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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로 Jun 11. 2020

생산성 도구 노마드의 노션 정착기(+템플릿 공유)

에버노트, 분더리스트(Microsoft To Do), 워크플로위, 슬랙, 굿노트… 이 중 세 개 이상 알고 있거나 사용해 본 적 있다면? 삐빅, 당신은 '생산성 향상 툴 노마드'입니다.


사실 내 얘기이기도 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출근하자마자 에버노트를 켜고, 포켓(Pocket)으로 뉴스를 스크랩하고, 잔디(JANDI)를 이용해 팀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퇴근하고 나면 스크리브너(Scrivener)를 켜서 소설을 쓰고 분더리스트를 체크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말고 생산성 향상 툴 말이다. 주체적으로 툴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생산성 향상'이라는 표어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새로운 툴이 나왔을 때 부랴부랴 써 보는 것도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이 다 쓰니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에버노트의 빈자리를 노션으로 대체하는 선에서 그치는 건 아닐까, 걱정도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식단 작성부터 이사 준비, 독서 목록 정리, 기사 스크랩, 블로그 글 및 소설 집필 등 정말 다양한 일을 노션 하나로 수행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몇 권의 노트에 각각 라벨을 붙여 따로 관리했어야 하는 일들이다.


업무 환경에서의 노션 활용 사례는 이미 많은 분들이 다룬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식단 관리, 짧은 글 & 긴 글 작성,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 일상 생활에서의 노션 활용 사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템플릿 또한 공유 중이니 각자 입맛에 맞도록 고쳐 써 보자.



0) 사이드바



사이드바는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다. 에버노트와 비교했을 때 노션은 아이콘을 이용해 하위 페이지를 보기 쉽게 정리할 수 있으므로 굳이 사이드바에 많은 페이지를 치렁치렁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페이지가 눈에 잘 띄지 않게 될 수 있는데, 'Favorites'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아래 이미지와 같이 즐겨찾기에 추가하려는 페이지 상단에서 'Favorite'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1) 식단 관리

예시 - 주간 계획표, 다이어트 일기 등

기능 - 단 나누기



7~8일에 한 번 꼴로 식단을 짜고 식재료를 한꺼번에 구입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 만들어 하루 해치우는 '자취생 요리'를 해왔다.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면(떠오르지 않으면 억지로 떠올린다) 그에 맞춰 재료를 사는 식이다. 자연히 남는 재료는 보름씩 냉장고 한편을 차지하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로 직행했다. 수고를 들여 요리를 해 먹는데도 식비는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밖에서 먹을 때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을 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식단을 짜기 시작하고, 장을 보러 나가는 것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처음에는 7~8가지 요리를 단번에 떠올리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레시피가 쌓여 제법 익숙해졌다. (된장찌개와 카레가 자주 등장하는 건 착각이겠지…)


'오늘 뭐 먹지'라는 고민을 일주일에 한 번만 해도 되는 데다가 버리는 재료도 크게 줄었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빈도도 낮아졌다. (재택 근무 특성 상 활동량이 적다 보니 점심은 요리를 하지 않고 고구마와 방울토마토 정도로 간단히 해결한다)


우선 집에 남은 재료를 체크한다.



남은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식단을 짠다. (아직도 한두 개 메인 요리 위주의 '자취생 요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구매할 식재료를 정리한다. 가격과 구매처를 꼼꼼히 기록해 두면 어디서 무엇이 저렴한지 데이터베이스화 할 수 있다.



2) 이사 준비

예시 - 이직, 포트폴리오 작성 등 단기성 프로젝트



노션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특히 도움이 된 것이 책 <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Notion>이었다. 책에서는 '집 구하기' 템플릿을 공유했는데, 마침 이사를 준비 중이던 나는 이 템플릿을 내 상황에 맞게 고쳐 쓰면서 노션의 기능을 알아 나갈 수 있었다.


혼자 이사하는 게 아니다 보니 파트너와 함께 이사 준비 페이지를 보면서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K군은 노션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때 유용한 기능이 'Share to the web'이다. 검색 엔진에 걸리지 않도록 설정하면 별도의 초대 과정 없이 비로그인 이용자와 노션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해 노션으로 간단한 블로그나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구축하는 유저들도 있다.



이사 과정에서의 지출 내역을 따로 정리했다. 내 경우에는 지출인을 기준으로 분류했지만, 필터값을 변경하면 분야별 지출 금액을 체크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단기성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노션에 정리해 놓으면, 다음번에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손쉽게 알 수 있다.



