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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Oct 14. 2016

8기-배송혁명과 핀테크의 도약(2014)

역사학과 출신 UX기획자가 작정하고 정리하는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

*본 기고글의 저작권은 작성자 이미준에게 있습니다.

*허가 없는 무단 복제 사용 및 인용은 불허합니다.


모바일 서비스로 승부하는 소셜커머스

 '배송지연보상제'와 '품절보상제'를 무기로 소셜커머스 중에서도 가장 크게 성장하기 시작한 쿠팡은 유아동 상품군을 중심으로 '당일배송' 상품을 강화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일에 배송하는 것은 무리라 판단하고 '로켓배송'이라는 브랜딩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i] 

 쿠팡이 시작한 이러한 전략은 소셜커머스 업계에 큰 성장을 가져왔다. 쿠팡의경우 2011년 10% 수준이던 육아용품의 카테고리 매출 비중이 2014년에는 20%로 껑충 뛰면서 대표적인 핵심 카테고리로 성장했고 육아용품 상품수도 2012년 2,600여개에서 9,000 여개로 대폭 확대했다. 티몬의 경우에도 2012년 매달 20억원 수준이었던 육아용품 매출이 월 200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이러한 쿠팡을 필두로 소설커머스의 육아용품 판매의 핵심 전략은 기존의 이커머스 전략과 다소 차이를 나타났다. 기존의 이커머스간의 경쟁의 메인 요소는 저가 가격경쟁과 다양한 상품군의 확대에 방점이 찍혀있었고, 이에 따른 부작용때문에 부수적인 요소로는 신뢰도의 문제였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로 완전히 전환되면서 성장한 소셜커머스의 경쟁요소는 달랐다. 

 3사 소셜커머스의 핵심 경쟁요소는 '쇼핑 편의성'이었다. 아이 육아용품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쓰는 '20~30대 엄마들의 빠른 모바일 쇼핑'을 핵심 서비스 전략이 되었다. '큐레이션' 방식의 소수 상품을 '딜 가격'에 제공하면서도 '당일 혹은 익일'내의 빠른 배송을 강조했다. 모바일 시대의 고객들의 라이프패턴을 정확히 파악했기에 가능했다. PC를 켤 필요없이 아이를 업고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상품을 구매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침대에서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엄마들의 패턴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소셜커머스에 적합한 타겟이었다.  또한 젊은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있던 이유식 배달 서비스나 해외 유아상품을 수입하는 등 자체적인 딜 상품을 개발하여 타겟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ii]


쿠팡, 배송 혁명으로 소셜커머스를 주도하다

 하지만 쿠팡이 다른 3사의 추격을 따돌리고 독보적인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배송서비스였던 '로켓배송'의 '쿠팡맨' 이 주효했다. 2014년 3월 시작한 로켓배송에서는 '쿠팡맨'이라고 이름붙인 자체 직원이 직접 배송을 시작했다. 이를 기점으로 '와우 딜리버리'라는 행사를 통해 임직원 100명이 직접 배송기사가 되어 감사말을 적은 화분을 상품과 함께 전달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결제 이후 고객과의 핵심 접점이 되는 배송서비스에 대한 쿠팡의 전략적 방향이 완성되어 갔다. 

 발송 이후에는 외주 택배사에게 전담시키는 기존 이커머스사들은 고객 경험이 만들어지는 시점을 관리할 수 없다는 단점을 정확하게 정조준했다. 명절기간 등 배송물동량이 늘어날 경우 파손, 지연, 변질과 같은 배송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와중에 쿠팡은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정확한 재고와 빠른 배송, 쿠팡맨들의 친절 및 손편지 등 차별화 서비스에 대해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배송혁명'은 쿠팡의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되었고, 월 거래액이 2,000억원을 돌파하며 1년새에 2배가 넘는 가파른 상승폭을 이루어냈다.[iii] 이러한 성장은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항상 안고있는 투자문제의 해결기반이 되었다. 투자업체들은 이러한 성장가능성에 주목했고 2014년 5월에는 세퀘이아캐피털로부터 1000억원을, 12월에는 미국 블랙록에서 3300억원의 투자금을 추가 유치할 수 있었다.[iv] 


