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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May 17. 2016

행복은 없다

그러나 없으면 있더라

마음수련 명상을 만나기 전에 나는 줄곧 '행복'에 대해 집착해 왔다. 글 <마음과 돈의 관계>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결핍이 집착을 낳기에 가진 것보다 안 가진 것이 더 무섭다. 나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던 내 꿈의 근원도 '행복의 부재'였다. 나에게 필요했던 것이니까 아이들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믿으며,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나의 어린 시절처럼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것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꿈을 위해서 나는 행복해져야 했고, 행복한 나로 인해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했다.


그러나 의도가 좋든 나쁘든 집착은 불행을 낳는다. 이따금씩 아주 행복하다고 느꼈던 것도 순간의 감정일 뿐이었으며, 억지로 붙잡고 있다고 한들 지속되지 못했다. 행복에 대하여 집착하면 할수록 행복은 멀어져 갔다. 나의 바람과는 달리 쓸모 없는 사람이 될까 봐 두려웠다. 내가 도움이 안 된다는 느낌이 들면 나의 쓸모 없음을 용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지나간 순간들을 혼자서 곱씹으며 생각에 빠지기 일쑤였다. 내 불행이 다른 사람의 탓이 아니었듯, 내 행복도 어떤 한 사람 덕분만은 아니었는데도 나는 나로 인해서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괴로워졌다. 그 놈의 행복, 행복, 행복.


행복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 여기밖에는. 마음수련 명상을 통해서 행복에 대한 집착, 과거에 행복했던 순간의 나를 다 버리고 나니까, 그토록 찾으려 했던 '행복'이란 녀석이 정말 없는 것이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짜였으니 찾아질 리가 없었다. 내가 행복이라고 믿었던 순간의 감정들도 지나고 나면 없는 것인데 나만 진짜인 줄 알고 붙잡고 있었다. 이제는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인다. 사람은 그냥, 원래, 저절로 행복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데도 그것을 모르는 것으로도 모자라 스스로 행복을 가로막고 있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내가 하려고 애써도 이뤄지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그 모든 욕심을 내려놓았을 때 저절로 이루어지고 있듯이, 행복도 그러했다.


행복을 가리고 있는 '나'만 없으면 행복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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