3) 데이터베이스

예시 - 독서 및 영화 목록, 커피 시음기 등

기능 - 갤러리 뷰


지난 글 <노션(Notion)으로 관리하는 독서 생활>에서는 읽을 책과 읽은 책을 노션으로 관리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 책 이외에도 영화, 무대, 커피, 술, 음악 등 나의 경험을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더라도 그 경험을 흘려보내는 것과 간단하게나마 기록하는 것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나는 현재 독서, 영화, 커피, 싱글 몰트 위스키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독서 목록은 키워드나 별점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테이블 뷰를 이용한 반면, 커피나 위스키는 라벨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나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갤러리 뷰를 적용했다.


커피와 위스키 모두 취향을 찾아 나가는 단계라 이것저것 다양하게 도전 중이다. 개봉일, 원두 및 몰트 타입을 정리했으며, 노트 내용에는 간단한 감상을 기록한다.



4) 블로그 글 작성

예시 - 연재 글 초안 정리

기능 - 'callout' 블록



브런치의 '작가의 서랍' 기능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데, 브런치나 홈페이지에 올릴 글 초안 역시 노션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연재하고 싶은 기획이 떠오르면 새롭게 페이지를 만들고 기획 의도와 예상 독자층, 연재 중인 글 목록, 레퍼런스 등을 채워 넣는다. 자료 수집부터 초안 및 최종본 작성까지 이 페이지 하나만 있으면 해결된다.


블로그 글의 경우 문단과 문단 사이에 맥락에 맞는 이미지를 넣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글을 쓰다 말고 폴더나 이미지 공유 사이트를 들추면 글쓰기의 흐름이 깨지기 십상이다. 이때 유용한 것이 'callout' 블록이다. 대강 어디에 어떤 사진을 넣을지만 메모해 두고, 퇴고 과정에서 이미지 자료를 준비하는 식이다.



5) 긴 글 작성

예시 - 소설이나 논문 작성

기능 - 목차를 만들어 주는 'Table of contents' 블록, 코멘트


소설을 쓰면서 참 많은 앱을 옮겨 다녔다. 한컴오피스 한글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에버노트, 스크리브너, 페이지(Pages), 라이트룸 등등.


소설가를 위한 앱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리브너는 설정을 정리하기 편하고 각 장면의 요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능이 복잡하고 주로 사용하는 생산성 툴과 동떨어져 있다 보니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에버노트는 문서 작성 툴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글씨 크기나 줄간격 등을 하나하나 만져줘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그런 점에서 노션은 방해 요소 없이 긴 글을 쓰기에 적당하다. 모바일이든 데스크탑이든 기본적으로 폰트와 글씨 크기 등이 딱 적당해 손을 댈 필요가 없다. 강조할 부분에 하이라이트 컬러를 주는 정도?


또한 표나 북마크 등의 기능을 활용해 각 등장인물의 설정이나 참고할 만한 정보를 보기 쉽게 정리할 수 있다. (설정 덕후분들, 듣고 계십니까)


글이 길어지다 보면 원하는 장면으로 즉각 이동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때 유용한 블록이 'Table of contents'다. 각 장면을 'Heading(H1, H2, H3)'으로 구분해 준 다음 원하는 곳에 블록을 넣으면 자동으로 목차가 만들어진다. 각 제목은 계층 구조에 따라 들여쓰기로 보기 쉽게 구분되며, 클릭하면 해당 내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


요즘은 노션으로 월간-주간-일간 계획표를 만드는 것도 고민 중이다. 내 생활 패턴에 딱 맞는 트래커까지 구축한다면 노션으로 불렛저널의 기능까지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노션 템플릿을 공유하고 있다. 원하는 페이지에서 'Duplicate'를 클릭해 자신의 노션으로 복사하면 된다. 이외에도 노션 사이드바의 'Templates' 메뉴에서도 디자인, 마케팅, 세일즈 등 다양한 업무에서 활용 가능한 템플릿을 구할 수 있다.




연재 리스트

- 메모 습관을 돌아보다

- 불렛저널 1년 사용기

- 2020년의 불렛저널

- 나도 일기 한번 써 볼까

- 읽었는데 왜 기억이 나질 않니

- 노션(Notion)으로 관리하는 독서 생활

- '생산성 도구 노마드'의 노션 정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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