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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Oct 03. 2016

7기-모바일시대 쇼핑몰 전략의 희비(2012~2013)

역사학과 출신 UX기획자가 작정하고 정리하는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

*본 기고글의 저작권은 작성자 이미준에게 있습니다.

*허가 없는 무단 복제 사용 및 인용은 불허합니다.


모바일, 조연에서 주연으로

2010년부터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모바일퍼스트’를 이야기했지만, 국내에서 쇼핑몰에서 모바일은 조연의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대체로 기존의 PC 사이트의 최소한의 기능만 운영되거나 모바일 페이지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2011년까지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이 기세를 타고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급성장하게 되었다. 2012년이 되면서 모바일 경쟁력은 화두가 되었고 대형 쇼핑몰에서는 모바일 경쟁력을 얻기 위해 본격적인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게 되었다. [i]


환경변화에 따른 각 쇼핑몰의 전략

1999년 발효된 전자상거래 기본법의 개정안이 2012년 7월에 발효되면서 쇼핑몰 트래픽으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옥션, G마켓에게는 또 하나의 부담이 발생했다.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에서는 모조품 및 온라인 판매 사기에 대한 소비자 피해에 오픈마켓의 연대 책임을 묻는 내용이 추가됨에 따라 오픈마켓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판매 상품의 질에 대한 문제는 오픈마켓에 리스크로 작용하였다. [ii]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오픈마켓은 상품의 질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다. 기존의 ‘싸구려’ 제품을 판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이베이의 G마켓과 옥션은 롯데닷컴과 제휴하여 2011년 롯데백화점의 상품을 판매하는 ‘롯데백화점관’을 열고 오프라인 3사 백화점의 상품을 차례로 입점시킨다. 

 

 이 제휴에 대하여 필자는 종합쇼핑몰의 선택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독이 되었다고 판단한다. 상품을 소싱하고 공급하는 입장에서는 오픈마켓을 새로운 채널로 인식해서 단기적인 매출 이익을 보았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이미 오픈마켓의 트래픽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실질적인 패배 선언이자 유일한 경쟁력을 소모해버리는 계기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당시에 종합쇼핑몰과 오픈마켓은 고객들에게 확실히 다른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었다. 종합쇼핑몰로 분류되는 롯데닷컴, CJ몰, GS샵, 신세계몰, 현대 e샵의 경우, 브랜드 다양화, 상품 고급화, 상품 신뢰성을 바탕으로 그룹 사내의 홈쇼핑이나 백화점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반면에 오픈마켓은 가격비교 사이트의 성장 속에서 저가경쟁을 이끌어오면 트래픽을 끌었지만, 고객 인식 속에서 구매 시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았다. 실제 UI에서도 이런 차이점이 크게 보였는데 PC 화면 중심으로 봤을 때 종합쇼핑몰의 정보가 일관되고 가지런했다면 오픈마켓의 상품은 검열되지 않은 복잡하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많았다. 

 하지만 종합쇼핑몰의 핵심 경쟁력인 백화점 상품이 오픈마켓에 유입되면서 쇼핑몰간의 차별성은 희석되기 시작하였다. UI 차원에서도 모바일 쇼핑 중심으로 점차 넘어가면서 모바일이라는 환경 특성상 단순화하게 되면서 기존의 각 사이트가 가진 차별성은 희석되고 표준화되었다. 고객들이 더 이상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을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2013년 1월의 코리안클릭 자료를 보면 오픈마켓 3사의 트래픽은 종합쇼핑몰의 2배 이상을 보이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iii]


