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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story May 21. 2023

[Life Journal] CH.1 캠핑은 처음이라

영화에서만 보던 캠핑카!

나는 자연, 캠핑과 같은 것들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다. 특히 숲과 같은 곳에서 자야 하는 캠핑 (캠핑뿐만 아니라 모든 것) 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벌래 때문이다. 또한 이것저것 준비해서 바리바리 싸들고 가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등산은 매우 즐겨하는 편인데 벌레를 싫어하지만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당일날 끝내고 집에서 깔끔하게 샤워를 할 수 있어서다. 


캠핑이라 하면 텐트를 치고 자야 한다 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처음으로 캠핑이 가고 싶어졌다. 

< 내가 생각하는 캠핑 >



영화에서만 보던 캠핑카!

내가 지내던 호스트가족의 집 앞마당엔 대형 Caravan (카라반) 이 놓여 있었다. 정말 큰 카라반이었는데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크기였다. 어느 날 여행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나는 호스트 아저씨에게 카라반을 구경해도 되냐고 여쭤보았고 아저씨는 흔쾌히 구경시켜 주셨다. 사실 본인의 카라반을 드디어 알아봐 주는구나 하는 마음이었는지, 보여주시는 아저씨가 더 즐거워하셨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내부 모습이었다. 간단히 내부 모습만 구경해 볼까 해서 여쭤본 것이었다. 하지만 그날 나는 약 3 ~ 4시간가량 앞마당에서 카라반의 모든 것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차에 연결하는 방법부터 화장실 배수, 전기 등 다양한 것들을 모두 설명해 주셨다. 물론 굉장히 재미있었다. 영화에서만 보던 카라반을 처음 보기도 했고 (그때 당시만 해도 한국에선 캠핑 자체가 그렇게 흔하지 않았다. 거리에선 당연히 카라반을 볼 수도 없었다) 내부가 너무 신기했다. 아저씨 카라반의 내부는 지금의 웬만한 원룸 보다도 좋았다. 버튼을 누르자 침실이 밖으로 나오며 내부 공간이 넓어지고 침실이 따로 생기는 것을 볼 땐 정말 신기했다. 부엌, 샤워실 등 갖춰야 하는 모든 것들이 너무나 잘 되어 있었다. 마치 하나의 집 같았다. 


< 아저씨 카라반의 사이즈가 저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사진과 동일한 방식으로 차량과 연결하는 것이었으며 차량 역시 사진과 비슷한 미국식 픽업트럭 차량이었다. >


그리고 어느 날, 아저씨는 내게 캠핑을 가자고 했다. 


인생 첫 캠핑은 카라반에서

처음 캠핑을 가자고 하셨을 땐 바로 불안함이 먼저 앞섰다. 텐트 치고 숲 속에서 자야 한다니 그것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 와서 항상 지키고자 했던 마음이 무엇인가! 바로 무조건 일단 해보자 (이전 글 참고)이니 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가야 했다. 캠핑을 간다고 하고 우린 캠핑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다행히 내가 생각했던 캠핑은 아니었다. 아저씨의 친척이 Yosemite National Park (요세미티 국립공원) 근처에 사시는데 그곳에 가서 스키도 타고 놀고 친척 집에 방문도 하는 겸사겸사 여행이었다. 그리고 아저씨의 Caravan을 가져가 그곳에서 잔다고 했다. 내가 지내던 곳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 까지는 비교적 가까웠다. (차량으로 약 4시간 정도 소요) 그렇게 우리는 짐을 챙겨 요세미티로 떠났다.


새벽에 일어나 보니 아저씨는 이미 차량에 카라반을 연결하고 짐을 옮기고 있었다. 빠르게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겼다. 나와 아저씨의 아들은 카라반에 타고 이동을 했는데 정말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아저씨의 친척집까지는 약 5시간 정도 달려 도착했다. 아저씨의 친척집은 정말 전형적인 숲 속의 주택이었다. 주변에 집들이 있지 않았고 숲 속에 홀로 지어져 있었다. 내부엔 벽난로가 여러 개 있었고 거실 창문 밖엔 눈이 쌓인 (겨울이었다) 요세미티 숲의 모습이 보였다. 집 내부엔 포켓볼 테이블 등 딱 부부가 노년을 즐기기 위한 최적의 공간인 것 같았다. 

< 실제 사진 아님 / 이런 모습의 집이었다 >


요세미티 스키장에서 스노우보드를 타며 재미있게 놀고 들어와 바비큐를 먹었다. 앞마당에서 불을 지피고 S'mores (스모어)를 만들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우린 카라반으로 들어왔다. 카라반의 내부는 정말 집과 같아서 너무나도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카라반 내부 티브이를 통해 게임을 하기도 했고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다. 그렇게 며칠을 즐겁게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엔 너무나 아쉬웠다. 이런 게 캠핑이라면 정말 자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캠핑에서 S'mores를 만드는 모습 >


아저씨가 캠핑을 가자고 했을 때 내 머릿속의 캠핑만 생각해서 안 간다고 했다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역시 일단 하고 보는 게 좋구나 라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 요세미티 국립공원 모습 >




Ch.1 은 미국에서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내용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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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Life Journal] CH.1 마지막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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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Life Journal] CH.1 침대 위에서 신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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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Life Journal] CH.1 일단 따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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