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한테 화풀이야? 뒤에서 잔소리 그만해!
살다 보면 내 감정에 의해 남에게 뾰족한 말들을 뱉는 경우가 있다. 감정이 태도가 되면 안 되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늘 따로 논다. 머리보다 혀와 입이 더 빨라서 쏟아져 가는 말소리를 그저 허망하게 듣게 된다.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것은 그만큼 내가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때론 말로 표현되지 말아야 할 감정이 있다고 깨닫지만 실수와 후회는 반복된다. 서로 화내며 주고받는 말들을 살펴보자.
난 아무 잘못이 없는데 이놈이 나한테 계속 뭐라 한다. 보아하니 어디서 뺨을 맞고 온 것 같다. 대충 넘겨 들어줄까 하다가 점점 심해진다. 한마디 해줘야겠다. ‘어디서 당하고 와서 나한테 화풀이야?’
‘Take it out on’은 ‘(남에게) 분풀이하다’는 표현이다. 이래도 멈추지 않으면 더 따끔하게 한 번 더 말해주자. ‘나한테 화풀이 그만해'
다행히 이놈이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다.
이제야 정신이 돌아온 놈이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도 화풀이한 것을 인정한다. 이렇게 빨리 태도가 변할 것을 왜 그랬을까.
‘Take it out on’에서 ‘it’을 'my anger'로 바꾼 같은 표현이다. 본인의 화를 어쩌지 못하고 나한테 뿜어댔으니 미안해야 한다. 도대체 아무 상관없는 내게 화를 쏟아냈을까. 그냥 옆에 있던 내 잘못이려나.
사과는 받아주었지만 그래도 한 마디 해줘야겠다. 뭐라고 해야 이놈이 정신을 번쩍 차릴까. ‘생각 좀 하고 말하자!' 아니면 ‘다시는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You’d better (not)’는 ‘너 뭐 하는 게(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라고 충고, 조언, 훈수 등을 하는 표현이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해줬으니 알아 들었기를 바란다. 이런 대화가 많이 없어져야겠지만 살다 보면 생긴다. 그때 한 번씩 사용해보자. 갑자기 영어로 말하면 깜짝 놀라서 분위기가 바뀔지도?
자동차 안은 굉장히 독특한 공간이다. 편리하게 우리를 이동시켜주는 장소이며 동시에 아주 사적인 공간이다. 그 안에서 특별한 편안함을 느끼며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혼자 운전할 때 특히 더 자유로워진다. 마음껏 소리 높여 노래를 불러도 되고 아무 말 없이 멍 때려도 좋다. 그런 공간에 누군가 함께 한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그 누군가가 잔소리꾼이라면 순식간에 답답한 지옥으로 변한다.
이 사람은 차에 타자마자 시작한다. 세차가 안 되었다느니 짐이 너저분하다느니. 그리고 잊고 싶은 기억을 굳이 친절하게 꺼내 준다.
평생 딱 한 번뿐인 속도위반을 했었다. 그 일을 한 달째 우려먹고 있다. 안 까먹었다. 이제 그만.
찾아간 가게에 마땅히 주차할 공간이 없다. 둘러보니 다른 차들도 임시로 대충 세워 두었다. 3분이면 충분하니 그들 사이에 잠시 멈추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시작되는 한 마디. 나도 알아요 친구. 나도 눈 있다고. 그러니까 빨리 일 보고 나오자고 아오!
죽어도 안 된다고 한다. 저쪽 길 건너 유료 주차장에 꼭 차를 대야 한단다. 이젠 못 참겠다.
'Back-seat driver'는 뒷자리에서 이래라저래라 잔소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네 끊임없는 잔소리에 없던 교통사고도 날 판이야. 너 내려. 견인되든 말든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당장 내려. 나만의 평화로움을 산산이 부서트리는 너 사라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