온라인 상거래 관련 법규의 증가

 이 시기에는 법적인 조치도 많이 강화되었다. 온라인 쇼핑몰의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모조품 외에도 상품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있었다. [iv] 앞서 언급된 오픈마켓에 대한 책임을 높이는 전자상거래법의 개정뿐 아니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행이 많이 생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8월에는 상품에 대한 정보 고시를 통해 35개의 품목군별로 구매에 필요한 주요 항목을 상품정보에 모두 표시해야만 하는 ‘전자상거래 상품정보제공 고시’를 시행했다. 이를 어길 시 과징금 부과기준을 높여서 강제력도 높였다. [v]2011년도에 시작된 정보통신망법도 개정되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의 의무화 시행을 선언했다. [vi]이에 따라 각 쇼핑몰에서는 2013년 연말까지 ISMS 인증을 받기 위해 시스템의 구조 및 내용에 대한 대단위의 수정 개발이 필요했다. 또한 2014년 도로명주소 전면 실시에 앞서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는 솔루션의 도입도 추진되어야만 했다. [vii]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법적 조치들에 대한 대응 이슈가 발생하면서 쇼핑몰의 많은 비용이 투자되었다. 당시 대 부분의 쇼핑몰들이 이 법령들을 맞추기 위해 별도의 비용을 들여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다. 이 시점에 해외에서는 빅데이터가 이슈화 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SNS를 통해 수요나 성향을 예측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기였다. 아마존의 경우 2005년부터 개인화 서비스를 구성해 빅데이터를 통한 추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왔다. 이 시점에 국내에서는 법정 규정을 맞추는 것에 많은 비용르 투자해야 했기 때문에 미래 트렌드를 위한 인프라 투자비용을 예산으로 편성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또한 이러한 온라인 상거래의 규제는 소비자들의 보호를 위해 마땅히 필요한 내용이었지만 정책의 실효성 측면에서는 아직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UI적인 측면에 있어 필자의 생각은, 수시로 개정되는 공정거래 위원회의 권고사항은 너무 텍스트 위주로 노출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어 모바일 환경과 같이 노출 공간이 부족한 경우 심각한 공간 낭비를 초래했다. 또한 실제로 고객이 유용하게 사용할만한 정보인지 여부와 실제 제대로 기입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남았다. 


모바일에서의 국내 소셜커머스의 성장

 한편,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의 성장세가 거셌다. 쿠팡의 경우 2013년 1월에 이미 전통적인 종합쇼핑몰들을 제치고 오픈마켓 뒤를 바짝 따라갔다. 특히 모바일에서의 트래픽은 오픈마켓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등하게 기록했다. 모바일 환경에서 소규모의 상품만을 흥미롭게 제시하는 소셜커머스 모델이 다수의 상품을 알아서 찾아가도록 하는 구조보다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viii] 기존의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들은 이에 대응하여 각종 ‘원데이 딜 플랫폼’을 만들어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여전히 PC 중심의 조직구조 때문에 빠른 대응이 어려웠다. 

 소셜커머스의 규모가 커지면서 소셜커머스의 판매 상품군도 쿠폰에서 택배상품으로 많이 이동하였다. 쿠팡의 경우에도 1000평 규모의 자체 물류센터를 도입하면서 택배 배송 시 철저한 재고관리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완벽한 재고관리가 가능한 구조는 아마존의 FBA 물류창고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기존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에서 재고관리의 맹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참고로 기존의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은 입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상품을 등록하기 위해서 각각의 파트너 사용 Admin에서 상품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때문에 여러 쇼핑몰에 중복으로 입점되어 있는 제조사에서는 동일한 상품의 정보를 여러 번 등록해야 하는 것이 문제였다. 쇼핑몰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쯤부터 솔루션 업체가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EC모니터, 플레이오토 등의 솔루션은 솔루션 Admin 하나에서 상품을 등록하면 자동으로 제휴되어 있는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에 모두 상품을 등록해주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이 때문에 재고에 있어서도 각 사이트별로 실제 구매 가능한 재고 수량을 별도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반면에 소셜커머스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딜 상품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많은 내부 직원 인력이 직접 흥미 있는 상품 이미지와 마케팅 문구 등을 제작했기에 미리 정확한 재고를 계약해 놓을 수 있었다. 또한 각 제조사에서 직발송하는 대신에 물류창고에 입하해 두고 더 정확한 배송일자도 약속할 수 있는 시스템적 기반이 갖췄다. 실제로 쿠팡이 재고관리가 가능해지면서 ‘배송지 연보 상제’나 ‘품절 보상제’ 등 고객만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2013년 11월 소셜커머스 최초로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ix]



모바일 기반 서비스의 등장

 모바일 내 쇼핑몰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기존의 가격비교 서비스도 모바일로 옮겨온다. 기존 포털의 서비스는 물론이고 각 사이트의 특가 딜만 모아놓은 ‘홈쇼핑 모아’,’ 쿠차’ 등의 앱이 push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PC에서의 패턴이 한번 더 모바일상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판단해볼 수 있다.  

