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를 데리고 교회를 가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시골에서는 "새사람 왔네~ 아이고 반가운 새사람~"이라는 표현을 쓰셨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사회, 한층 더 가파르게 진행되는 교회인구 노령화로 온천지에 낡은 사람 헌 사람들 속에서 우리 [새사람]은 언제나 관심 집중 핵인싸였다.
하지만 핵인싸의 숙명은 따로 있었으니,
많은 분들의 반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아기를 안고 교회 복도를 쭉 걸어 들어가면애기가 덥다 모자 벗겨라, 춥다 양말 신겨라,끝없는 잔소리가 반복된다. 모두 같은 날에같은 아이의같은 옷 착장 상태를 보고 하시는 말씀들이다.
아기를 그렇게 안으면 안 된다, 고개를 받쳐야지 등의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는데 아직 고개도 못 가누는 아기를 데리고 벌써 교회에 나왔다는 게 문제라는 걸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셨다. 그저 고개만 잘 받쳐주면 아직 여물지 않은 아기의 척추와 고관절, 그리고 산모의 어깨 허리 손목은 예배시간 내내 정녕 괜찮단 말인가요?
아기 머리가 새까맣게 숱이 많아지고 개월수가 충분히 익어서 남편이 기저귀가방을 들어주고 함께 교회에 처음 나와 기도를 받는 집사님들을 보면 참 부러웠었다. 우리들은 남편의 도움은 0.1도 받을 수 없음에도 왜 4주씩이나 쉬냐 대체 언제 나올 거냐 닦달을 들어야 했고, 한 번 복귀하면 그 후로는 독감이 유행해도 장염이 돌아도 모든 공예배에 빠짐없이 출석해야 함을 의미했다.
핵인싸가 짊어져야 하는 왕관의 무게 때문에 매주 교회에 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던 어느 날이었다. 남편 동기모임에를 따라갔는데, 우리 보다 먼저 일찍 결혼해서 아이를 꽤 키운 사모님이 참석했다. 그리고 어린애를 안고 온 나를 보더니 불쑥,
교회 가면 애 입혀라 벗겨라 계속 반복하죠? 난 그래서 양말에 잠바에~ 항상 도라에몽 가방처럼 챙겨서 다녔잖아. 권사님이 뭐라고 하시면 예 예 하면서 바로 보시는 그 자리에서 원하시는 대로 입혔다 벗겼다 했어~
하시는 게 아닌가.
정말 빵 터져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애들 좀 커지면 관심이 덜 해져. 조금만 힘내요, 사모님." 하셨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위로와 힘을 얻었다.
내가 이 글을 연재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말로 못할 갑갑함을 저의 짧은 글솜씨로 펼칠 테니
글을 읽으시면서 '어머, 나도 그래!'하고 공감해 주신다면더 바랄 것이 없겠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고 문제 해결도 묘연할지라도.
이게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공감만 되어도
버텨낼 용기와 힘이 생기거든요_
#화이팅
#아이들은 오늘도 자라고 있으니
#얘들아 빨리 커서 헌사람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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