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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래 Apr 10. 2024

이중섭 거리에서


소를 그린 남자는 정작

소를 키울 줄 몰라 아이들만 키웠다


힘센 황소는

소나기 내리던 날

푸른 초원에 풀어주고

빈 고삐만 잡고 바다로 와


꽃게와 고등어처럼 자맥질하며

들꽃같이 아이들을 키우다


여자는 바다로 떠나고

날것의 속살 같던 아이들도

마저 보내고 슬퍼


바다에서 혼자 살다 죽어     

건너고 또 건너고도     

건너갈 수 없어     

건너만 보는 바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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