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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진 Jul 01. 2020

아나운서 되려면 무슨 과를 나와야 하나요?

상관없다 생각한 전공이 오히려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메인 사진은 2018년 MBC 채용공고의 일부입니다.*

*아나운서 파헤치기. <김나진 아나운서의 마.이.아.파.>는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마음껏, 이토록 자세히,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한번, 파헤쳐봅니다! 아나운서 하면서 그동안 마.이.아.파.왔거든요^^*


1편 <아나운서요?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이죠?>​

2편 <아나운서의 고용형태는? 연봉은?>

3편 <아나운서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 발음? 발성? 애드리브?>

4편 <라디오 DJ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아나운서를 꿈꾸는 학생 혹은 취업준비생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이거다.

"아나운서 되려면 무슨 과를 나와야 하나요?", "꼭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야 하나요?", "저는 예체능 계열인데 아나운서에 도전해도 괜찮을까요?" 등 출신 학과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설명보다 내가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을 당시 함께 들어온 4명의 동기들의 전공을 한번 살펴보면 그 해답이 나올 것 같다. 2007년 MBC 아나운서로 여자 둘, 남자 둘, 4명이 입사했다. 나는 전자공학과를 나왔고 내 남자 동기 S는 체육교육과 출신이다. 두 명의 여자 동기는 각각 연극영화과,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리 말씀드린 것처럼 바로 답이 나온다. 아나운서로 입사하는 데 전공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출신 전공은 입사 시험 당락의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나운서로 입사 후 특정 프로그램에 얼마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느냐, 적응을 잘할 수 있느냐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공대를 나와서 숫자에 강했는데, 이는 수많은 수치와 데이터가 오가는 메이저리그 방송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이과적 사고와 이해가 필요한 자동차 방송, 위성 발사 특보 등 이런 것을 어려움 없이 수행해 나갈 수 있었다.

 동료 K아나운서는 이란에서 대학을 나와 중동 관련 다큐멘터리나 교양 프로그램에 자주 투입되고, 영어 관련 학과 출신 C아나운서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각종 영어 사회를 도맡아 한다. 연기 관련 학과 출신의 동료는 드라마나 라디오에서 자주 섭외되며, 음악 관련자는 가곡이나 클래식 프로그램에, 체육학과 출신은 건강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중계에서 역량을 발휘하기도 한다.


 언뜻 보면 아나운서와 크게 관련 없을 것 같은 전공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워낙 삶의 넓은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전공분야를 잘 살린다면 한 분야에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전문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아나운서가 가장 특색이 없을 수도 있겠다. 나는 신문방송학을 배워본 적 없지만, 교실에서 배우는 이론보다 이곳 방송국 현장에서 배우는 실전형 학습이 더 도움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물론 신문방송학과를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배워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는 것이니 해당 전공자들께서는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방송 현장에서 느껴지는 게 그렇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특이한 학과를 나오면 더 좋을 수 있는 것이 아나운서다.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고, 자신의 개성을 발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아나운서의 꿈을 꾸고 있는데 전공 때문에 걱정하며 마이 아파하고 있다면, 굳이 할 필요 없는 쓸데없는 걱정이니 때려치우자. 자신이 선택한 전공이 아나운서의 다양한 영역 중 어디로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나아가는 것이 가장 필요한 고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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