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엄마가 말해주길 유치원에서 오전에 여러 액티비티를 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하고 점심을 먹는 일정이 있었는데, 그날 나는 점심을 못 먹었다고 한다. 예상하다시피 액티비티 다 깨느라고.
기질이 뭐 어디 가나. 그렇지만 일상이 버거워지면서 하고 싶은 마음이 예전처럼 갑자기 뿅 하고 나오진 않는다. 주기적으로 일상이 무력해지기 마련이다. 그때 마음을 동하게 하고 움직이기 위해 평소에 하고 싶은 것들을 축적해둔다. '이젠 안 되겠다 해야 된다'라는 마음이 들도록. 평소에 해야지 리스트를 따로 가지고 있는데 얘도 어느 날 뿅 하고 나타난 건 아니고 n년간의 취향으로 쌓아 올린 거 같다. 발견은 주로 모든 종류의 SNS로.
SNS의 좋은 점은 내 세계를 내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취향을 가질수록 더 좋은 콘텐츠에 많이 노출되게 되어있다. 어떤 종류의 SNS이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목록을 만들어둘 수 있는 기능이다. 심지어 예전 네이버 블로그도 스크랩 용도로 썼을 정도이다. 종류별로 관심사를 모아두다가 이젠 해야 되겠다 싶으면 적극적으로 찾아보거나, 혹은 주파수가 맞는 행사가 보이면 냉큼 참여해버린다. 어젠 남미 여행 리뷰를 하는 자리에 다녀왔다. 음악가의 책 강연도 갔었고. 라디오 작가의 여행 리뷰도 갔었다. 모두 SNS에서 발견한 모임. 가끔은 사람들이 너무 인싸라던가, 결이 좀 다를 수도 있긴 한데 뭐 어때, 일회성인데. 그러다 혹시 잘 맞으면 꾸준히 해보는 거지 뭐 그렇게 시작한 운동이 러닝이고. 좀 더 장기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건 학원을 알아보고 일정이 맞으면 다녀본다. 얼마전에 <영혼의 노숙자>라는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벌새 감독님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면 실행는 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고(운동 클래스 등록 얘기였다.) 중요한 건 언제든지 마음이 동할 수 있도록 차곡차곡 쌓아두고 마음이 들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행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