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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퍼 May 02. 2023

미라클 모닝은 안될 것 같지만

자발적 백수가 아침을 쌓아가는 방법

언제부턴가 일하고 집에 돌아와 우는 날이 많아졌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체력이 안되니까 몸이 힘들고 그러니 마음이 힘들어 모든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눈물이 줄줄 흘렀던 것 같다.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체력을 기르는 일에도 돈이 필요하다. 돈이 안 드는 운동은 일단은 러닝밖에 없는데 그 3km를 뛰러 나가기가 쉽지가 않다. 돈을 안내서 그런가.


저번주부터 기구 필라테스를 주 2회 하기 시작했다.

물론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한 달만 일단 시작했다.

저번주에 하루는 아침에, 하루는 저녁에 운동을 다녀왔는데, 아침 운동은 산뜻했는데 저녁운동은 죽을 것 같은 강도였다. 물론 초급반과 일반반의 차이가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백수가 되고 난 후 아침은 그냥 날리는 시간이었다.

사실 날리는 시간이었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이라고 어쭙잖은 합리화를 해가며 그냥 날렸다.

오전을 날리고 나니 하루가 너무 짧았다. (일할 때는 안 짧더니..)

그래서 오전 운동을 처음 다녀와봤는데, 하루가 괜히 활기찼다. 아침부터 무언가 해냈다는 감각 때문인 것 같은데, 이래서 사람들이 미라클 모닝 미라클 모닝 하나보다 생각했다. 회사를 다니며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갖기는 너무나도 어려우니까.


아무튼, 나는 미라클 모닝까지는 미라클 하지 못할 것 같고, 그래서 가끔 10시, 11시에 필라테스를 하러 간다. 오늘도 오전에 운동을 다녀왔는데, 같은 기초반이었는데 저번보다 힘들어서 오늘은 땀이 좀 났다. 땀 흘리고 와서 밥 먹으니 졸린 기분이었지만,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하려고 리스트업 해두었던 일들을 해나갔다. 일하면서도 아침에 운동하고 출근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그저 바람일 뿐) (시도하진 않을 테지만)


역시 사람은 적당한 목표설정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4월 1주에는 그냥 막연히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생각나면 했더니 멍 때리며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2주부터는 그 주에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두었다. 그랬더니 어쨌든 그걸 해나가는 걸 보고 어쩌면 나도 목표지향적인 사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오늘은 낮잠 자지 않고, 해야 할 일을 가끔은 미루지만 그래도 할 만큼 잘해나가고 있는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다고, 마지막 자발적 백수 기간을 잘 즐겨보자고 다독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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