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을 핑계 삼아 그대와 붙어있는 사랑스러운 겨울
코 끝이 시리지만 손 끝은 봄 같아
열 손가락에 꽃망울이 예쁘게 피었어
귀가 빨개진 건 바람 때문이겠지
볼이 빨개진 건 그대 때문일 거야
땅은 꽁꽁 얼었는데 눈은 촉촉이 녹았네
내가 풍덩 뛰어들어도 될 정도로 말이야
꽁꽁 둘러멘 목도리 속으로 고백을 삼켜
두꺼운 겉옷 속으로 수줍음을 숨겨
부끄러워서 꺼내지 못한 말을 이곳에 적네
그대는 한결같이 따뜻해서 나는 겨울이 두렵지 않아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것도 무섭지 않고,
모진 바람에 눈물 콧물 범벅되는 것도 창피하지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