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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물킴 Oct 21. 2020

우리는 '외로움'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

직장생활을 하며 연차를 쌓아갈수록,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다가온다. 대부분의 회사는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연차가 올라갈수록 동년배 동료의 수는 적어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면서 책임질 것들이 많아지면서 일의 무게감과 책임감은 점점 우리 삶을 짓누르기도 한다.



1. 외로움은 평생 완전히 해소될 수 없는 감정임을 인정해야 한다.

어떠한 방식으로도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 영원할 것만 같던 존재들, 이를테면 가족, 친구, 자녀 등과의 관계도 자의든 타의든 단절, 또는 종료를 맞이하는 시점이 온다. '외로움'을 느끼는 감정상태를 지나치게 문제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언제든 '혼자' 덩그러니 남겨질 수 있는 존재들이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동행자와 같은 마음으로 바라봐야 한다.


불쑥 찾아오는 이 감정에 당황하고 우울할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내가 잘 다스리는 방법을 알아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직장 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유독 무리 짓기를 좋아하거나, 특정 무리에 속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이 있다. 때로는 현명한 업무적 판단보다,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한 선택에 몰두하기도 한다. '외로움'이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사사로운 감정과 불안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함께'라는 개념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다.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협력과 협동'이라는 가치를 선의의 것으로 배웠다. 그 명제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올바르거나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그것은 산업을 고도화시킬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시대 가치였을 뿐이다. 대기업이 탄생하고, 노동집약적인 형태의 성장을 이뤄낸 지난 시대에 이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해왔다. 어떠한 형태로든 경제와 기업의 활동이 지속되는 한 이 가치의 유효함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의 '협력과 협동'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개인의 개성과 가치를 희생해 왔는가. 우리가 희생해왔던 '개인'이라는 가치는 높은 주체성과 독립성을 요구한다. 경험해본 적 없는 가치를 선택하는 일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조성한다. '외로움'은 꽤 오랫동안 다수가 아닌 '개인'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서 존재해왔다. 하지만 이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두려움에 불과하다.


'개인'이라는 가치와 개성을 선택하는 일이
'외로움'을 의미하는 세상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3. 세상은 점점 파편화되고 있고,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고도의 성장을 이뤄내고, 성장의 한계론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앞으로 어떤 가치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인가. 세상은 '다수'의 선택에 대한 부작용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있다. '다수'가 공평함이나 최상의 결과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된 것이다. 이제 세상은 '다양성'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단위 개념의 비즈니스로 분화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절대 강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대량생산 비즈니스는 이내 공정성이라는 잣대로 심판대에 오르내리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치의 전복이 이루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1인 비즈니스, 1인 크리에이터 등의 파편화된 경제 시대가 도래하며 누구든 언젠가는 반드시 창업을 해야만 하는 세상이 강제로 찾아오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외로움'은 오히려
새로운 시대의 필수적 요소이자,
급기야 기회의 가치로 대두될 가능성마저 있는 것이다.



4. 내 감정의 해소를 남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습관적으로 이 '외로움'을 남을 통해 해소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터득해왔다.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그 밖의 수많은 조언자들과. 이런 방식을 비난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나 스스로 '외로움'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방법 역시 우리는 터득해 내야만 한다. 그 방법을 찾는 시작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오직 '나' 개인으로 존재하더라도 인생을 운영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시도해보는 수밖에 없다.


내가 독립적 주체로서 행복할 수 있는,
존재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부단히도 골똘히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대자연이라는 가치 앞에 우리의 삶이 때론 초라하기 짝이 없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단 한 번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존재하는 대자연에게 때때로 우리가 큰 위로를 느끼는 까닭이기도 하다. 언제든 내게 존재해줄 수 있고, 의지가 되어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5. 우리는 언제든 소수자가 될 수 있다.

다수에 속해있을 때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이 있다. 경제적 가치는 모두 그 안정감을 풍족하게 느끼고자 하는 욕망에 의해 유효하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 어떤 상황으로든 '소수자'의 입장에 놓일 수 있다. 관계의 소수자, 재화의 소수자, 사회적 소수자, 성적 소수자 등 그 경우의 수는 예측이 불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언제든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명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개인과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함을 의미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나의 외로움을 상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귀결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개인을 잠식한다.


그 불안한 감정을 떨쳐버리기 위해 불필요한 재화와 관계에 집착하기도 한다. 그 감정에 대해 제대로 마주하고, 어떻게 나를 다스릴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은 결국 나의 인생과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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