어요.

> 글선미에게 수영은 명상 같은 기능을 해요. 다른 운동과 다르게 수영을 하려면 물속으로 들어가야 하잖아요. 물에 빠져 죽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헤엄을 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더라고요. 공간이 주는 특수성 때문에 물 안에 있는 동안은 온전히 순간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 플립턴을 배우고 있습니다.


4. 헿요일의 일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실존 인물인가요? 그는 누구인가요?

@MinJin Park 님께 갈취한 질문입니다.

> 헿요일의 주인공은 한 명으로 꼬집어 말할 수는 없고 모든 이의 복합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글선미가 보내주는 일기를 읽고서 그날의 캐릭터를 설정합니다. 일기마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거든요. 물론 글선미의 일기라서 대부분 글선미를 떠올리지만 어떨 땐 제가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저의 다른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겉모습은 똑같지만, 행동이나 표정에 그날의 캐릭터를 담아요.


5. 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두 분은 매주 만나시나요?

@헿요일과 친구들에게 갈취한 질문입니다.

> 처음 일기를 시작할 때 약속했던 것이, ‘매주 한 편씩 딱 1년 동안 꾸준히 해보자’라는 것이었어요. 그러니까 나름대로 정했던 마감일이 일요일이었어요. 그래서 주 초반에 선미씨가 글을 보내면 제가 주 후반에 그림을 그려서 완성하는 식으로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선미 씨가 일요일 오후에 글을 쓰고 제가 일요일 저녁에 그림을 그려요. 그리고 일요일 밤이 돼서야 겨우 마감을 지키는 루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하하.

작업은 주로 카톡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마감을 지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이었습니다.

6. 작가님은 글을 어디서 쓰시나요?

@삼전이 님께서 질문해주셨어요.

> 글선미는 주로 카페나 집에서 글을 써요. 화장실 갈 때 노트북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카페에 갈 땐 인근 주민을 소환합니다. 너! 내 스벅메이트가 되랏!


7. 1년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이 있나요?

@삼전이 님께서 질문해주셨어요.

> [글선미]

아무래도 첫 번째 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첫 번째라는 이유는 조금 식상하니, 다른 일기를 꼽아볼게요. 바로바로 <세상에 안 귀여운 사람은 없다> 입니다.

제 가까이에 있던 두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싶어서 심리학 서적을 쌓아두고 볼 때가 있었어요. 멍청하죠. 사람을 책으로 이해하려고 한다는 게. 그런데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니 두 사람뿐만 아니라 그동안 미워했던 사람들도 조금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그때의 따뜻한 감정이 생각나서 지금도 가끔 그 일기를 들춰본답니다. 그리고 그림이 너무 잘 나왔어. 무지개 안경. 크.

> [그림민기]

초반에 그렸던 일기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때는 그림 작업에 나름의 의미를 넣기 위해서 하루 이틀 시간을 들여 고민했거든요. 어렵게 나온 결과물이 더 기억에 남기 마련인 것 같아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기억에 남는 편은 <꼭 천국에 보내줘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입니다. 행복을 받은 누군가도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그렸어요. 내용 중에 "내가 빚는 일이 누구에게, 어디까지 닿을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때마침 선거기간이라 내가 빚는 한 표가 행복으로 닿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8. 작가님! 저에겐 가끔 정말정말 일하기 싫은 헿요일이 올 때가 있어요... 작가님도 그런 날이 있으신가요? 그러면 어떻게 하시나요? 궁금해요!

@놀빛 님께서 질문해주셨어요.

> [그림민기]

어떤 업무가 마음먹은 대로 척척 진행되지 않거나 주어진 일이 너무 많을 때 일하기 싫다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런 날엔 우선 글선미와 같이 마음이 잘 맞는 동료를 불러 커피 한잔을 하거나 잠시 산책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내로 꼭 처리해야 하는 일까지만 딱! 하고 퇴근했어요.


뭐든지 처음부터 다 해내려고 하면 일이 영원할 것 같고 더 하기 싫잖아요. 목표량을 쪼개서 작은 단위로 진행하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월요일부터 너무 힘든 날에는 5번만 더 출근하면 주말이다! 하고 최면을 걸어요! 일주일이라는 말보다 5번이라고 하면 왠지 위로되더라고요.


> [글선미]

아. 있죠. 시간은 시간대로 썼는데도 아무런 진척이 없을 때 의욕이 확 꺾이더라고요. 이럴 때 저는 잠깐 산책을 다녀옵니다. 분위기 전환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필요하더라고요. 별개로 수요일 연차를 좋아해요. 주 한가운데 쉬면 불금이 두 개인 느낌!


9. 작가님은 앞으로도 일기를 계속 쓰실 건가요? 어떤 방식으로요? (왜 끝나요. 끝내지 마요. ㅠㅠㅠㅠ)

@고운 님께서 질문해주셨어요.

-> 아쉽게도 일기는 이제 일기장에 쓰려고 해요. 하지만! 헿요일은 계속될 거예요! 마침 글선미와 그림민기가 사부작사부작 얘기 나누고 있는 기획이 있답니다. 잠시 휴식 기간을 가진 후 새로운 형식과 주제로 찾아올게요. 꼬오오오오오옥 기다려주세요 ♡♥



읽어주신 분들 덕분에 행복한 일 년이었습니다.

헿요일은 계속됩니다.

시즌2에서 만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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