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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May 30. 2020

(부모님이 낸 세금을 잘 써먹는) 정부지원 프로그램

02. UN 인턴? 그거 돈 없으면 못해. 나 돈 없는데? 그럼 여기로!

[전 회차 몇 줄 요약]


목표는 없지만 UN은 들어가고 싶어, 왜?

돈 많이 주고, 평생 연금 나오고, 휴가와 복지가 보장되면서 간지나니까! (그래, 나 속물 맞아!)


어떻게 하면 입사할 수 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닥치는대로 일단 이것저것 대외활동 해보자. 인턴으로라도 일하고 싶어!



더러운 물질만능주의 시대. UN 인턴을 하는데는 돈이 많이 듭니다. 아니, UN에서 일하면 돈 많이 준다면서요? 그건 정직원일 때 이야기입니다. 대부분 UN 기구 인턴십은 무급입니다. 돈을 내고라도 UN 인턴 스펙을 쌓으려는 사람이 만리장성급으로 줄을 서 있으니까요. 특히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UN 기구에서 일을 하게 되면 생활비만 해도 어휴...

제네바 UN (미친 물가,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프랑스까지 가서 장을 보고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마세요, 생각보다 다양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내신 귀한 세금 이렇게라도 잘 써먹어야죠. 제가 지원한 프로그램은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 (이하 IEETP ; International Environment Expert Training Program)이었습니다. (역시 대학내일 잡지에서 찾았어요)


출처 : 한국환경공단


IEETP는 2009년부터 환경부가 주관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300명을 UN으로 파견보냈습니다.  최종적으로 선발되면 아래와 같은 혜택이 있습니다.


- 가장 중요한 - UN 기관을 연결해줍니다

- UN 인턴 기간 동안 약 월 100만원의 체제비를 지원해주고

왕복 항공권을 끊어주고요

-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국제기구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고

- UN에 다녀온 선배 기수들과 네트워킹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이 좋은 프로그램... 어떻게 지원해야하나요? 


제가 이 교육을 수료한 시점이 2012년이라 (거진 10년이 다 되어감...)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지원방법이 일부 바뀌었을 수도 있어서, 이 부분은 최근 블로그 글 등을 참고하는게 좋겠습니다.


▶다른 분의 합격 후기


요약하자면 서류지원해서 합격하면 면접 보고, 면접 붙으면 최종 합격입니다. 영어면접도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진짜 회화를 못해서 (쳐발렸는데)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왠지 모르지만 붙었습니다. (응?) 운이 몹시 좋았습니다.

어쨌든 당시에 같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사람은 50명이었어요. 학부생은 10명도 안되었고 대부분 대학원생이었습니다. 그 중 18명이 최종 UN 인턴 지원 대상자로 선발되었고요. (꽤 높은 경쟁률입니다). 하지만... 최근 통계를 보니 최근 3년간은 교육생의 70% 이상이 UN 인턴으로 선발되어 지원을 받았더라구요. 조금만 노력하면 최종 선발될 확률이 높습니다!

전체 교육생 대비 UN인턴 선발자 비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은 7-8월 2달간 연세대에서 월, 수, 금 주 3일 7주간 총 150시간 진행되었습니다. 상당히 빡세죠?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오전 - 오후에 나눠 교육을 들었는데 강연자는 정부기관 담당자, UN 직원, 관련 분야 교수 등 다양합니다. 중간에 전주로 워크샵도 다녀오고 모의 유엔도 했습니다. 팀플처럼 제출해야되는 과제도 있어요. (※ 2020년 같은 프로그램 모집 요강을 보니 교육 기간이 2주로 단축되었습니다)

2012년 IEETP 프로그램은 150시간 교육 이수 후 36%가 최종 선발되었습니다.


그리고 교육 기간 동안 연세대 도서관을 출입할 수 있는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습니다. 덕분에 연세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신박한 경험을 누렸는데요,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던 어느날... 누가 어깨를 똑똑 두드리지 않겠어요? 돌아보니 잘생긴 남학생이 서 있습니다. 

와, 나. 이 놈의 외모는 여기서도 먹히네 (호호)


세상 시크하게 '무슨 일이시죠?' 라고 물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캔 커피 드시면 안됩니다. 학생증 주세요.'

외모가 먹힌게 아니라 벌점이 먹혔네요. 연세대 도서관에서는 뚜껑없는 음료를 드시면 안됩니다. 여러분. (갑자기 사설이 길었습니다)

상상은 자유니까... (출처 : 스브스 뉴스)



최종적으로 UN 인턴으로 선발되려면? 


7주 간의 교육이 끝나면 필기 시험을 봅니다. 다 서술형이었고 영어 질문도 있었어요. 나름 공부를 한다고 했는데 똥 망했습니다... (범위는 정말 넓은데 어디서 시험이 나올지 모르니 답답할 노릇) '안 되겠지' 하고 생각했고. 실제로 선발되지 않았습니다. (붙었다며?)


2012년 환경부의 계획은 교육생 50명 중 15명을 선발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그 15명 안에 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해 예산이 남아서 3명을 추가 선발했고, 운 좋게 거기서 뽑힌 것이죠. 참으로 운칠기삼입니다. 덕분에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독일 소재 UN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더라구요. 선발만 되면 바로 UN으로 날아갈줄 알았는데? 거의 반년간 지지부진한 UN 메일 답장을 기다리며 손가락을 빨아야했습니다. 참고로 UN은 가장 의사결정 속도가 느린 기관 중 하나입니다. (고구마 백만개 먹은 것 같음)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더 풀겠습니다.


2020년 IEETP 모집 공고

※ 2020년 IEETP 는 이미 올해 1월에 모집이 완료되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2021년을 기다려야겠어요.


한 번 사는 인생, 기깔나고 간지나게 살아야지.
누구보다 찬란하고 눈부시게.



Upcoming.. 목차


· UN 입사지원, 어떻게 하는데? 이력서, 인터뷰 팁

· 붙었다고 끝이 아니다. 출국 전 준비해야 할 A to Z (피곤 주의)

· 독일에서 둥지 틀기 - 완벽한 워라밸이란 이런 것?

· 인턴 나부랭이는 무슨 일을 할까? (1 - 잡무 편)

· 인턴 나부랭이는 무슨 일을 할까? (2 - 꽤 괜찮은 일 편 ; 국제회의 지원)

· 인턴 나부랭이는 무슨 일을 할까? (3 - 자랑할만한 일 편 ; 직원 교육)

· ★ (번외 특집) 장거리 연애를 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 인턴십이 끝나고... 이제 뭐 먹고살지?

· 환경부 장관을 대상으로 소송을 걸다 (석유화학회사 근무기)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을 찾다

· 에필로그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2019년 한 해동안 1,200개 가 넘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칭 이벤트 전문가)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현)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전) 독일 UNCCD(유엔사막화 방지기구) FCMI 팀

석유화학회사 환경안전경영팀

서울대학교 과학교육, 글로벌환경경영 전공

산림청 주관, 유네스코 - DMZ 지역 산림 생태 연구 인턴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

서울대학교 아시아 연구소 1기 인턴 팀장

서울대학교 국제 협력본부 학생대사 이벤트 팀장

와인 21 객원 기자,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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