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걸으며, 자애
명상을 해보려고 앉았는데 내가 붙잡고 있는 생각, 이미지로 한 가지 대상에만 마음을 두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앉아서 한 가지 대상(자애)에만 마음을 두겠다고 의지를 다잡아 벽을 타파하면 가장 좋습니다. 산란함을 이유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생각과 이미지의 태풍을 보았다고 그 태풍으로 다시 뛰어들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평소 생각과 이미지의 태풍에 휩쓸리며 살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잠시 태풍의 눈으로 방향을 바꾸고 생각과 이미지의 태풍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온전히 태풍의 눈으로 올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방향키를 잡아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근력운동을 할 때, 처음부터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것보다 작은 무게에서 시작하고 반복하여 점차 무게를 늘려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집중 수행을 할 때엔 기본적으로 1시간 좌선(앉아서 수행)과 1시간 걷기 수행을 병행합니다. 정신적 힘이 부족할 때에 오랫동안 앉아있으면 마음이 쳐지기 쉽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에 활력을 줍니다. 명상을 잘하고자 애를 써서 몸에 과도한 힘이 들어갔을 때도 걷기 명상에 자애를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걷기 명상에는 10보에서 13보 정도 걸을 수 있는 일직선의 공간이 적합합니다.
앞서 우리는 앉아서 자애 문구를 반복할 때 깨지기 쉬운 소중한 것을 다루듯 문구를 음미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발바닥과 바닥이 보드랍게 입맞춤하듯 걸어봅니다. 걸을 때 발바닥이 바닥에 가볍고 보드랍게 맞닿듯 내딛으며 한 발 한 발 자애 문구를 반복합니다.
걸음속도는 자유롭게 합니다. 걸음이 빠르다고 마음이 산란하고 걸음이 느리다고 마음이 안정된 것이 아닙니다. 마음 상태에 따라 속도는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모든 것은 자애를 키우기 위한 과정과 도구임을 알고 자애가 계발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그저 자애에만 마음 둡니다.
- 공간: 10보에서 13보 정도 걸을 수 있는 일직선의 공간
- 방법: 한 발 한 발 자애 문구를 반복하며 걷기
- 걸음 속도: 자유롭게
- 팁: 발바닥이 바닥에 가볍게 맞닿듯 내딛음. 마치 발바닥과 바닥이 보드랍게 입맞춤하듯
[실습 1 - 걸으며, 자애]
가만히 서서 눈을 감거나 뜨고 서있는 몸에 마음을 둡니다. 닿은 감각, 숨 쉬는 몸을 봅니다. 마음을 봅니다. 긴장하고 있는지 편안한지 조급한 마음이 있는지 성냄이 있는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그저 두고 자애에만 마음을 두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준비가 되었다면 한 발 한 발 자애문구를 반복하며 걸어봅니다.
* 걷기 명상이 익숙하지 않다면 5~8분 정도 시간을 갖습니다.
* 걷기 명상이 익숙하다면 10~15분 정도 또는 자유롭게 시간을 가지면 좋니다.
실습 후 어땠는지, 마음 상태에 대해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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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2 - 오롯이 자애에만 마음 두기]
걸으면서 생각이나 망상에 빠지거나 지루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강한 다짐으로 몸이 과도하게 긴장했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이나 망상으로 갔을 때는 생각이나 망상하고 있다는 것을 안 순간 잠시 멈추어 그것이 일어났음을 알고 다시 자애 문구로 돌아옵니다. 준비되었다면 다시 자애에 마음 두고 걸어도 좋습니다. 지루함이나 졸음이 올 때는 내가 지금 나 자신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상기합니다. 아주 관심 있고 재미있는 것을 보듯 자애에만 관심 둡니다. 어린아이가 세상을 보듯 호기심을 갖고 모든 것을 새롭게 보는 활력 있는 마음가짐도 좋습니다.
* 생각에 빠졌을 때: 잠시 멈추어 자애로 돌아옴
* 지루함이 있다면 마음을 계발하는 이 시간의 소중함을 상기함
위에 말씀드린 것을 명심하고 걸으며 자애의 마음을 계발해 봅니다.
마음이 자애에 모아져서 걷는 행위가 오히려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것 같을 때, 앉아서 수행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계속 자애를 염두에 두면서 앉은 자세로 옮겨가도 좋습니다.
실습 후 어땠는지, 마음 상태에 대해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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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자애를 계발하는 방법을 징검다리 삼아 일상에서 몸을 움직일 때 자애를 담아 행동해 봅니다.
걸을 때, 앉고 설 때, 누울 때, 문을 열고 닫을 때,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세수를 할 때 가볍고 부드럽고 활기찬 자애 마음으로 일상을 보내보면 좋습니다.
더브쉐 브런치 스토리
[1] 명상, 좋은 건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4] 어두울 때엔, 어둠을 탓하는 대신 불을 밝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