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에 나온 줄 서서 기다리는, 카페 imi 대표의 창업 생존기
로망. 누구나 카페를 좋아한다.
우아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의 카페 한 번 열어보고 싶은 생각. 한 번쯤은 해봄직한 상상이다. 그런 당신이 드디어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가게를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한다.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는 상권에 적당한 크기의 공간을 찾았다. 임대료는 200만 원. 그럼 여기서 얼마나 팔아야 조금이라도 남을까?
2000만 원
임대료의 10배만큼 매출을 낼 자신이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라! 수요미식회에도 나온, 9년간 4개의 카페를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카페 ‘imi’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카페 창업한다면 뭐부터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먼저 커피 공부를 해야겠어요’라고 답한다. 땡! 틀린 답변이다. 대행해서 원두부터 머신까지 대행해서 초기 세팅해주는 업체도 많다. 더 중요한 것은 ‘카페 수익 창출 방법’이다. 커피를 잘하는 곳이 잘된다면 세계대회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매장이 최고 매출을 올려야 할 테다. 하지만 실제로 오히려 그런 매장이 1년도 안 돼서 접고 나가는 경우도 많다. 카페 imi의 큰 인기 비결 중 하나는 환상적이고 정교한 디저트다. 대표의 동생이 일본에서 4년간 제과를 배워와서 가능했다. 그럼 이것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동생과 함께 유학한 동기, 선후배 중 돈 잘 버는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시 강조한다. ‘수익 창출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
일반 식당에 비해 식재료 로스가 적고, 원가도 저렴한 편이다. 마음만 먹으면 로스율은 제로에 가깝게 만들 수도 있다. 정말 큰 장점이다. 하지만 회전율과 객단가가 또한 낮기 때문에, 같이 평형 수 식당 대비 매출이 훨씬 낮다. 카페에 항상 사람이 가득 차 보이는 것은 회전율이 낮기 때문이지, 매출에는 도움이 안 된다. 이런 현실에도 많은 사람들이 목표 매출조차 생각해보지 않고 카페 창업을 시도한다.
임대료 10%, 인건비 30%, 재료비 30%, 세금 10%, 기타 5%, 결과적으로 수익은 15%. 사장인 ‘나’가 일하지 않고 내는 이상적인 카페 수익 구조다. (당연히 이상적으로 돌아가도록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년간의 안정기도 필요하다.)
임대료 10%
앞서 말했듯 임대료 200만 원의 매장을 시작했다면 목표 매출은 임대료의 10배인 2000만 원은 돼야 한다. 휴무가 없는 가게 기준으로, 3일 치 매출로 한 달 임대료를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4일 치까지도 그럭저럭 망하지는 않는 정도다)
* 참고, 스타벅스는 임대료 대신 매출의 15-18%를 수수료로 내기도 한다. 이 경우는 약 5일 치 매출이 임대료를 갈음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인건비 30%
사장이 바에서 영업을 하지 않았을 때 기준이다. 2019년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이다. 직장인 출근 시간에 맞춰 아침 8시에 오픈하고, 저녁 9시에 닫는 카페를 가정해보자. 하루 총 13시간 운영, 오전과 오후 타임 알바를 각각 한 명 고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주휴수당을 빼고 계산해도 약 330만 원이다. 피크 시간 때를 생각하면 한 명으로는 택도 없다. (임대료가 200만 원 수준인 가게라면 유동 인구도 꽤 될 텐데…?) 아주 적게 잡아 피크 때만 시간당 2명을 쓴다고 가정해도 거의 500만 원이다. 물론 식대, 4대 보험, 퇴직금은 별도다. 창업 규모가 작다면 무조건 사장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잘 운영된다면) 매출의 45~50%까지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인건비 줄이는 꿀팁!
매장이 크든 작든 무조건 식기세척기를 사라! 퇴직금도 식대도 안 줘도 되면서 할부도 된다. 항상 사장보다 먼저 출근해 있다. 감정적으로 부딪힐 일도 없다. 적은 값의 전기료로 엄청난 힘을 아낄 수 있다. 자영업을 하다 보면 하루 종일 매장에서 고군분투하다가 집에 와서는 쓰러져 잠들어버리기 마련이다. 힘이 있어야 어떻게 하면 영업을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도 할 수 있다.
인력을 효율적으로 - 매뉴얼은 필수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소소하게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갑자기 케이크에서 머리카락이 나온다면? 3-4인석에 2명이 와서 앉겠다고 한다면? 아르바이트생이 베테랑이 아닌 이상, 당황해서 미숙하게 응대하기 마련이다. 다양한 돌발 상황에 ‘일관성’ 있게 대처하기 위해서 매뉴얼이 필요하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에게 숙지시켜 비효율을 최소화한다. 고객 응대뿐 아니라 직원 관리 차원에서도 매뉴얼은 필수다. 카페 특성상 바쁜 시간은 집중되어 있다. 그렇다고 손님이 없을 때 일이 없지는 않다. 머신과 냉장고 청소, 바닥 닦기, 케이크 상자 접어두기 등 다양한 업무가 있다. 그때마다 사장이 와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기 시작하면 직원은 이를 잔소리로 여긴다. 이런 상황에서 말보다 효과적인 것은 문서화된 체크리스트다. 직원 스스로가 체크리스트로 본인이 할 일을 확인하고 실행하게 하면 업무에 구멍이 덜 날뿐더러 굳이 사장이 잔소리하지 않아도 된다.
재료비 30%
커피는 어떤 원두를 쓰느냐에 따라 재료비가 천차만별이다. 스*벅스 커피 한 잔의 원두 원가가 몇 백 원 수준이라는 이야기는 다들 한 두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혹은 동일한 계열사인 롯*리아와 엔*리너스가 같은 품질의 원두를 쓴다는 기사도 있었다. 최근에는 차별성을 위해 다양한 디저트 메뉴도 구비하는 경우가 많아 재료비가 높아지는 추세다. 카페 imi는 고품질의 원두를 고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료비가 높게 책정되어 있다.
일회용 컵을 포함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드는데 원가가 어느 정도 드는지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면 좋다.
이렇게 매출 구조를 세팅했다고 해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다 부질없다. 기호식품에 있어서 나음을 증명하기란 불가하다. 어떤 것이 더 나은 커피인가?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면 경쟁하지 않아야 한다. 7000원짜리가 900원짜리보다 더 낫다고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다름을 만들어 내는 법은 다음 글에서 이야기하겠다.
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 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2019년 한 해동안 1,000개 가 넘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칭 이벤트 전문가)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사람과 사람들의 접점을 이어 파동을 일으키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현)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전) 독일 UNCCD(유엔사막화 방지기구)
석유화학회사 환경법, 환경정책 관련 업무
와인 21 객원 기자
서울대학교 국제 협력본부 학생대사 이벤트 팀장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