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너의 말로 아빠도 자란단다
아빠가 뭐가 그리 바보 같았을까.
매일같이 아빠 목말을 타고는
양 귀를 붙잡고 운전대 마냥 가지고 놀면
아빠는 바보처럼 그냥 헤헤헤 웃어서 그런가.
자고 있는 아빠 얼굴을
양 발로 퍽퍽 차서 깨우면
아빠가 또 바보처럼 웃으며 말해서 그런가.
"흐흐흐. 굿모닝~ 우리 아가 일어났어?"
아빠한테 삐쳐서는
"아빠 가! 가! 가라고!"
버릇없이 이렇게 외쳐도
아빠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시무룩해져
얼빠지고 멍청한 표정을 지어서 그런 건가.
매일 밟히고 얻어터지고도 정신 못 차리는 내게
참다못한 아내가 한 마디 던진다.
"오빠 그러다간 평생 걔한테 잡혀 살 걸?"
언젠가 단호한 아빠가 되겠다는 척하며
아내에게 답한다.
"응....... 여보 말이 맞아.......
언젠가 계기가 한번 있겠지.
그때 한번 내가 확 휘어잡아볼게."
그런데 하연아,
사실 이 말은......
뻥이야!
아빠가 엄마 안심시키려고 거짓말한 거야.
아빠는 바보여도 좋아.
하연이가 좋으면 아빠는 그냥 계속 바보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