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n Analytics
이 글은 Lean Analytics: Use Data to Build a Better Startup Faster (Lean Series)내 내용을 추가, 번역, 의역, 재구성한 글입니다.
Stickiness라는 단어의 번역어로 ‘고착도’라는 말이 흔히 쓰이는데, 뉘앙스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글에서는 ‘점착도’로 대체하여 사용했습니다.
- 고착(固着) 단단하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며,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며, 변화나 발전이 어려운 상황
- 점착(粘着):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성질이나 상태를 의미하며, 주로 물리적인 붙음을 설명할 때 사용하여 들러붙음과 떼짐의 의미를 둘다 내포
목표 소비자에 대해 성공적으로 공감(Empathy)할 수 있었다면, 이제 그 소비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제품을 확실하게 만들 차례다. 제품이 워낙 끈적거려서 제품에서 헤어나오지 못 할 정도로 말이다. 제품의 점착도가 높아져 사용자가 계속 찾아오는 것, 그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사업의 핵심이다.
[점착(stickiness)이란 무엇인가?]
점착의 핵심은 사용자의 ‘유지(retention)’와 ‘참여(engagement)’다. 일/월/달 기준으로 활성 사용자가 얼마인지, 활성 사용자가 비활성 사용자로 전환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그리고 재활성화 시도시 효과는 얼마인지 등과 같이 말이다.
제품을 누군가가 ‘쓰고 있다’를 누군가에게 피상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정말로 ‘사용자의 삶의 일부분으로 녹아들었느냐’를 보여줄 증거를 찾는 것이다. 점착 단계에서도 ‘급성장’은 핵심이 아니다. 제품의 가치를 충분히 보장할 수 없는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제품을 무작정 전달하는 것은 그저 시장에 제품을 무책임하게 던지는 것과 다름 없다.
[점착 단계의 두 가지 핵심 질문]
(1) 의도한 대로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하는가?
- 그렇지 않다면,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행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추적하여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만들거나 새로운 시장을 목표로 해야한다.
(2) 의도한 가치를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는가?
- ‘가치를 느낀다’는 것은 사업적인 가치를 창출해낼 용의를 의미한다. 좋아할 지라도 광고를 클릭하거나,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친구를 초대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사업이 아니다.
[점착 단계에서의 MVP]
최소 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반복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1) 고객 가치를 충족시킬 (2) 충분한 점착도를 가진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충분한 점착도가 없어 지금 당장 100명의 유저도 자발적으로 머무르도록 하지 못 한다면, 당연히 100만 명이 쓰는 제품으로 성장은 불가능하다. 마케팅으로 승부하겠다고 하더라도, 마케팅으로 유입된 사용자들은 대다수 빠르게 이탈하기 때문에 제품의 점착도가 보장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
즉, MVP의 목적은 사용자들이 주기적으로, 또 성공적으로 사용할 핵심 기능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의 점착도는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된다. 공감과 점착 단계에서는 사용자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소비자로 역할할 수 있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 수는 점착 다음 단계인 ‘바이럴’에서 집중해야 한다.
[MVP를 반복한다는 것의 의미]
MVP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만들고 끝이 아니라, 그 자체로 시작인 과정이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고객 가치를 발현하여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고객 가치가 없는 제품은 돈을 벌어다 주지 않는다.
반복(iteration)은 점진적이고, 제품 전환(pivot, 피봇)은 급진적이다. 점착 단계에서 MVP를 반복하는 과정은 굉장히 어렵고 지루한 일처럼 다가올 수 있다. 방법론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MVP를 평가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창업자들은 지루하다고 해서 아무 근거없이 피봇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반복 개선을 하든, 피봇을 하든 이 모든 선택지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 근거들이 바로 제품의 핵심 지표들이다. 새로운 기능이나 제품이 핵심 지표를 크게 개선시켜주지 않는다면 과감히 없애야 한다. 어정쩡하게 늘어나는 것을 최적화하거나 세부 조정(fine-tuning)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지금 찾는 것은 ‘최적의 제품’이지, 기능 최적화가 아니다.
[MVV(Minimum Viable Vision), 최소 기능 비전도 있어야한다.]
최고의 회사는 팀원들과 고객들을 매료시킬 비전도 함께 가지고 있다. 대담하고, 매력적인 비전 말이다. 비전은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다. 기업의 임직원들이 일하는 이유이자,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전은 제품의 목표와도 이어지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도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다. 곧 나올 제품들의 방향성과 형태를 암시하며,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즉, 비전은 제품의 가치의 촉매제로서 자연스러운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켜준다.