 그러나 잊지말아야 할 점은 쿠팡이 모바일시대의 서비스로서 대세로 떠올랐을 뿐이지 실제 PC와 모바일을 합친 트래픽과 매출은 여전히 오픈마켓인 11번가와 G마켓을 따라잡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소셜커머스가 오픈마켓과 상대하기에는 상품수 자체가 굉장히 차이가 날수밖에 없는 쇼핑몰 업태의 구조적 차이가 있다. 소셜커머스는 기존의 운영 방식으로는 상품수를 무제한 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딜'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초기 로컬 쿠폰 및 할인티켓 판매로 시작한 소셜커머스 3사는 모바일 쇼핑의 트랜드를 잡으며 상품 판매 카테고리를 점차로 넓혀왔다. 이러한 판매 상품군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싸구려' 이미지를 없앨 수 있는 전사적인 마케팅 캠패인도 진행했다. 전지현, 수지, 신민아 등 고급스런 이미지의 여배우들을 기용하여 패션, 생활, 뷰티 카테고리에 대한 인식 개선을 노렸다. [v] 이는 추후에 오픈마켓을 상대하기 위한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작업이었다고 해석가능하다. 



오프라인 유통, 온라인을 인정해야만 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성장세가 둔화될 거라는 예상속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신규출점은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점쳐졌다. 때문에 2013년부터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온라인으로 진출을 강화되기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신세계 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은 'SSG닷컴'이라는 이름으로 '통합'의 방향을 택했다. 2014년 초에 오픈한 SSG닷컴은 브랜등을 하나로 모으고, 오프라인 유통 중심의 몰들을 하나의 온라인 몰로 통합함으로써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충성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전자결제 결제대행 법인(PG)도 설립하여 신세계 계열사들에서 범용으로 전자결제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2012년 문을 연 프리미엄쇼핑몰을 표방하는 '엘롯데' 뿐만 아니라 모바일, 카달록, 오프라인 매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고민했으나 큰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다. 또한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롯데백화점 상품의 유통 채널도 다각화했다. 롯데닷컴을 통해 판매하는 이베이(옥션, G마켓)뿐만 아니라 롯데홈쇼핑을 통해 11번가로의 상품을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H몰에 7개의 지점을 추가로 입점시켰으나 다른 두개의 경쟁사가 옴니채널을 표방한다면 현대백화점은 멀티채널 전략에 집중했다. CJ몰에는 4개점, 11번가와 네이버샵N에도 업계 최초로 진출해서 상품 구매에 대한 채널 접점을 넓히려고 했다. [vi]


해외직구와 역직구, 위기 그리고 기회

 2013년 블랙프라이데이는 국내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내 쇼핑몰들이 대형 세일을 하는 날로 SNS 등을 통해 국내에도 이 소식이 많이 전파되면서 소수에게서 이루어지던 해외직구는 큰 트랜드가 되었다.. '한번도 안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해외쇼핑을 통해 TV나 컴퓨터 등의 가전과 해외 유명 브랜드의 아동복 등에서 이른바 '득템'을 하는 사례가 전해지기 시작하면서 2013년 연말은 아마존 등에서 한국 고객들에게 무료 배송을 제공하는 등 해외직구가 이루어졌다. [vii]

 전통적인 종합쇼핑몰과 오픈마켓은 주로 가격경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외직구도 큰 타격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또다른 해외 직구인 역직구 모델로 관심을 돌렸다. 

 오픈시점부터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11번가의 경우 2013년 3월 터키와 합작을 통해 'n11.com'을 오픈했고 인도네시아로도 진출하기 위해 MOU를 체결했다. [viii] 롯데닷컴은 일본 법인 자회사를 통한 일본 롯데닷컴을 오픈하고, 국내에서도 IP 감지를 통한 역직구 모델로 19개국에서 접근 가능한 글로벌관을 오픈했다. 글로벌관은 기존의 한국내 UI와 UX아이덴티티를 유지한 채 결제수단만 해외에서 사용가능한 형태로 개발되었으며 모바일은 없이 오로지 PC로만 제공됐다.[ix]

 G마켓, 11번가, CJ오쇼핑의 경우도 영문사이트를 개선하여 해외 결제시스템을 연결하여 역직구몰로서 기능을 강화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역직구 모델은 기존의 종합쇼핑몰이 오픈마켓과의 경쟁에 쳐했을 때 B2B 사업으로 전략을 변경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타겟 고객과 대상 시장이 바뀌었지만 국내의 판매 UI와 판매 전략이 그대로 적용하여 빠르게 오픈하는 전략이었다. 이는 국내의 해외직구의 특징과 한계가 그대로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고 본다. 국내의 해외직구족도 '가격'과 '국내에서 접할 수 없는 상품'에 메리트를 느끼고 해외직구를 했지만 전체적인 시장으로 확대되지는 못했다. 오히려 구매대행회사의 성장을 가져왔다.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국내의 노하우만으로 만들어진 영문사이트로는 궁극적인 해외진출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이미 국제시장에서 봤을 때 최소 1~2년씩 늦은 쇼핑몰 트랜드를 보이고 있었고 PC매장 중심의 해외진출이었다는 점에서 진출 시장을 선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진출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 


