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놀자 동네 세바퀴' 전시를 만든 사람들: 김지나 학예사 인터뷰
<다 같이 놀자, 동네 세바퀴> 전시는 다음 세대에게 필요한 놀이와 놀이 환경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자 씨프로그램,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소다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놀세권: 플레이넷 PLAYNET' 전시 (2019.06.03~2019.07.14,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나아가 2019년을 사는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전시로 확장되었습니다. ‘놀이 환경(놀세권)’, ‘요즘 어린이들의 목소리’, ‘동네’를 키워드로 이번 전시를 준비한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김지나 학예사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Q. 학예사님,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의 기획과 개발,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지나입니다.
Q. 학예사라는 직업은 무슨 일을 하나요?
영어사전에서는 큐레이터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학예연구사는 '뮤지엄에 대한 일'을 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해당 뮤지엄이 유물 중심의 박물관인지 작품 중심의 미술관인지에 따라 업무 특성에 차이가 있겠지만, 어린이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어린이와 관련해서 폭넓은 주제와 분야를 연구하고 관련된 소장품과 자료를 수집하는 일을 합니다. 또한 수집된 유, 무형의 콘텐츠를 관람객들과 함께 나누고 확장하기 위해 전시나 교육 프로그램의 형태로 기획, 개발, 운영하는 업무를 합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전시를 담당하는 학예사를 큐레이터,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학예사를 에듀케이터, 소장품을 수집, 관리하는 학예사를 레지스트리아(registrar)라고 부르기도 해요. (영상으로 자세히 만나보기: 링크)
Q.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어떤 곳인가요?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2011년 9월 26일에 개관한 이래로 우리나라에서 독립된 건물로 지어진 '최초, 최대 규모의' 어린이 전용 체험식 학습 박물관이에요. 어린이의 꿈과 상상력, 그리고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 만든 신나는 배움터로 어린이들이 기본적으로 경험하고 습득해 나가야 할 주제부터, 어린이들에게 의미 있는 사회적, 교육적 주제를 발굴하여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Q. 어린이박물관에서 일하면서 특히나 더욱 뿌듯했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어린이들이 "뮤지엄에서는 되게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학교처럼 학생, 선생님의 관계가 아니라 박물관에선 어른이든 어린이든 모두 관람객이니까 그렇기도 하고, 어린이박물관은 비형식적인 교육기관으로서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제2의 교육을 만나는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문단 친구들이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자유로운 경험, 주도적인 경험을 한다는 것을 느낄 때 가장 뿌듯합니다. 박물관이 말썽처럼 보이는 다양한 행동도 새롭고 창의적인 행동으로 해석되는 곳, 다양성을 인정받고 환영 받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어린이들이 한 명 한 명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허용해주는 공간으로서 박물관을 이야기할 때 특히 뿌듯함을 느껴요.
Q. 학예사님 개인적으로 교육이나 전시를 기획하실 때 추구하시는 방향이 있으신가요?
자유를 많이 주고 싶어요. 무언가를 배워야 끝나는 프로그램이나 이걸 성공적으로 만들어야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과정 자체를 어린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 답이 없는 프로그램을 하려고 노력해요. 어떤 결과로 끝날지 시작할 때 아무도 모르는 프로그램이나 전시를 많이 하고 싶어요.
Q. 혹시 시도하셨던 사례도 있으신가요?
'내 손 안의 놀이터'요! 화려한 전시물도 아닌데 많은 사랑을 받는 걸 보면, 어린이들이 답을 주지 않는, 여지가 있는 콘텐츠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도권 내 교육기관인 학교와 비교했을 때 박물관은 학과 과정도 이수 목표도 없으니 어린이들이 원하는 대로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Q. 어린이자문단을 이끌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어린이자문단은 무얼 하는 프로그램인가요?
어린이자문단은 경기도 내 초등학교 3~5학년 어린이 30명으로 구성된 저희 기관의 든든한 자문위원이에요. 매월 1회 정도 활동이 진행되는데 새로운 전시나 교육프로그램의 기획 회의에 참여하면서 솔직하고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를 주기도 하고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Q. 어린이자문단이 이번 전시에서 어떤 부분을 함께 했나요?
