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도박꾼은 떼돈을 벌거나 폭삭 망한다 떼돈을 번 도박꾼은 없다 ∴ 모든 도박꾼은 폭삭 망한다
전제 1이 "모든 도박꾼"이라는 주어에 "떼돈을 번다"라는 술어와 "폭삭 망한다"는 또 다른 술어, 이렇게 2개의 술어가 호응하는 (그리고 이들 두 술어가 선언 연결사(or)로 이어지는) 문장은 정언 문장의 4가지 종류 중 그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
제우스는 신이다 제우스는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 모든 신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와 같은 논증에선 그저 어떤 신이 아니라 제우스에 관한 문장이 등장합니다. 사실 이렇게 불특정 대상이 아니라 특정 대상에 대해 말하는 문장들은 너무나도 많이 쓰이죠.그렇지만 이런 형태의 문장들도 정언 문장은 아닙니다.그래서 정언논리 체계론 담아낼 수 없어요.
이런 한계는 바로 문장을 그 구성 성분들로 나누어 보지 않는 데에서 옵니다. 정언논리 체계는명제 논리 체계와는 달리 문장을 여러 종류로 구분하지만, 문장 자체를 분석하지 않는다는 점에선 명제 논리 체계와 다르지 않죠. 술어논리predicate logic 체계는 문장으로부터 그 문장을 이루는 술어를 분리하여 볼 줄 아는 논리 체계예요.보다 많은 문장들을 논리학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술어 논리 체계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술어 논리 체계가 문장을 쓰는 법
술어 논리 체계에 대해 알자면 그 안에서 쓰이는 언어를 익혀야 합니다. 명제 논리 체계를 배울 때 연결사에 대해 공부한 것처럼요.
일단 명제 논리 체계에 등장했던 다섯 가지 연결사는 술어 논리 체계에서도 그대로 쓰입니다. 바로 부정 연결사(~), 연언 연결사(&), 선언 연결사(∨), 조건문 연결사(→) 그리고 쌍조건문 연결사(⟺), 이들이죠.
당연히 연결사가 붙을 문장도 있어야 하겠죠? 술어 논리 체계는 문장을 술어와 그 술어에 대응하는 표현으로 나누어서 보기 때문에 각각에 해당하는 기호도 별도로 필요합니다.
먼저 술어predicate을 나타낼 땐 알파벳 대문자를 사용합니다. 대개를 F, G, H 순서로요.
F: -는 신이다 G: -는 떼돈을 번다 H: -는 17살 때 달건이 생활을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술어가 있으니 그 술어에 호응해야 할 것도 있어야 합니다. 특정 대상을 가리킬 때는 알파벳 소문자 a, b, c 등을 써요. 이는 항상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기호로 쓰이기 때문에 상항constant이라 부릅니다.
a: 제우스 b: 곽철용 c: 고니
이렇게요.
그리고 술어와 상항을 순서대로 결합해 문장을 완성합니다.
Fa: 제우스는 신이다 ~Gb: 곽철용은 떼돈을 벌지 않는다 Hb&Gc: 곽철용은 17살 때 달건이 생활을 시작했고, 고니는 떼돈을 번다
이런 식으로요.
"네가 이런 식으로 내 순정을 짓밟으면 마 그때는 깡패가 되는 거야!"
F: -는 곽철용의 순정을 짓밟는다 G: -는 깡패가 된다
a: 곽철용 b: 화란
곽철용의 위 대사는 이렇게 기호로 옮길 수 있겠습니다.
Fb→Ga
곽철용의 순정을 짓밟지 맙시다. 이제 술어 논리 체계를 구축한 논리학자들은 보다 다양한 문장들을 논리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