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이 중요한 것을 앞서지 않도록
와장창!
“선생님.. 여기 비커 깨졌어요!”
과학시간 실험 중에 또 비커가 하나 깨졌다. 마음속으로 외쳤다.
‘또야? 며칠 전에 깼을 때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했잖아!’
이렇게 화가 치밀어 오를 때면 딱 1초를 참고 떠올린다.
‘뱉고 나면 꼭 후회했잖아.’
그리고 주문을 건다.
‘별 일 아니야.’
“괜찮아. 다친 사람은 없어?”
교실에서 참 흔히 있는 일이다. 비커가 깨지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계단에서 두 칸 이상을 뛰거나. 위험한 행동이다. 그럴 땐 순간 화가 난다. 그리고 그 화를 그대로 냈었다. 하지만 그때뿐. 더 바뀌는 게 없었다.
몇 번 그런 일이 반복되자 내가 화를 내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그 아이가 다치면 내가 책임을 져야 해서일까? 진짜 아이가 다칠 게 걱정이라면 화를 낼 게 아니라 걱정하는 마음이어야하는데. 그때부터 걱정하는 마음을 그대로 전하려고 노력했다. 서툴지만 “다칠까 걱정돼서 그래.”라는 마음을 전했고 아이들은 행동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그 무엇보다 아이들을 안심시켜주고 사랑을 전하는 게 우선이다.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하거나 큰 일은 없다. 그리고 순간 1초만 멈추면 그 사실을 기억해낼 수 있다. 1초보단 길겠지만 1초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소리치는 게 좀 더 쉬운 방법일 순 있지만 그건 그저 나를 위한 방법인 건 확실하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사소할지라도 순간순간 좋은 선택을 할 때 아이들은 고맙게도 그 마음을 알아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