이번 전시는 2019년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놀이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자문단 친구들에게 놀이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듣는 것에서 전시 기획을 시작했어요. 그 결과, 어린이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도 좋아하지만 여전히 친구들과 함께 바깥에서 뛰어노는 것을 가장 좋아하며, 동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안전하게 가서 놀 곳이 없다’ , ‘초등학생이 놀 곳이 없다’ 등 실제로 놀이 환경의 한계로 인해 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전시의 기반이 된 <동네 놀이 환경 진단 도구 개발 연구>, 일명 <놀세권> 연구의 주요 내용이 어린이들의 목소리로 한 번 더 확인된 순간이었지요.
이처럼 놀이와 놀이 환경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자문단 친구들을 보면서, 이번 전시 서문은 어린이들이 작성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어린이들이 서문을 참여해주었고, 현재 전시장에 그중 한 어린이(대청초등학교 5학년 김연담)의 서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수십 번을 읽었던 글인데 지금 보아도 왠지 눈물이 납니다. 제가 말투를 따라 하며 글을 써서는 느껴지지 않았을, 어떤 단어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느껴지는 감성이 전시 서문에 가득해서, 저는 그 벽이 전시장 내에서 가장 애착이 갑니다.
Q. 어린이자문단 친구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 쓰셨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어린이자문단 친구들은 초등학교 3~5학년 어린이들입니다. 이 연령대의 어린이들은 청소년이 되어가는 단계로 나름의 논리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반면 동시에 내 생각이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생각인지, 틀렸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않을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친구들이 어떠한 의견을 내든 존중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물으며 서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Q. 흥미로워요. 어린이들을 대할 때 학예사님만의 원칙을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세요!
몇년 동안 교육프로그램을 하면서 '어린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많이 했어요. 그 결과, 어린이들에게 '내가 더 많이 알고 내가 더 어른이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린이들이 틀린 말을 하더라도 '틀렸어. 그건 아니야'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으려 하고, 대신 '그 생각도 되게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얘기해줄래?' 라며 절대로 부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한 말에 반응할 때 상대방이 누구든 똑같은 반응일 수 있게, 존중할 수 있도록 신경 씁니다. 예컨대 어린이들에게 보인 반응이 나이가 많은 할머니에게든, 전문가에게든 똑같을 수 있도록 노력해요. 실행하긴 어렵지만 그렇게 했을 때 어린이들이 저를 더 신뢰하고 자기 의견을 내놓는데 망설임이 없어지거든요. 어린이들은 귀신같이 알아요. 이 선생님의 반응을 보고 이 선생님에겐 별로 말 안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금세 해요. 설사 틀리더라도 이 선생님에겐 다 하고 싶다, 들어준다, 인정해준다, 존중해준다는 생각으로 무슨 말이든 하고 싶고,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합니다.
어린이들에게 '내가 더 많이 알고 내가 더 어른이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린이들이 틀린 말을 하더라도 '틀렸어. 그건 아니야'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으려 하고, 대신 '그 생각도 되게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얘기해줄래?' 라며 절대로 부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Q. 전시를 보고 나서 어린이자문단의 반응은 어땠나요?
무척 긍정적이었어요. 자신의 생각, 의견이 이렇게까지 전시로 표현될지는 몰랐다는 반응이었지요. 전시벽과 놀이 도감 안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도 매우 기뻐했습니다.(제가 실수로 ‘박종수’라고 오타를 낸 박중수 어린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Q. 이번 전시의 기반이 된 <동네 놀이환경 진단도구 개발 연구>, 혹은 ‘놀세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개인적으로 ‘놀이’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처음 연구를 접했을 때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실제 어린이들의 놀이 행태를 상세히 조사하여 결과를 정리한 질적 연구라는 점에서 양적 연구들이 모두 담지 못하는 의미를 담은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놀 시간이 부족한 요즘 어린이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놀이 환경이 갖춰지면 더 오래 놀 수 있다는 놀세권 연구 결과는 어린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고 싶은 어른들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실천적 의미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Q. 제작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나요?
