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0003 : <연꽃십자가> 중에서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역사학자인 에릭 홉스봄의 말입니다.
종교평화 역시 그렇습니다.
종교평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평화를 위해 투쟁하는 그 누군가를 통해 종교평화 시대는 열릴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평화를 위한 ‘김천 개운사 훼불 사건’과 관련한
손원영 교수의 행동은 박수를 받아야 합니다.
이 책 제목이기도 한 ‘연꽃 십자가’의 한 몸부림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손원영 교수는 한 개신교인이 훼손한 김천 개운사 불당 복원을 위해
모금운동을 전개했다는 이유로 재직 중인 대학으로부터 파면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3년간의 법적 소송 끝에 대학 측의 그에 대한 파면이 무효라는
법원의 최종 판결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 책은 김천 개운사 훼불 사건과 관련한
손원영 교수의 고통스럽고 지난했던 투쟁의 기록입니다.
지난 3년간의 소송 과정에서 손 교수가 감당해야 했던 고통은 감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출판하는 이유는 단순히 손원영 교수의 투쟁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손원영 교수처럼 종교평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또 앞으로 종교평화를 위해 투쟁할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특히 이웃종교에 배타적이고 종교 갈등을 조장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입니다.
하여 우리는 손원영 교수의 지난했던 투쟁의 기록을
‘연꽃 십자가’라는 제목을 달아 이 책에 또렷하게 기록해 둡니다.
(<연꽃 십자가> 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