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021 [자존감에 대하여 -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 되기]에서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은, '나'라는 존재만으로 부모님께 사랑받았던 어린 시절 경험이 긍정적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이를 위해서는 엄마와 아빠가 서로 사랑하는 분위기가 필요함을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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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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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독서브런치063 [나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 -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 인생은 꿈의 크기, 노력, 의지 등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보다 유전, 주변 환경, 우연 등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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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사회 전체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득 보다 실이 더 클 것이 분명하므로 부모의 영향력과 같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의 중요성을 학교나 TV에서 들어보기 힘든 것이 아닌가 싶어요.
1. 부모와의 관계는 삶에 대한 은유다. 부모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대개 삶에서도 많은 것을 받았다고 느낀다. 부모에게 많이 받지 못했다는 느낌은 삶에서도 받은 것이 적다는 느낌으로 옮겨간다. 부모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면 삶에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마크 월린, 심심)
2. 태어난 뒤 처음 5~7년 동안 신뢰할 수 있게 투자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개인은 다른 사람들의 본질과 신뢰성에 대해 전혀 다른 종류의 기대가 발달한다. 다른 사람들을 믿고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러한 초기의 환경적 경험은 느린 성적 성숙, 늦은 성 경험, 애착을 바탕으로 한 어른들의 장기적 관계 추구, 적은 수의 자녀에 대한 많은 투자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장기적 짝짓기 전략으로 인도한다. (진화심리학, 데이비드 버스, 웅진지식하우스)
3. 아이는 생애 첫 몇 년 동안 내면의 저장고에 ‘좋은 것’을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 그러면 나중에 커서 일시적으로 길을 잃었을 때 좋은 기분이 계속 남아 지켜준다. 저장고가 충분히 차 있으면 때로 방해 요소가 나타나도 결국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믿으며 산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좋은 것’을 조금밖에 얻지 못하거나 전혀 얻지 못하면 ‘삶’은 믿을 수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어머니’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여러 수준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어머니가 우리를 보살펴 안전함을 느끼도록 해주는 일이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안락함과 생존에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 계속해서 이런 보살핌을 받으면 우리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과 삶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는 점을 믿게 된다. (1번과 같은 책)
4. 새끼 쥐가 평생 겪는 스트레스 반응의 변화들은 태어나고 첫 열흘 동안 어미 쥐가 새끼 쥐의 털을 다듬어주는 행동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더욱더 놀라운 점은 그 변화들이 다음 세대에까지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많이 핥아주는 어미 쥐 밑에서 큰 암컷 새끼 쥐는 나중에 자라서 새끼를 낳으면 역시나 많이 핥아주는 어미가 되었다. (1번과 같은 책)
위 글이 인생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역할을 단순히 기술하려는, 과거지향적인 글로 읽히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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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미래에 생길 내 아이에게 괜찮은 부모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미리 생각해두어야 할 것을 정리하는, 미래지향적인 글로 읽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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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나 부모님에게 큰 혜택을 받지 못하였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불편한 글이 되지 않길 바라며, 그런 분들에겐 조심스럽게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라는 책을 권해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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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불안, 트라우마,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 같은 것들의 원인(기원)을 언어화해서 명확히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마음 편해짐을 느낄 수 있으며,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말해줍니다.
(답답함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는 것이 왜 그런지 일부 이해되는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