제작 과정은 참으로 만만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웃음). 이번 전시를 함께 기획한 소다 미술관이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공간적 경험을 주고, 전시의 키워드인 ‘놀이’와 ‘동네’를 공간으로 무척 아름답게 디자인해 주셨는데 이 디자인 안을 실제로 구현해 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본래 아름답고 멋진 것들은 쉽지 않은 법이지요). 공개입찰 과정을 통해 선정된 시공 업체가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긴 입찰과정을 거친 뒤 처음 만나는 시공 업체와 실제 전시 제작에 대해 논의하고 방법을 찾아가야 했기에 시공 기간이 굉장히 부족했었습니다. 더군다나 추석 연휴가 끼는 바람에 착공한 뒤 전시 오픈까지(약 40일) 정말 추석 당일만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여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공하시는 소장님께서는 저를 어느 순간부터 감독관님이 아닌 ‘지나 형님’으로… 부르시면서 함께 즐겁게 일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Q. 전시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혹은 관객이 봐줬으면 하는 디테일이 있으신가요?
이번 전시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놀이와 놀이환경’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기를, 한 번쯤 ‘나 더 놀고 싶다’ ‘숙제 좀 그만 하고 싶다’ ‘우리 동네에 놀이터 하나 더 만들어 주면 안 돼?’ ‘oo놀이터에 가로등만 하나 더 있어도 더 많이 놀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집이 놀이터가 되면 안 돼?’와 같이 놀이에 대해 터놓고 얘기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우리가 이번 전시를 기획한 근원적인 이유는 ‘어린이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놀며, 조금 더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투명하고 신비로운 미로 놀이터로 꾸며진 이 공간 안에서 재미있게 놀고, 놀다가 다른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만나고, 엄마 아빠랑 술래잡기 놀이도 하면서 행복한 기억 한 조각을 가져갈 수 있다면 이 전시는 본래 목적을 달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투명한 전시 벽면을 통해 엄마 아빠와 손을 마주 대거나 때론 벽을 발로 조금은 차도 좋습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전시를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투명하고 신비로운 미로 놀이터로 꾸며진 이 공간 안에서 재미있게 놀고, 놀다가 다른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만나고, 엄마 아빠랑 술래잡기 놀이도 하면서 행복한 기억 한 조각을 가져갈 수 있다면 이 전시는 본래 목적을 달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Q. 동네 놀이 지도 체험이 신기해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이번 전시의 기반이 된 <동네 놀이환경 진단도구 개발 연구>를 처음 접했을 때, 이 연구의 내용을 저희 기관의 주 관람객인 취학 전후 어린이(6~9세)와 가족들이 어떻게 하면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이번 전시의 주 타깃인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유아 친구들도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주제인 ‘우리 집’, ‘우리 동네’의 지도를 실제로 출력해서, 모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도장 찍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의 놀이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물인 ‘우리 동네 놀이지도 만들기’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내용을 글이나 이미지가 아닌, 우리 동네의 놀이지도를 만들어 보는 ‘체험’이자 ‘활동’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해 보았지요. 이 활동을 위해서는 우리 집 주소를 입력하면 집 인근 지역을 출력해주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했기에 미디어 전시 개발 경력이 많은 엔픽서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어린이들이 본 전시물을 너무나 즐겁게 참여하는 바람에(!) 운영 이틀 만에 프린터 토너가 다 떨어지고… 종이가 부족해서.. 저희는 내부적으로 이 전시물을 ‘돈 먹는 하마’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웃음).
