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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일할 것인가 006: Why 2 How
새해 첫날, 헬스장은 '올해는 정말 운동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으로 가득 찹니다. 하지만 3월이 되면 80%가 사라져요. 익숙한 풍경이죠? 우리 모두 원대한 목표를 품고 살아갑니다. 전문가가 되겠다, 부자가 되겠다, 좋은 리더가 되겠다. 그런데 왜 소수만이 이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낼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할 일'을 만드는 법을 모르거나, 그 할 일을 꾸준히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에요. 목표가 '되기(being)'의 영역이라면, 할 일은 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하기(doing)'의 영역입니다. 이 둘을 혼동하는 순간, 우리는 길을 잃게 되죠.
많은 사람들이 '나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명사적 목표를 세웁니다. 훌륭한 나침반이긴 하지만, 실제로 뭘 해야 할지는 막막하죠. 그래서 우리는 이 목표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전문가로 인정받겠다'와 같은 동사적 목표로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함정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 동사적 목표를 그대로 할 일 목록에 옮기면 안 된다는 거죠.
'매일 블로그 글 하나 올리기'를 생각해보세요. 이게 목표일까요? 아닙니다. 이건 목적 없는 반복일 뿐이에요. 이 행동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수단을 제대로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해요.
먼저 목표와 할 일의 위계 구조를 명확히 해봅시다. '북극성'이라 불리는 거대한 목표가 있고, 그 아래 '핵심 결과'를 정의하고, 그 핵심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할 일'을 쪼개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업계에서 인정받는 UX 전문가가 된다'가 북극성이라면, '분기별 UX 콘텐츠로 1만 명의 구독자 확보'가 핵심 결과가 되고, '사용자 인터뷰 기법에 대한 실전 가이드 작성'이 구체적인 할 일이 되는 거예요. 모든 할 일은 상위의 핵심 결과와 연결되어야 하고, 핵심 결과는 궁극적인 목표와 정렬되어야 합니다.
이제 할 일을 작성하는 기술을 익혀볼까요? 모든 할 일은 '[상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 행동]을 한다'는 형식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단순한 할 일 나열이 아니라, 논리적 흐름이 담긴 이슈 티켓처럼 만드는 거죠. '리서치하기'나 '미팅하기' 같은 모호한 표현 대신, '신규 기능 기획을 위해 경쟁사 5개 앱 UI/UX 분석'이나 'Q1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한 영업팀 주간 진척 점검'처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해요.
할 일의 제목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명시하고, 그 아래에는 왜 이 할 일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기록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할 일이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으로 느껴집니다.
할 일 관리는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할 일들을 배치해야 해요. 콘텐츠 제작을 예로 들면, 조사-기획-제작-발행-회고의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마다 체크포인트를 둘 수 있죠. 조사 단계에서는 최소 3개의 검증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기획 단계에서는 목차와 핵심 메시지를 확정하고, 제작 단계에서는 내부 리뷰를 완료하는 식으로요. 이렇게 하면 업무의 흐름을 시각화할 수 있고, 현재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디에 병목이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할 일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매일 블로그 글 올리기'가 생각보다 비효율적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주간 뉴스레터 발행'이나 '월간 웨비나 개최'로 바꿀 수 있어야 해요. 목표는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 역할을 하지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수단은 새로운 정보와 피드백에 따라 유연하게 바뀔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동사적 목표를 기반으로 하는 할 일 관리는 거대한 목표를 작은 조각으로 나누고, 그 조각들이 왜 중요한지를 명확히 인식하며, 유연한 프로세스 속에서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네, 맞아요. 지루하고 반복적인 과정이죠. 하지만 바로 이 지루한 'HOW'의 과정이 우리가 추구하는 위대한 'WHY'를 현실로 만드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제 당신의 할 일 관리 시스템은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목표를 향한 성장 로드맵이 될 거예요.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목표 하나를 선택해보세요.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구체적인 모습을 동사로 표현해보세요. 그것이 당신의 할 일 관리 혁명의 시작입니다. 지루해 보이지만, 이 지루함이 위대함을 만들어낸다는 걸 곧 알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