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라는 말이껍질은 노랗지만 과육은 흰 기다란 열대 과일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 이게 해석이죠.
이렇게 해석할 때 "바나나는 수확된 후 시간이 지나면 그 껍질이 점점 검게 변한다"는 문장이 참이 됩니다. 하지만 '바나나'를 다르게 해석한다면요? 가령 복숭아를 가리킨다고 본다면? 그럼 "바나나는 수확된 후 시간이 지나면 그 껍질이 점점 검게 변한다"는 문장은 거짓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처럼 같은 문장도 다르게 해석될 경우에는 다른 진리값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해석은 언어적 표현에 지시체를 할당하는 일이고, 어떤 표현의 지시체는 곧 그 표현이 등장하는 문장의 진리값을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명제논리 체계는 문장을 최소 단위로 삼기 때문에 '바나나'와 같은 명사를 해석할 일은 없습니다. 문장이 주요 해석 대상이죠.
문장을 해석한다는 건 그 문장에 그 지시체를 할당한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문장의 지시체는 바로 진리값입니다. 따라서 문장을 해석하는 작업은 곧 그 문장에 진리값을 부여하는 작업이 됩니다. 말하자면
문장 p를 참이라고 본다 문장 q를 거짓이라고 본다
이런 게 문장을 해석하는 것이죠.
"그게 무얼 의미하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어떤 언어적 표현이 무엇을 가리킨다고 볼 것인지를 확정하는 것)이 바로 해석입니다
논리적 연결사 역시 (언어적 표현이니까 당연히) 해석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부정 연결사 ~는 문장을 인자로 삼아 해당 문장과 반대되는 진리값을 갖는 문장을 구성하는 진리함수로 본다
이런 것이죠.
물론 같은 기호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나나'를 통상 복숭아가 아닌 바나나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하듯 논리적 연결사 역시 대개 논리학계에서 채택하는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일반적이죠.
이렇게 명제논리 체계에서 해석 대상이 되는 최소 단위 문장을 원자 문장atomic sentence이라 부릅니다. 보통은 p, q, r 등 영어 알파벳으로 나타내죠. 그리고 원자 문장이 논리적 연결사 등과 연결되어 만들어진 문장들을 분자 문장molecular sentence이라 부르고요. 이들 분자 문장은 대개 φ, χ, ψ와 같은 그리스어 알파벳을 주로 사용해 나타내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