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풀이는 나의 반려견.
하얀 털뭉치.
밥풀이는 생명의 은인이다.
삶을 견디는 어느 힘든 날 밥풀이가 왔다.
오늘을 살아내기 위한 뜀뛰기를 하고 있을 때 였다.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나간 산책이
사실은 나를 위한 산책도 되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밥풀이는 산책할 때 잘 따라다니지 않는다
내가 밥풀이를 따라 다닌다.
다만, 이리로 갈까? 라고 물어보면
밥풀이가 따라온다.
가을이 오는 어느 날
밥풀과 산책을 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다가와서
"행복해 보여요" 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다.
그 말이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사는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도 그 곳을 지날 때 마다 나와 밥풀이가 서 있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러다 밥풀을 봤는데,
많이 늙은 모습에 마음이 아파왔다.
강아지의 시간은 왜 빨리 흘러 가야만 하는 것인지.
언젠가는 먼저 보내 주어야 하기에
찰나를 최대한 즐기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