핀테크 서비스의 도약

 한편, 2014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확산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서비스가 출시했고 중국을 중심으로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 등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위조지폐률이 굉장히 높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안전한 페이결제에 대한 관심과 이용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국내에서도 삼성페이 간편결제 서비스가 출시했고 SK플래닛의 페이핀,  KT '모카PAY', LG '페이나우' 통신사와 카카오PAY 포털에서도 간편결제 서비스가 나왔다. TOSS, 뱅크월렛카카오 등 간편계좌이체 서비스도가 나왔다. NHN엔터에서도 페이코(PAYCO)를 중심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 카드사에서 운영하는 앱카드서비스, 간편결제 서비스 등과 통합 결제 서비스의 범람으로 쇼핑몰들은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각각의 페이에 대한 공통적용 모듈이 없기 때문에 모든 페이를 다 붙이려고 하면 그만큼의 개발이 필요했고, 오히려 페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고객이 불편을 끼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3초결제' 라고 불리는 간편결제의 편의성은 이커머스에서 꼭 필요한 수단이었다. 간편결제 시스템을 통해 카드번호 등의 결제 정보를 미리 보유하고 있으면 아마존처럼 '1클릭 결제'나 'Subscribe 판매'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베이의 경우 2014년 4월 '스마일페이'를 런칭하고 PC, 모바일에서 모두 동일한 결제방식을 제공하여 빠른 구매를 이끌어 내려고 했다. 이러한 시기를 시작으로 SSG과 11번가, 쿠팡 등은 간편결제를 내재화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하여 PG등록을 하거나 업무협약을 통해 페이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네이버 체크아웃 등도 적극적으로 결제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기는 네이버페이를 준비하게 되었다. 2015년을 목표로 수많은 페이들이 준비되기 시작했다. 



그밖에 해외에서는..

 해외에서는 샤오미 등 회사들이 디바이스간 네트워크 IoT 디바이스를 염두에 두고 다양한 디바이스가 출시됐다. 국내에도 샤오미 보조배터리, 체중계, 무선공유기 등이 인기를 끌었다. 

 SNS에서도 세대변화가 일어났다. 가장 크게 활성화 됐던 페이스북은 광고매체들이 많이 진출하면서 기존의 젊은 층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다. 젊은 층은 핀터레스트와 인스타그램과 같이 해시태그를 기준으로 관심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정보공유가 가능한 SNS로 번져나갔다. 해외에서는 2014년에 이 두 사이트의 사용자가 페이스북을 추월하기도 했다. 




*역사학과 출신 UX기획자가 작정하고 쓰는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

  들어가며

  1기- 온라인 쇼핑의 등장(1996~1999) 

  2기 - 커뮤니티, 쇼핑몰의 증가(2000~2003)

  3기 – 폐쇄적 수익구조의 강화(2003~2005)

  4기 – 가격비교 트레져헌터의 탄생(2006~2007)

  5기 - 모바일 앞에서 머뭇거리다(2007~2009)

  6기- 스마트폰과 개인정보보호법(2010~2011)

  7기-모바일시대 쇼핑몰 전략의 희비(2012~2013)





      

[i] 아시아경제, 티몬·쿠팡, 육아용품 배송 경쟁, 2014.04.23,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42309513929859

[ii]서울경제, 싸고 빠르게 기저귀 클릭, '맘' 편해진다, 2014.07.3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1&aid=0002554363

[iii] 아이티투데이, 2014.12.17, http://www.it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029

[iv] 컨슈머타임즈, [기자수첩] 온라인유통산업 미래 '배송혁명'에 달렸다, 2014.12.15, http://www.c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2917

[v] 서울파이낸스, 소셜커머스3사, 스타마케팅 효과 '톡톡', 2014.12.09, http://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169

[vi] 스포츠한국, 백화점 "온라인으로 대반전", 20131029, 

http://sports.hankooki.com/lpage/life/201310/sp20131029154935109540.htm

[vii] 이데일리, 120만원짜리 캐나다구스, 해외직구하면 70만원, 2014.01.01.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A21&newsid=01249686605953456&DCD=A00102&OutLnkChk=Y

[viii] 한국경제, 터키에 11번가 성공진출, 글로벌 플랫폼 도약, 2014.01.10,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10927771

[ix] 조선비즈, 롯데닷컴,역직구사업진출, 2014.02.20,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20/20140220030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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