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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Feb 21. 2020

작가되기#37 전시 작품 준비 - 매발톱꽃 시리즈(2)

보태니컬 아트 전시 준비(2)

이번에 완성한 그림은 올해 있을 전시를 위해 준비 중인 매발톱꽃 시리즈의 두 번째 매발톱꽃이다.

첫 번째 매발톱꽃은 꽃의 일부분을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크고 자세하게 그린 것이고 이번에 그린 두 번째 작품은 자연에 무리 지어 피어있는 아름다운 매발톱꽃의 자태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으로 풍성하게 구성했다.

2019.11.21. 매발톱꽃(mixed) 스케치. by 까실 (종이에 샤프펜슬)

스케치는 주제를 '매발톱꽃'으로 정하자마자 사진들을 골라서 바로 작업했기 때문에 작년 11월에 일치감치 완성해놓았고, 색연필 채색은 첫 번째 매발톱꽃을 완성하고 올해 1월부터 작업하기 시작했다.

2020.1.6. 색연필 채색 작업 중..

이번 그림은 2017년 11월에 뉴질랜드 웰링턴 식물원에서 만난 여러 종류의 매발톱 꽃 중 두 가지 꽃을 혼합하여 구성했다.

2017.11.7. 뉴질랜드 웰링턴 식물원에서 촬영한 다양한 매발톱꽃들
이번 그림의 대상이 된 매발톱꽃. 2017.11.7. 뉴질랜드 웰링턴 식물원에서 촬영.

이번 작업에 사용한 종이는 색연필 채색에는 처음 사용해본 수채화 전용지인데(이전에 그린 수채화 매발톱꽃과 같은 종이. 아르쉬 세목 롤 전지-Arches natural white, hot pressed, 100% cotton, 300g/㎡), 처음에는 종이에 적응을 못해서 애를 먹다가 작업 중간에 좀 더 매끄러운 다른 종이(제도패드)로 바꿔서 아웃라인 작업부터 채색까지 다시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결국은 원래 작업하던 종이로 다시 돌아와서 어느 정도 작업을 진행한 후부터는 적응을 해서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다. 원래의 수채화 전용지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두 종이 모두에 꽃 세 송이 정도를 그려놓고 비교를 해 보니 수채화 전용지에 그린 그림이 더 예뻐 보였기 때문이다.

(좌)수채화전용지, (우)제도패드에 각각 색연필 채색 모습 비교

위의 사진으로 볼 때에는 차이점이 잘 보이지 않지만.., 종이의 색과 질감 때문에 그 위에 입혀진 색연필의 색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전에는 이렇게 똑같은 그림을 서로 다른 종이에 그려본 적이 없어서 몰랐던 사실이다. 언젠가부터는 보태니컬 아트 입문할 때 사용하던 제도패드를 사용하지 않고 수채화전용지에만 색연필 그림을 그려왔는데 그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수채화전용지는 제도패드보다 버니싱(블렌딩)이 잘 되어 색이 은은하고 자연스럽게 입혀지는 장점이 있고 제도패드는 종이가 얇고 변색이 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제도패드의 너무 하얀 종이 색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사용한 수채화전용지에는 매끄러운 종이보다 색연필이 더 빨리 닳고 거칠게 색이 입혀지기 때문에 색연필을 더 자주 깎아야 하고 버니싱도 더 많이 해줘야 하는 등 어려이 많았기 때문에 색연필 그림에는 이 종이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전에 그린 씀바귀, 장미 등의 그림은 cotton 100%가 아닌 25% 수채화 전용지에 그린 것인데 100% 종이보다는 더 매끄러워서 색연필 작업이 좀 더 수월한 것 같다.


이번 경험을 통해 그림을 그릴 때에는 재료를 이해하고 친해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완성한 매발톱꽃 그림이다.

매발톱꽃(mixed). 2020.2.19. by 까실 (A3, 종이에 색연필)

이 그림을 마지막으로 매발톱꽃 시리즈는 마무리하려고 한다. 전시 작품의 주제를 매발톱꽃으로 정한 후 총 네 개의 작품을 구상했었고 네 개 작품을 모두 그려서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1월에 있었던 전시 참여자 모임에서 전시 계획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각자 주제에 대한 작품은 2개씩만 전시하고 나머지 작품은 자유 주제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전시를 위한 매발톱꽃은 그만 그리고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봄꽃을 하나 더 그리거나 기존 작품 중 미전시 작품을 고를까 한다. 새로운 꽃을 그리면서 봄을 맞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부디 코로나19가 봄을 맞는 설레는 맘을 가로막지 않았으면 좋겠다. 건강한 봄을 맞이하길 간절히 바란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네요. 2020년 1월부터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하여 2020년 전시를 2021년 4월(21~27일)로 연기하였습니다. 자세한 전시 소식은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전시 작품 주제를 전체 자유작으로 변경하면서 다양한 식물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매발톱꽃은 먼저 그린 매발톱꽃 작품 하나만 내기로 하여 이 작품은 이번 전시에는 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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