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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Oct 22. 2020

참을 수 없는 애매함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꿈을 꾸었을 때 애매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황당하거나 무서운 내용이 아닌 실제로 과거에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개될 때가 그렇다. 단순하게 반복 같으면서도 중간중간 내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럴 경우 현실 세계에서도 늘 과거를 회상하며 드는 생각인 ‘이랬더라면 어땠을까?’을 꿈에서도 하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 중에서도 가장 애매한 경험이 가끔 꿈에 등장할 때가 있는데... 바로 지난 ‘연애사’에 대한 꿈이다.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과의 일들, 심지어 지금 함께 있는 와이프와 연애할 때의 일들이 꿈에 등장한다.


대부분의 꿈이 그렇듯이  기억은  나지만 어렴풋이 이러한 꿈을 꾸었구나 정도로 남아있다. 하지만 과거 연애사에 대한 , 그중에서도 무엇인가 선택 기회가 주어져서 결정을 내린  이야기가 전개된 다음이 있었던 꿈이라면 최소한 그날 아침은  애매한 기분이 든다.


이 ‘애매한’ 느낌은 우리가 평소에 쓰는 ‘애매한’이라는 단어의 뜻과 동일한데 ‘내 기분을 뭐라 말하기 어려운' 그 느낌 정도로 사용했다.






어젯밤? 오늘 새벽? 에도 아주 오랜만에 그런 꿈을 꾸었다. 지금 이른 아침 현재 내 기분이 아주 ‘애매하다’ 늘 비슷하게 꿈의 내용을 잘 기억은 안 난다. 그저 과거의 연애사들이 등장했다는 정도이며 무엇인가 선택을 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뿌연 기억 정도이다.


멘탈이 약하여 늘 후회(와 아주 조금의 반성)를 반복하며 힘들어하는 성격을 고치기 위해 나름 노력해왔다. 가급적 후회할 일이 되지 않도록 하고 싶은 것은 미루지 않고 모두 다 해보자며 살아왔다. 짧게 살아본 경험으로...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경우가 해보고 후회하는 경우보다 횟수도 많고 그 후회의 크기도 훨씬 컸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연애 생활에도 적용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와이프를 만날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좋으면 좋다고, 빙빙 돌리지 말고 다이렉트로)


아무튼, 그래도 무언가 무의식 속에 과거의 ‘연애사’에는 ‘후회’할 만한 것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가끔 이렇게 ‘애매한 꿈’을 만들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두서없고 횡설수설한 꿈 이야기로 책 리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이런 ‘애매한’ 꿈을 꾸고 난 상태로 오늘 리뷰할 책을 골라보니 너무도 내 기분과 딱 맞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이 책 제목은 많은 곳에서 차용되어 쓰이고 패러디되는 문구이기도 하여 많은 이들이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나도 어릴 적 좋아하는 가수의 제목으로 처음 접했고 나중에야 유명한 소설의 제목임을 알았다.


이 책은 한마디로... ‘유쾌하지 않은 연애소설’이다.


사회적 배경을 담아 풍자와 유머가 있고 사랑, 연애, 이별, 결혼 등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주인공 4명 남녀의 관계와 그들의 경험을 접해보면 걱정과 우울함이 앞선다.


그래서 읽고 난 뒤에 무언가 개운하지 않다. 바로 지금 과거의 연애사에 대한 꿈을 꾸고 난 아침의 내 기분처럼...


사랑을 하기 전, 하는 중, 하고 나서 또는 결혼을 하기 전, 하는 중, 하고 나서. 어떠한 단계에 있는 사람이라도 읽어본다면 ‘애매한 기분’을 제각각 느낄 수 있을 책이다.


하지만 이런 ‘애매한’ 기분을 싫어한다면 읽지 않아도 될 책이다. 아마 읽어보고 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읽었던 그때 그 순간의 감정과 느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 2016 완독


그동안 제목은 여러 번 들어 보았던 문학책, 드디어 읽었다.


읽는 내내 기분이 유쾌하지 않지만 궁금해 지기 때문에 끝까지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4명의 남녀의 사랑을 사회주의 체제의 ‘체코'를 배경으로 얽혀서 풀어내는데, 리얼한 사람의 감정을 처절하게 표현해 낸다.


대가들은 닮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찰스 디킨스'의 사회 풍자와 인물 설명, 그 유머가 부분 부분 닮아 있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이 담겨있고, 남녀의 사랑을 각각의 인물 색깔에 맞추어 개성 있게 표현했다.


결혼을 해서 살고 있는 나에게도 사람에 대한 이런저런 상념을 갖게 만드는 책.


누군가에게 추천을 하고 싶으면서도 그 우울함과 회색빛의 분위기 때문에 고민하게 만드는 책.



읽고 남는 건 받은 질문과 했던 고민뿐

삐딱한 표지 사진 한 장 없는 서평을 고집스럽게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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