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할머니는 부재중

[할머니의 손] Ⅱ. 나를 이룬 것의 팔할

by 선작



“할머니 좀 다치셨어. 빨래 널다가.”



(...)



할머니가 없는 집에서 그분이 남기고 간 구멍은 분명 할머니의 몸피보다 거대했었다. 마치 싱크홀이 뚫린 것처럼 휑한 공허가 집 한복판에 있었다. 할머니의 부재를 모를 수 없는 크기의 공허였다. 시간이 지나며 그 구멍은 할머니의 작은 체구만 해졌다가 할머니의 체구보다 작아졌다가, 어느덧 할머니가 계시지 않아도 모든 것이 그대로 유지될 만큼 작아졌다. 자주 아픈 할머니가 짐처럼 느껴지다 퍼뜩 밀려오는 자기혐오를 맞닥뜨릴 때 사람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 것만큼 슬픈 일이 어딨을까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아무래도 괜찮을 줄로 알았던 것이고 그 할머니가 영영 떠나버린 지금은…. 그가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되어서야 할머니가 남긴 구멍이 물리적 공간이 아닌 나의 마음에 나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2025.04.10.

≪할머니의 품과 손≫이 출간되었습니다.

저의 할머니 이야기가 더 많은 분의 마음에 가닿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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