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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Apr 18. 2020

전쟁이 만든 스타트업 천국,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실리콘밸리를 뛰어넘는 스타트업 강국이 된 이유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모두 가야 하는 군대. 20대 초반, 인생 황금기에 군대를 다녀오면 머리가 굳는다고들 합니다. 상명하복 문화, 개인의 혁신보다는 천편일률적인 조직 문화가 지배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대로 이스라엘은 군대문화로부터 스타트업 벤처가 꽃 핀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요? 전 세계에서 가장 밀도 높게 벤처 창업이 일어나는 나라, 유럽 전체 국가의 합보다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가 많은 나라, 중동 국가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은 면적 20만km2, 인구 840만의 작은 국가입니다. 대한민국 면적의 1/5(전 세계 150위), 서울시 인구보다 적습니다. 이 작은 나라의 나스닥 상장기업 수는 미국, 중국에 이에 3번째이고, 1인당 벤처 창업률은 단연 세계 1위입니다. 매년 무려 3,850개의 회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저어기 보이지도 않는 하늘색 부분이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은 2차 세계대전 종결 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접 아랍국가들과 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에 남녀 모두 병역 의무를 지고 있고, 보직에 따라서 길게는 7년간 복무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하였듯 군대는 개인의 창의력보다 단체 생활을 중시하는 특수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머리가 굳는다’는 통념이 많은데, 이스라엘에서는 오히려 군대에서 기업가 정신, 창업가 정신, 혁신 능력이 더 배양된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살펴볼까요? 

고교 졸업 직후 군복무를 해야 하는 이스라엘 (출처 : 연합)

이스라엘은 워낙 인구수가 적어서 군부대 내에서도 상급자 대비 하급자 비율도 굉장히 적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장교 1명당 사병이 9명 수준인 반면, 이스라엘은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인 4명입니다. 당연히 장교와 사병의 구조가 더 수평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군인 수가 적다 보니 전체 군 조직이 일급비밀에 해당하는 비밀을 많이 공유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수만 비밀을 공유한 상태에서 장교가 죽어버리면 비밀을 아는 사람 자체가 사라지는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사병도 실시간으로 어떤 사안을 대응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고, 문제 해결 능력과 상황 인식 능력이 배양됩니다. 


뿐만 아니라 숫자적 열세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최첨단 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ICT 기술이 매우 발달했습니다. 때문에 군인을 징병하여 보직을 일방적으로 배정하지 않고 시험을 본 후 적절한 직무를 맡깁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어느 대학교 무슨 과 출신인지처럼 군대에서 어떤 보직을 맡았었는지가 취업할 때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테러 방지국에서 근무한 군인이 금융회사의 보안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이죠. 

이스라엘의 최고 군부대, 탈피오트 (출처 : 연합)

이스라엘 고교생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부대는 '탈피오트'라는 곳으로 입대 정원이 50명에 불과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과학영재들이 모이는 과학 부대입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하버드대급인 히브리대의 자연과학부에서  사관후보생 신분으로 학부 학위과정을 받고 이후 6년간 군 복무를 합니다. 이처럼 좋은 보직을 맡은 군인은 군대에서 혁신 능력이 배가 되어 이스라엘에서 최고 실력 있는 엔지니어로 인정받습니다. 



전쟁으로 발전한 ICT 기술

매년 지속 성장을 보이는 이스라엘 IT 시장 동향

이스라엘은 사이버 보안 이슈의 신화적인 스토리를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9년 ‘청와대 하명 수사’에 연관된 검찰이 숨진 K 수사관의 휴대폰을 입수했지만 잠금을 해제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 업체에 의뢰하여 보안을 해제한 바 있습니다. 또한 비자 마스터 카드에 해킹한 계좌를 추적하는데 통상 반년이 걸리는데, 모 이스라엘 스타트업 직원 5명이 5일 만에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격적인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변 중동국가와의 분쟁에서 진화된 ICT 기술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사이버 전쟁이 더욱 격양되는 오늘 이스라엘의 ICT 기술은 더욱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하지하는 분야는 군수 산업으로, 이스라엘 수출품의 30%를 차지합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창업 생태계

