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에게 매일 첫사랑 #9
나는 여전히 태오를 사랑한다. 그 사람과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면, 사랑이 대체 뭐란 말인가.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었다. 우리가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왜 태오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없을 거라 지레짐작해버린 걸까. 왜 우리에게 낙관적 미래가 없을 거라고 지레짐작하며 마음의 간격을 띄우려 동동거린 걸까.
현재의 사랑과 안정된 미래를 동시에 가질 수 없다면, 타협을 선택하는 건 어떨까. 다리가 길쭉길쭉한 망아지를, 준수한 명마로 만들면 어떨까. 실낱같은 희망의 힘에 간곡하게 의지하여 나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