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은 의미론적 작업입니다. 언어적 표현에 지시체(=의미론적 값)을 할당하는 것이죠. 그리고 어떤 문장 집합 Γ에 속한 문장들이 모두 참인 해석 아래에서 문장 φ도 참일 때, φ가 Γ의 귀결이라고 혹은 Γ가 φ를 함축한다고 말합니다. 기호로는 Γ ⊨ φ라 쓰고요. 공집합으로부터 귀결되는(=공집합이 함축하는) 문장이 바로 항진 문장이죠. φ가 항진 문장임을 기호로 나타낼 땐 ⊨ φ라 씁니다.
반면 도출은구문론적 작업으로서 일련의 규칙에 따라 어떤 문장 혹은 문장 집합으로부터 다른 문장을 이끌어내는 것이죠. 어떤 문장 집합 Γ에 추론 규칙을 적용하여 문장 φ을 얻어낼 수 있을 때, Γ로부터φ를 도출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호로는 Γ ⊢ φ라 쓰고요. 그리고 이런 도출 과정을 보여주는 일이 증명입니다. 공집합으로부터 도출되는 문장을 정리라고 불렀었죠? φ가 정리라는 건 ⊢ φ와 같이 기호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논리 체계의 완전성과 건전성
논리 체계가 완전complete하다는 건 그 논리 체계에서 임의의 문장 집합 Γ로부터 귀결되는 임의의 문장 φ가 또한 Γ로부터 도출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Γ⊨φ)→(Γ⊢φ)가 참이란 거죠.
반면 논리 체계가 건전sound하다는 건 그 논리 체계에서 임의의 문장 집합 Γ로부터 도출되는 임의의 문장 φ는 Γ의 귀결이기도 하다는 걸 의미해요. 이런 논리 체계에선 (Γ⊢φ)→(Γ⊨φ)가 참이죠.
명제 논리 체계와 정언 논리 체계, 그리고 술어 논리 체계만 공부한 상태에선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논리 체계가 불완전하거나 불건전할 수가 있나? 어떤 문장 집합이 함축하는 문장을 그 집합으로부터 도출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가 있나? 어떤 문장 집합으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문장이 그 집합의 귀결이 아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괴델 슨상님이 던지고 가신 그 불완전성 정리가 바로 그 불완전성에 관한 겁니다. 어떤 논리 체계에선 참이라는 건 알아도 증명할 수는 없는 문장이 존재한다는 거죠.
그런데 논리 체계는 이 셋이 전부가 아닙니다. 명제 논리 체계에서 출발해 술어 논리 체계로 오면서 일상 생활에서 쓰는 언어의 여러 측면을 논리학의 영역으로 불러올 수 있게 됐죠. 하지만 아직도 이 세 가지 체계로는 담아낼 수 없는 언어의 얼굴들이 많이 있어요
일단 시제를 표현할 수도 없고요. 수를 다루는 문장 "1+1=귀요미2"와 "1.5+0.5=2"가 공유하는 어떤 지점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요.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는 등 규범성을 나타내는 문장들의 특별한 관계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논리학자들은 계속해서 더 풍부한 논리 체계를 구축하게 돼요. 이런 논리 체계에선 명제 논리와 정언 논리, 술어 논리 체계에선 없던 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언젠가 그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볼 일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