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걸음 Jun 26. 2020

문명의 변곡점에서 ‘창조자의 길’을 말하다-3 (끝)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를 읽고

[서평]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

모시는 사람들 철학스튜디오 기획, 모시는 사람들, 2020.


이우진(공주교육대학교 교수)




3. 창조자가 될 것인가 학습자가 될 것인가


역사가 증명하듯이, 팬데믹은 기존 질서의 해체와 새로운 질서의 구축, 그리고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켰다. 전염병은 곧 문명의 변곡점이었다. 지금의 코로나19 역시 종래에 인류가 의존해왔던 문명적 기반의 와해를 알리는 기점임에 틀림없다. 저명한 미래학자 유발 하라리(Yuval Harar)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대해 이렇게 예언했다.


폭풍은 지나가고 인류는, 우리 대부분은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뉴노멀을 마련해야 할 시기이다. 그것도 이 책의 저자들이 말하듯이, 우리의 미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처방을 바깥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마련하는 자생적 뉴노멀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한국적 뉴노멀(Korean new-normal)’일 터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분명한 것은 이제껏 우리 사회가 의존해 왔던 서구의 근대적 모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의 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생명을 담보로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시켜 온 서구적 근대의 모델이 아니라, 생생한 인간의 모습으로 서로에게 이어져서 하나가 된 신인간(新人間)-신인류(新人類)” 모델일 것이다. 이 길은 지금까지의 선진국이 걸어왔고, 우리가 그들을 따르고자 불철주야 열심히 추종했던 그런 길이 아니다. ‘물질·성장·개인’을 중시하는 문명이 아닌 “물질과 마음의 조화(調和), 성장과 생명의 공화(共和), 개인과 공동체의 협화(協和)”의 삼화(三和)를 지향하는 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말하듯이 그 길의 방향을 정하고 구축하는 일은 이제 우리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밖에서 누가 만들어 주리라고 의존하거나 기댈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성찰․반성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요청을 치기어린 주장이라고 말하지 말자. 그것은 이 책의 저자들이 지닌 기백만은 인정하자는 말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 너무도 주눅 들어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살펴보자는 말이다. 진정 우리는 자기 비하와 열등감으로 우리가 지닌 ‘창조자로서Creator)의 DNA’를 망각했는지 모른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의 저자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위한 ‘뉴노멀’을 마련해야 한다는 중차대한 책임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아니 지금 현실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모든 문제는 미래의 비전 가운데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 한국적 뉴노멀(new-normal)을 마련하는 일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왕관을 쓰는 자는 그 무게를 견뎌야 하는 법이다. 우리가 미래의 주체적인 창조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 고된 노정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책의 표지에서 언설한 두 개의 길뿐이다. 따라가는 학습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선도하는 창조자가 될 것인가? 이 책을 읽고 난 서평자는 적어도 이 사실만은 분명해졌다. 


“그래, 선도하는 창조자가 되어 보자고!” 










매거진의 이전글 문명의 변곡점에서 ‘창조자의 길’을 말하다-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