1993년 이스라엘 정부는 ‘요즈마펀드’(요즈마는 히브리어로 창의, 시작이라는 뜻)를 출시했습니다. 요즈마펀드는 정부와 민간이 각각 40%, 60%를 출자한 펀드로 설립 당시 1억 달러로 시작하여 20년 만에 4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요즈마펀드의 투자 회수 기간은 평균 3.9년에 불과합니다. 이 펀드를 통해 이스라엘은 세계 각국의 글로벌 자금이 스타트업계에 유입되도록 지원합니다. 



여행 고수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다

하수는 랜드마크 관광지 위주로 여행을 다닙니다. 에펠탑, 블로그에 나오는 맛집 등이죠. 여행 고수는 골목골목, 현지인도 모르는 맛집을 찾기도 합니다. 여행의 최고 전문가는 이스라엘인인데요, 이는 역설적으로 고립된 지정학적 상황 때문입니다. 나가지 못하고 갇혀 있다 보니 여행 욕구가 오히려 커진 것이죠. 한 번 나가면 6개월 1년 이렇게 장기간 여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여행지에 짧게 머물지 않고 몇 개월간 체류하면서 한 국가를 제대로 파악합니다.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의 확장성과 기회를 모색하여 현지에 잘 맞게 세일즈를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축적됩니다. 우리나라는 왜 세계적인 IT 회사가 없을까요? 사실 우리나라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비즈니스 모델이 적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보다 앞섰던 싸이월드, 유튜브보다 앞섰던 아프리카TV, 판도라TV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국내 시장에 한정적으로 머물렀습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싸이월드...

위아래가 없는 오픈 마인드

이스라엘은 또한 극도로 수평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무회의 같은 공식석상에서도 장관끼리 서로 별명을 부르기도 합니다. 

아리크 : 미스터 안보라는 별명을 가진 아리엘 샤론 전 총리

유연하기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에서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무례하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단일 민족, 단일 종교 국가일 때 개방성이 떨어지고 위계질서가 강한데요 (대표적으로 한국….) 이스라엘은 폴란드, 에티오피아를 포함해 70개가 넘는 국적 출신이 모인 다민족 국가입니다. 공통점은 대부분 유대교를 믿는 유대인이라는 것입니다. 지구 곳곳의 다양한 문화, 언어, 풍습이 일신교적(유대교) 용광로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인종도, 생김새도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이런 다양한 국민성을 ‘후츠파(chutzpah)’라고 하는데, 이는 당당함, 무례함, 뻔뻔함을 뜻하는 동시에 용기, 배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입니다. 권위자에게도 스스로의 생각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용기의 바탕입니다. 

출처 : 경북 일보



인구 840만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 하지만 어느 국가보다 창업 밀도가 높은 나라 이스라엘. 이 배경에는 슬픈 역사가 있습니다. 독립 후 각국에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인이 국가 재건을 위해 모였지만 사회는 혼란스럽고 실업률은 너무나 높았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과학자, 기업가, 기술자를 모아 새로운 프로세스를 가동합니다. 또한 인구가 너무 적다 보니 국내 시장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어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게 된 것이죠. 독특하고 배울 점이 많은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10년 후, 100년 후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이스라엘 예루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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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2019년 한 해동안 1,200개 가 넘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칭 이벤트 전문가)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현)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전) 독일 UNCCD(유엔사막화 방지기구) FCMI 팀

석유화학회사 환경안전경영팀

서울대학교 과학교육, 글로벌환경경영 전공

산림청 주관, 유네스코 - DMZ 지역 산림 생태 연구 인턴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

서울대학교 아시아 연구소 1기 인턴 팀장

서울대학교 국제 협력본부 학생대사 이벤트 팀장

와인 21 객원 기자,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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