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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Jan 11. 2020

나사(NASA)랑 콜라보한 국내 패션 브랜드가 있다고?

내놓는 제품마다 완판! 로우로우의 브랜딩 전략

집 밖으로 나가는 모든 순간이 여행이다. 지구를 떠나 인류가 가장 멀리 다녀온 곳은 달, 지구에서 달까지 여행한다면 어떤 가방이 필요할까?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 238,855 마일, 384,400km를 이겨낼 가방...?!

로우로우의 PROJECT 238,855

이런 장난스럽지만 원대한 질문을 던진 기업이 있다. 바로 패션 업체 로우로우(RAWROW). 로우로우는 어떻게 NASA와 콜라보하게 되었을까? 가방, 안경, 캐리어 등 내놓는 제품마다 완판 신화를 기록하는 로우로우의 브랜드 일관성을 이야기 해본다.




로우로우의 로고, 슬로건 등

로우로우의 로고는 심플하다. ‘-‘ 마이너스. 필요한 것, 중요한 기능 외에는 다 빼자는 의미. 덧으로, 슬로건은 ‘一日一生, Live More ; 한 번 살아도 잘 살자’다. 심플하다. 로우로우의 미션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집보다 밖에 나가 많이 보고 사세요’다. 


8년 전, 가방 하나로 런칭하다.

2012년 2월 4일 처음으로, 로우로우는 플리마켓에 가방을 내놓았다. 홈페이지도 없고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은 이 가방을 누가 살까. 그 날 ‘민우’라는 이름의 고객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덜컥 가방을 사 갔다. ‘첫 번째 고객’인 민우는 군대 휴가 때 빵을 사들고 로우로우 사무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감동받은 로우로우 이의현 대표는 ‘민우’를 위한, 그가 원하는 꼭 필요한 가방을 디자인했다. 아직도 ‘민우 가방’이라 불리는 이 제품은 꾸준한 베스트셀러다. 

베스트셀러 민우 가방


가방의 본질은 무엇인가? 물건을 담는 것이다. 이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 로우로우는 불필요한 장식과 디테일을 모두 제거하고 단순한 사각형의 제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안감을 밝게 만들어, 가방 깊숙한 곳의 물건까지 잘 보이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오래 쓸수록 더 애착 가도록 1년쯤 사용하면 스트랩이 자연스럽게 태닝 되게 했다. 너무 오래 써서 헤진 가방을 가지고 찾아온 고객에게 그 자리에서 새 상품으로 바꿔주기도 했는데, 그 이후 1년에 한 번 #changeyourbag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좌) 로우로우 가방  (우) 타사 가방 - 안감 색을 비교해봅시다


나사와 콜라보?!

서두에서 말했듯, 집 밖을 나가는 모든 순간이 여행이다. 그중에서도 인류가 가장 먼 거리로 여행을 간 것은 바로 달, 238,855 마일이다. 우주여행을 가려면 극한의 상황과 다양한 기후를 견디는 내구성과 기능이 필요하다. 로우로우의 캐리어는 주행, 낙하 등 네 가지 고강도 테스트를 통과했다. ISA(International Space Archives) 기관의 승인도 얻었다. 

시립천문대를 환희 밝힌 로우로우 로고

특히 재밌었던 것은 캐리어 런칭 행사. 달로 여행을 꿈꾸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까? 달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로우로우는 서울 시립천문대에서 캐리어를 최초 공개했다. 사전에 참가 고객에게 여권과 우주 여행 티켓을 보냈고, 여권에 스탬프를 모으면 우주 탐사 부루마블을 선물로 줬다. (실제 본인 여권을 가져온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천문대에서 진행된 캐리어 전시


그렇다면 로우로우 캐리어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최근엔 스마트한 기능을 탑재한 캐리어가 많다. 가만히 두면 따라오거나, 타고 갈 수 있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이 중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로우로우는 짐을 싸는 순간부터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여행지에 옮기는 모든 과정을 곱씹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포인트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아래와 같은 4가지 핵심 기술을 도입했다. 


로우로우의 캐리어

1. TT 핸들

면세점이든 어디든 쇼핑하다 보면 크고 작은 짐이 생긴다. 이를 쉽게 걸 수 있는 자전거 핸들 형태의 TT 핸들을 만들었다. 또한 핸들 부분을 고객이 원하는 가죽으로 커스텀할 수 있어서 네임택처럼 짐 식별이 가능하다. 

2. 스케일 핸들

캐리어를 포함한 짐 전체의 무게를 측정해주어, 수화물 비용을 예측하게 한다.

3. 사일런트 힐

일반 바퀴보다 20db이나 소리가 적은 바퀴를 사용했다.

4. 히든 포켓

캐리어는 내장 핸들 때문에 반드시 본체 뒤편에 사용되지 않는 공간이 생긴다. 여기에 숨은 포켓을 만들어서 보조배터리나 여권 등을 넣을 수 있게 했다. 


캐리어를 팔지 않는 캐리어 회사, 로우로우

캐리어, 자주 쓰이는 제품은 아니다. 여행 갈 때 일 년에 한두 번 쓸까? 보관하는데 부피도 크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 로우로우는 이런 고객들을 위해 무상으로 캐리어를 렌탈 해주기로 했다. 빌려주는 김에 가이드북도 함께 제공하는데, 고객이 어느 도시를 갈지 알려주면 직원들이 직접 가본 추천 명소를 소개한다. 단, 반드시 후기를 써야 보증금을 돌려주기 때문에 후기가 많이 쌓이고 있다. 




좋은 브랜드란? 로우로우의 브랜드와 제품 이야기

로우로우는 1등은 아니지만 사랑받는 브랜드를 추구한다.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서 해야 할 일과 해야 하지 않을 일을 구분한다. 본질에 집중하고, 모양새보다는 쓰임새에 우위에 두는 제품을 디자인할 것이다. 가방에서부터 신발, 안경, 그리고 캐리어까지 앞으로 로우로우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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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2019년 한 해동안 1,000개 가 넘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칭 이벤트 전문가)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사람과 사람들의 접점을 이어 파동을 일으키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현)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전) 독일 UNCCD(유엔사막화 방지기구) 

       석유화학회사 환경법, 환경정책 관련 업무

       와인 21 객원 기자

       서울대학교 국제 협력본부 학생대사 이벤트 팀장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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