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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던트 비 Sep 12. 2024

Chapter 2-2  오라클과의 만남

P A R T  1   공 부 의  시 작

사자가 기린과 공부에 대한 상의를 마쳤을 즈음 시간은 늦어 바위산이 석양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그리고 사자와 다람쥐가 떠나자, 언제 여기까지 따라온 것인지 흑표범이 기린 앞에 슬며시 모습을 나타냈다.


 떠나는 저들의 표정을 보니 도움을 준다고 말씀하신 모양인데... 혹시 공부하는 동물들을 소개해 주었나요?” 흑표범이 말했다.


“맞아. 거북이, 고양이, 너구리, 카피바라, 파랑새, 그리고 여우를 소개해 줬어.” 기린이 답했다.


"말도 안 돼요. 동물들을 공부시키기 한 시도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결론 내린 것 아니었나요?"


"저 아이가 리더가 된다면 이전까지의 동물팀과는 다른 팀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갈기나 꼬리를 보면 알아. 저 아이는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순한’ 사자야.” 기린이 진지하게 말하였다.


"기린, 아무리 순해도 동물들이 모이면 생기는 부작용은 막을 수는 없어요. 게다가 저 집안 사자들을 우리가 잘 알잖아요. "


"그래 맞아. 그런데 흑표범, 내가 생각을 바꾼 데에는 이유가 있어. 여기 트위펠폰테인의 암각화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어.”1) 


"동물들이 더워서 허덕이게 된다는 계시를 담았다는 암각화의 그림 말이죠? 인간이 기어코 환경을 망치게 되나요?”


흑표범이 기린의 옆에 있는 암각화를 보며 말했다. 흑표범 말대로 적색의 바위에는 땡볕 아래서 하늘을 향해 애원하는 듯한 동물들의 형상이 그려져 있었다. 2)


"그래. 지금까지의 상황을 봐서는 여기 암각화에 그려진 예언들이 전부 사실이야. 인간들이 서로 싸우기 바빠서 환경을 망치게 되고, 결국 우리 모두에게 큰일이 일어나고 말 거야."


"그렇다면..."

 

"흑표범, 이 암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세상을 새로 배우는 자 B가 세상을 구한다.'라는 구절이 있어."


"세상을 배우는 자요? 게다가 B라니 그게 누구죠?"


"나는 그게 우리 동물들 중에 누군가가 아닐까 생각을 해왔어. 그리고 오늘 바바리 사자를 만났을 때 '학생 B'가 바로 바바리 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사자가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그래. 그러니 흑표범, 너도 젊은 사자를 도와 동물들이 공부를 시작하도록 한 번만 더 도와줘.”


흑표범은 경험상 동물들을 공부시키려는 시도가 성공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사자를 돕자는 기린이 제안이 여전히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에 재앙이 올 것이라는 기린의 경고 또한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기린의 제안을 쉽게 거절할 수도 없었다.


“감당할 수 없는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하니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도록 할게요. 대신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상심하지 말았으면 해요.” 흑표범은 마지못해 말했다.


“흑표범, 너는 내가 할 수 없는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을 사자에게 해 줄 수 있을 테니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저 아이를 한 번 믿어보자. ” 기린이 흑표범의 앞발을 꼭 잡고 고마워했다.



(주석)

1 다마라랜드의 고대 원주민들은 비와 풍요를 기원하는 그림과 기호를 바위에 새겼다. UNESCO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의 암각화 지대는 ‘가뭄으로 언제 물이 나올지 불확실한 샘’이라는 의미로 트위펠폰테인(Twyfelfontein)이라고 불린다.


2 암각화에 담긴 예언의 전체 내용은 <부록: 트위펠폰테인 암각화의 예언>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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