 국내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사업들도 눈에 띄게 성장하는데,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를 표방하는 서비스들이 대거 진출하기 시작했다. 2013년 네이버는 PC 기반 서비스가 아닌 모바일에 최적화된 UGC 플랫폼인 ‘네이버 포스트’를출시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모바일에 적합한 카드 형식의 콘텐츠를 만든 피키캐스트(Pikicast)와 온라인 웹툰 서비스 앱인 레진코믹스는 대중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2013년을 가장 대표하는 모바일 산업은 카카오톡의 게임사업이었다. SNS를 기반으로 플레이어 간의 관계를 이용한 플래시 게임은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에서도 크게 성장했었는데 동일한 방식을 메신저에 적용한 ‘애니팡’의 엄청난 성공으로 메신저 플랫폼은 단순히 메신저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해외에서는..IoT를 대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실험과 모바일 디자인의 성장

한편, 해외에서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정착이 이미 이루어지고 그 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벨트, 반지, 시계, 안경 등등 모바일을 대체할 만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실험과 출시가 시작됐다. 2013년 출시된 ‘구글 글라스’와 맥박수 체크 기능을 앞세운 스마트밴드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엄청난 기세로 성장하던 페이스북은 다수의 기업이 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하며 초기 수요자들이었던 젊은 층의 이탈이 시작되었다. 젊은 층의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혹은 핀터레스트 등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2013년에‘아마존 프레시’와 ‘아마 폰 프라임 에어(드론 배송)’계획을 내세우며 단순한 추천을 넘어서‘수요예측에 통한 구매대행’와 정기배송 등의 서비스를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UI적으로 2013년에 출시된 IOS7의 플랫디자인도 모바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PC 스타일을 모바일에 옮기기 바빴기에 ‘스큐어모피즘’이라고 하는 화려해 보이는 그림자나 입체적으로 보이기 위한 깊이, 반사효과 등을 넣어서 구성했었다. 때문에 일부 모바일 화면에서는 사용자가 ‘터치영역’을 인식하기 어렵거나 정보전달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아 사용자가 예측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플랫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한층 모바일과 멀티 디바이스에 적합한 형태의 ‘단순화’되어 인지하기 쉽고 ‘플랫’ 하여 터치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플랫디자인의 경우 심플함을 추구하기 위해 너무 많은 디테일 요소를 삭제하여 동작을 불러오는 ‘어포던스’를만들기에 제한적인 부분이 있어 지속적인 개선안이 제기되고 있다.




*역사학과 출신 UX기획자가 작정하고 쓰는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

  들어가며

  1기- 온라인 쇼핑의 등장(1996~1999) 

  2기 - 커뮤니티, 쇼핑몰의 증가(2000~2003)

  3기 – 폐쇄적 수익구조의 강화(2003~2005)

  4기 – 가격비교 트레져헌터의 탄생(2006~2007)

  5기 - 모바일 앞에서 머뭇거리다(2007~2009)

  6기- 스마트폰과 개인정보보호법(2010~2011)




      

[i] 전자신문, [2012년 부문별 전망] 전자산업 – 유통, 2012.01.03, http://www.etnews.com/201201020003

[ii] 전자신문, [2012년 부문별 전망] 전자산업 – 유통, 2012.01.03, http://www.etnews.com/201201020003

[iii] 코리안클릭, 국내 온라인 쇼핑몰 순위, http://arthurdent.tistory.com/34

[iv] 디지털타임스, 잘 나가던 쇼핑몰, 꼼수 썼다 날벼락, 2012.05.13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2051402011432614005

[v] 아주경제, 인터넷 쇼핑몰 상품정보 표시 의무화,, “처벌 세진다”, 2012.05.20 http://www.ajunews.com/common/redirect.jsp?newsId=20120518000307

[vi] 아이뉴스 24 뉴스, ISMS 의무화 두고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 2013.2.22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menu=020200&g_serial=725673

[vii] 정책뉴스, 도로명주소 사용, 기업이 앞장선다! 2013.08.16 http://www.korea.kr/policy/pressReleaseView.do?newsId=155912094

[viii] 뉴스토마토, 티켓몬스터,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다!, 2013.5.29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367974

[ix] IT 조선, 쿠팡, 티몬, 위메프 소셜커머스 올해 목표는 ‘손님 모시기’ 경쟁, 2014.01.31 http://it.chosun.com/news/article.html?no=2548675&sec_no=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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