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노 레슨을 2년이 다되어가게 꾸준히 들었다. 처음에 오선지에 왼손 주법을 드럼 비트처럼 표시하는 걸 보고 충격이었다. (엄밀히는 드럼 악보엔 킥 스네어 탐탐 하이햇 심벌 모두 표시하지만 여기선 왼손 오른손을 각각 킥과 스네어처럼 표시했었다.) 클래식에 비해 실용음악은 좀 더 건축인 것이다. 언뜻 연주하는 것만 보면 연주자의 느낌~ feel~ 뭐 이럴 거 같지만 기계적으로 코드를 빠르게 짚고 진행을 예측하고 텐션 써주면서 특히 리듬을 정확히 찍어야 생각하는 느낌이 나는 것. 클래식은 완성된 악보를 뜯어 긴 시간을 거쳐 익혀가면서 악보에 이미 표현된 주법, 코드 등을 재현하면서 그 사이사이의 느낌을 살리는 거라면 재즈는 좀 더 밑바닥부터의 코딩 같다. 다시 말해 '원하는 진행과 리듬과 스타일이 있으면 나도 음악 좀 지을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목인님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북토크 중. 가사가 될 메모와 멜로디가 될 악보를 보면서 꿈을 꿔봤다.
언젠가 피아노 선생님의 비틀즈 yesterday재즈 편곡을 듣고 있자니 '이거... 캐럴 느낌인데요' 싶은 거다. 선생님 말론 F 스케일이 따뜻한 느낌을 지니고 있어서 그럴 거라고 하셨다. 덧붙여 건반 하는 사람은 E플랫, A플랫 키를 잘 쓴다고 했다. 이런 '어라?' 싶은 지점들을 모아보고, 가능하면 음악으로 엮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니까 남들 다 하는 새해 계획 같은 건데 '악보를 읽는 나'를 넘어 '표현하고 싶은 음악을 표현하고 짓는 나'가 되어보기로 하고 프로젝트의 서문을 띄운다. 선언을 해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물론 재즈 피아노도 갈 길이 멀지만 병행할 수해야 있겠되겠지.
피아노 선생님이 내 준 올 1분기 과제. Dominant 7 코드 지나가다 언제 만나더라도 막힘없이 짚을 수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