Q. '놀이 도감'과 '내 손 안의 놀이터'도 궁금해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린이자문단과 놀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은 충분히 놀지 못하는 이유로 ‘뭐하고 놀지 모르겠어서’라는 답변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놀 장소와 시간, 놀 친구가 부족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는 무얼 하며 놀지가 고민이 되어버린 요즘 어린이들에게 진짜 놀이는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생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와글와글 놀이터 용인지회’의 놀이 전문가 분들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신나게 놀아본 어린이자문단 친구들이 내가 다른 친구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놀이 30가지를 골라 놀이 이미지, 놀이 방법을 자세히 담은 놀이 도감 ‘뭐하고 놀지?-요즘 어린이들이 추천하는 바깥놀이 30'을 개발했습니다. 어린이자문단 친구들이 이 도감의 원고를 직접 작성했다는 점이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손 안의 놀이터’는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구조성 낮은 놀잇감 16가지(ex: 큰 공, 작은 공, 큰 천, 작은 천, 긴 막대기, 짧은 막대기 등)로 구성된 이동형 전시물이에요. '~하게 가지고 놀아라'라는 설명 없이 그저 빈 공터에 놓여 있죠. 그래서 어린이와 가족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빈 공터를 나만의 놀이터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본 전시물 또한 어린이자문단과 함께 기획했습니다. 4개 조로 나누어, 어떤 놀잇감이 있으면 우리가 더 신나게 놀 수 있을지를 토의하고 나만의 놀이상자를 만들어보는 워크숍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최대한 구조성 낮은 교구들로 치환하면서 총 16가지의 놀잇감을 추출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축구 골대가 필요하다는 어린이의 의견은 ‘축구 골대’를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축구 골대도 만들 수 있고 다른 놀이에도 사용될 수 있는 천, 막대기, 연결 브릭으로 치환했지요.
Q. 놀이 도감, 내 손 안의 놀이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놀이에는 정답이 없다. 놀이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놀 시간과 안전한 공간, 따스한 분위기만 있다면 어린이들은 원래 잘 논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내 손 안의 놀이터' 전시물이 놓여 있는 박물관 공터 ‘꿈자람터’는 매일매일이 운동회가 열리는 신나는 놀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정작 '내 손 안의 놀이터'에 들어 있는 놀잇감들을 보면 정말 ‘별거’ 없거든요. 그럼에도 별 것 없는 공터에서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놀이 공간과 시간, 그리고 그들의 놀이를 따스하게 지켜봐 주고 함께 놀아주는 어른과 친구들이 있다면 어린이들은 원래 ‘잘’ 노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별 것 아닌 놀잇감들로 어마어마하게 즐겁게 노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조금의 비어 있음만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노는 방법적으로나) 있다면 어린이들의 삶은 놀이로 가득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별 것 아닌 놀잇감들로 어마어마하게 즐겁게 노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조금의 비어 있음만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노는 방법적으로나) 있다면 어린이들의 삶은 놀이로 가득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Q. 어린이자문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친구들이 너무 고생했죠. 자문단 친구들을 너무 착취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도와줘서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올해 자문단 활동을 하면서 저 스스로 어린이들이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모르는 게 많고 할 수 없는 게 많아서 가르쳐줘야 한다는 개념의 티칭이 아니라 코칭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어린이들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은 인생의 선배로서 옆에서 '이런 것도 있어'라며 코치해주는 자세가 좋은 교육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어린이들이 접하지 않아서 몰랐을 뿐이지 조금만 시간을 주고 탐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면 성인보다 훨씬 나은 의견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달까요? 서문도 그렇고 성인보다 뛰어난 글을 만들어낸 것이 결국은 어린이 안에 모든 것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자로서 저에게 이런 새로운 깨달음을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Q. 이번 전시 관련해서 언제 가장 뿌듯하신가요?
어린이와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해요. 이번 전시를 운영하면서 야외 공터 '꿈자람터'에서 신나게 뛰어놀면서 폐관 시간을 지나서도 더 놀다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어린이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해요. 또 전시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무언가..'표정 없는’ 얼굴로 왔다가, 끝나고 ‘살아 있는 듯한’ 표정으로 돌아갈 때 가장 뿌듯한 것 같습니다.
Q. 어린이들이 학예사님을 어떤 어른으로 기억해주길 바라시나요?
그냥 무슨 말을 해도 믿을만한 어른이다. 믿을만한 선생님이다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내 의견을 존중해주고 나와 내 또래 친구들을 존중해주는, 어린이들을 존중해주는 어른이라고 기억해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전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만나보기:
글: C Program Play Fund 김정민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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