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장애를 겪는 당신을 위한 트렌드 책 추천 - by 듣똑라
매년 10~11월이 되면 엄청난 양의 트렌드 책이 쏟아진다. 서점 중앙의 매대를 가득 채운 ‘트렌드’ ‘2020’ 키워드. 많아도 너무 많아서 오히려 어지럽다면? 선택 장애 및 난독증을 겪는 당신을 위해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책 4권을 소개한다.
트렌드 책 중 무엇을 골라야 할까?
책들을 관통하는 공통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1. 트렌드코리아 2020 – 김난도 교수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2. 2020 트렌드노트 - 다음소프트 생활변화 관측소
3.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 대학내일20대연구소
4. 라이프트렌드 2020 - 부키
가장 인기있는, 트렌드 책 계의 고전 중 고전. 초판 1쇄가 10월 24일에 나왔는데, 거의 10일 만에 5쇄를 찍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직장인이라면 꼭 사는 트렌드 책으로 과거에도 소확행, 뉴트로 트렌드를 제대로 짚어 냈다. 현상을 명료하고 쉬운 '개념어'로 잘 뽑아낸다. 매년 해의 전체 키워드 하나를 발표하고 10개의 소비트렌드를 뽑아낸다. 2020년의 키워드는 'MIGHTY MICE'
Big Data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진과 그래픽 자료가 많다. 매월 1억 2000만 건의 소셜 빅데이터에서 1000여 개의 키워드를 도출해 변화상을 관찰하고, 이를 인사이트로 정리하는 작업을 한다. 시각자료 때문에 가독성이 높다. 각 꼭지마다 마케터를 위한 정리 구문이 있어서 읽기 편하다. 트렌드코리아 2020이 조금 더 교과서 같은 느낌이라면, 조금 더 가볍고 위트 있다. 무엇보다 얇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2013년 ‘혼밥’이 처음 등장한 이래 2018년 유사한 패턴의 키워드가 39개까지 증가했습니다 ‘. 혼술’, ‘혼영’, ‘혼커’, ‘혼스시’, 지금은 ‘혼라이프’라는 말까지 광고에 등장했지요. 생활변화관측소는 신조어에 주목하지는 않지만 신조어의 외연이 넓어지는 것은 포착합니다‘. 혼○’ 단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나만의 즐거움을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설거지나 빨래 같은 집안일도 대부분 혼자 하지만 ‘혼설’, ‘혼빨’과 같은 단어는 생겨나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오히려 ‘독박육아’처럼 당연히 같이해야 할 일을 나 혼자 하고 있다는 불평의 뉘앙스를 전달하죠. ‘혼밥’이나 ‘혼술’을 ‘밥 먹을 사람조차 없다’는 등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읽은 일부 언론도 있었지만, ‘혼○’은 관계 단절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적극적인 즐거움의 표현어입니다. --- 「책머리에」중에서
세대 타깃이 딱 맞춰서 나온 책. 트렌드를 만드는 세대의 이야기에 집중 조명한다. 사례가 많고, 30대라면 이해하기 힘든(?) 젊은 세대의 놀이 문화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다. 매년 다섯 가지 키워드를 발표하고 있으며, 신조어 사전 코너가 있다. 당신의 트렌디함을 확인해보기 위해 사전 중 모르는 단어가 몇 개인지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매년 부키라는 출판사에서 발행하고 있는 트렌드 책이다. 2018년 ‘아주 멋진 가짜 CLASSY FAKE’, 2019년 ‘젠더 뉴트럴 GENDER NEUTRAL’에 이어 2020년에는 '느슨한 연대 WEAK TIES'를 메인 테마로 발표되었다. 책 두께가 결코 얇진 않고, 시각 자료가 없어서 진도는 잘 나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해외 사례가 꽤 풍성하게 다루어져 있다.
1. 느슨한 연대
거의 모든 책에서 등장하는 개념이다. 대표적으로 취미와 취향 기반의 살롱 문화가 다수 언급되었다. 독서, 댄스, 반려동물, 자전거 등 그 종류와 수는 셀 수 없다. 학연, 지연, 혈연보다 스스로가 직접 선택하고 만든 '취향'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 취향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말 트기고 공감하기도 쉽고 소속감도 느껴진다. 모임에 나가다가 마음에 안 들면 안 나가면 그만이다.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안 보면 된다. 말 그대로 느슨한 연대다. 최근 생활변화연구소가 행복과 연관된 키워드를 빅데이터로 뽑았는데, '친구'가 '가족'보다 높았다. 가족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동시에 가장 불편한 관계일 수 있다. 가족은 서로의 기대와 실망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행복을 충족하기에는 친구가 더 좋다는 것이다. 친구의 개념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대학 동창, 회사 입사 동기 등 학연, 지연에 기반한 인간관계(= 실친)가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엔 랜선 친구인 인친 페친이 늘고 있다.
2. 공유경제, 구독 경제
공유, 구독 경제가 이슈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이런 추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것. 트렌드코리아 2020에 등장하는 '스트리밍 라이프', 요새 누가 음악을 다운로드해서 듣나, 멜론에서 구독해 듣지. 영화도 마찬가지다. 자전거나 킥보드를 사지 않아도 누구든 그때그때 필요할 때 빌려 탈 수 있다.
옷을 사지 않아도 특별한 상황에 입을 옷과 명품백을 빌려주는 서비스, 공유 오피스 공유 주방, 우버 택시, 퍼블리 폴인과 같은 월 구독 인터넷 콘텐츠, 나의 집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공유'는 깊게 파고들어있다. 대학내일에서는 이를 '클라우드 소비'라고 표현했다. 선택적으로 소유하고 나머지는 클라우드에 잠시 저장한다는 의미다.
3. 페어플레이어
선한 영향력, 진정성 키워드도 다수 등장했다. 최근 일본 기업 불매운동 '노노 재팬'이 대표적인 예다. 기업이 공정한지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여 소비를 결정한다. 새로운 애국주의의 한 형태인 이 트렌드는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는 무역 분쟁이 한창인 미국-중국에서도 애국심 마케팅이 전성시대다. 고객은 기꺼이 돈을 더 내더라도 '애국심'을 자극하는 기업 제품을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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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팟캐스트 '듣똑라'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2019년 한 해동안 1,000개 가 넘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칭 이벤트 전문가)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사람과 사람들의 접점을 이어 파동을 일으키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현)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전) 독일 UNCCD(유엔사막화 방지기구)
석유화학회사 환경법, 환경정책 관련 업무
와인 21 객원 기자
서울대학교 국제 협력본부 학생대사 이벤트 팀장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