[점착 단계에서 MVP의 조건]
(1) 단순할 것
MVP는 반드시 단순화되어 사용적 마찰이 최소화돼야 하며, 사용자에게 ‘와!’하는 순간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하다’라는 것은 사용자가 사용하기에 직관적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MVP를 만들고 개선하는 데에 드는 낭비가 최소화됐다는 것도 의미한다. 그래야 한정된 자원으로 여러 MVP를 통해 실험이 가능하다.
(2) 단 한 가지의 핵심 지표로 판단할 것
또한, 제품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제품 그 자체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여러가지 큰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변수들이 핵심적으로 다루는, 제품의 고객 가치를 대표하는 한 가지 중심 지표가 존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점착 단계에서 설문조사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설문조사 응답률’이 가장 적합한 지표가 된다. 해당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에 모두 변화를 줘보고, 변수가 모두 사라졌는데도 지표가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제품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다.
[점착도 없는 바이럴은 의미가 없다.]
너무 많은 스타트업과 사업들이 사업 초장부터 바이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들이 제품에서 어떤 행위를 할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사용자 수부터 뻥튀기 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고 전략을 구상한다. 이러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1) 성공적인 사용자 수에 대한 기준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예전에는 100명, 1,000명 수준의 사용자도 많았다고 여겨졌지만 요즘에는 1,000,000명도 낮은 숫자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나 커머스 같은 경우엔 억 대의 사용자를 보유한 독점적인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몇 만 명의 사용자는 껌처럼 보이기도 한다.
(2) 대다수의 서비스가 네트워크 효과에 의존한다.
더 많은 사용자가 사용할 수록, 더 많은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다. 다른 사람들이 전화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전화기를 쓸 의미가 없듯이 말이다. 소셜 미디어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네트워크 효과가 폭발적 성장에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점착도 없는 상태에서 네트워크 효과라는 이름 아래 마케팅 비용을 무작정 태워봤자, 제대로 된 기능이 없기 때문에 방문자들은 바로 이탈한다. 돈은 돈 대로 나가고, 방문자는 사라진다. 남는 건 자금 부족으로 곧 망할 회사 뿐이다.
[새로운 기능을 만들 때 물어봐야 할 8가지 질문]
사업에서 핵심은 한정된 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하여 최대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어떤 기능을 개발하고 나면, 그 기능을 개발하는 데에 든 시간, 에너지, 돈은 되돌릴 수 없다. 그렇기에 신중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래 8가지 질문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1) 이 기능이 제품을 더 낫게 만들것인가?
(2) 이 기능의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가?
(3) 이 기능을 만드는 데에 얼마나 걸리는가?
(4) 이 기능이 제품을 복잡하게 만들지는 않는가?
(5) 이 기능은 어떤 위험을 가지고 있는가?
(6) 이 기능은 얼마나 혁신적인가?
(7) 사용자들이 원한다고 한 적 있는가?
(8) 이 기능에 담긴 가설은 무엇이며, 알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가치있는 검증을 위해 확인해야 할 것]
(1) 알고자 하는 것을 미리 알아둘 것
- 제품이나 기능은 굉장히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알고자 하는 것을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게 된다.
(2) 검증 대상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분석할 것
- 목표 사용자의 페르소나와 적합한 사람인지, 아니라면 어떤 공통적 특성 기준으로 묶어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사용자군의 특성에 따라 검증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3) 해석 가능한 데이터가 발생하면 빠르게 분석해볼 것
- 한 시간에 한 명씩 여러 명을 연달아 인터뷰 한 후 분석을 하려고 한다면, 처음에 진행한 인터뷰이의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하기란 어렵다. 인터뷰 결과를 포함한 모든 데이터도 마찬가지로, 해석이나 학습을 도출해낼 수 있는 데이터가 생긴다면 최대한 빠르게 분석하는 것이 좋다.
[점착 단계에서 바이럴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질문]
(1) 의도한 대로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하는가?
(2) 활성 사용자가 누구인지 정의해보고, 활성 사용자의 비율과 사용자 참여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3) 생각하고 있는 제품/기능 로드맵이 위의 8가지 질문을 위반하지 않는가?
(4) 현재 고객들의 의견을 종합해봤을 때, 염두하고 있는 제품 기능들이 크게 벗어난 상태가 아닌가?
시리즈
린 애널리틱스: 사업의 5단계 https://brunch.co.kr/@uxn00b/295
린 애널리틱스 1단계: 공감(Empathy) https://brunch.co.kr/@uxn00b/296
린 애널리틱스 2단계: 점착(Stickiness) https://brunch.co.kr/@uxn00b/299
린 애널리틱스 3단계: 바이럴(Virality) https://brunch.co.kr/@uxn00b/301
린 애널리틱스 4단계: 수익(Revenue) https://brunch.co.kr/@uxn00b/303
린 애널리틱스 5단계: 확장(Scale) https://brunch.co.kr/@uxn00b/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