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리 Jun 06. 2020

UN 지원? 이력서의 모든 것, 꿀팁 대방출

03. 답장 없는 지원 메일, 답장 오게 하는 이력서 작성법

[전 회차 몇 줄 요약]

돈 많이 주고, 평생 연금 나오는 간지 나는 UN 들어가고 싶어... 정부지원 프로그램 최종 합격! 응? 근데 아직 끝이 아니라고?

2차 관문, UN에 이력서 내고 인터뷰도 보고 최종 합격 통보받아야 한다! 영어로 이력서 써 본 적 없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생각만 해도 한숨 나는 이력서 누구나 그렇겠지만 외국어 이력서 쓰기는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영어 못해서 더 힘들었...) 살면서 처음 UN에 이력서를 쓰며 얻은 소소하지만 중요한 꿀팁, 공개합니다.



양식

UN에서 요구하는 이력서는 형식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제출해야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CV : Curriculum Vitae (이력서)

CL : Cover Letter (입사 포부?)

우리나라의 이력서와 가까운 CV에는 학력, 경험과 자격 요건을 요약해서 씁니다.

예전에 쓴 Curriculum Vitae  (CV)


CV에 쓴 경험 중 특히 어필할 포인트를 Cover Letter에 구체적으로 기술합니다. 면접관은 보통 CV보다 CL을 먼저 읽습니다. 지원자가 얼마나 자신감이 있고 우리 회사에 적합한지, 그리고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나를 파악합니다.

예전에 쓴 Cover Letter (CL)



어떻게 써야 해? 작성 꿀팁


1. 분량

UN의 HR팀은 항상 바쁘고 정신없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만 통의 지원서를 받기 때문이죠. 인사 담당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1장 반(가능하면 1장)' 이내로 커버레터를 작성해야 합니다.


2. 내용 (★진짜 중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막연히 ‘환경과 사막화 방지에 관심이 있고 이 분야에 대해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동기를 밝히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UN 사막화방지기구 홈페이지를 보면 IT 담당은 KMST, 리포팅은 FCMI, CRIC, 정책 담당은 PAGI라는 부서가 맡고 있음을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제가 근무하던 당시 팀 분류). 정확히 어떤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지원서에 반드시 언급해주세요.

UN 기후변화협약의 부서 구성 (출처 : UNFCCC 홈페이지)


3. 누구에게 메일을? (진짜 중요!!)

UN의 HR 담당자는 하루에도 수십수백 통의 지원 이메일을 받습니다. 따라서 제대로 메일이 수신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고 경쟁률도 매우 높습니다. HR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낸 후 메일을 한 통 더 쓰세요.

누구에게? 바로 관심 부서의 Head입니다. (위에 언급했던 부서) 혹은 해당 부서의 직원도 괜찮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의외로 쉽게 그들의 메일 주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부서 구성원의 직급, 메일 주소, 전화번호까지 다 공개되어 있습니다


당신 부서의, 혹은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들고 인턴으로 일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이미 인턴 지원서를 정식으로 제출하였는데, 혹여 가능하다면 당신이 나의 채용을 고려해주었으면 한다’라는 내용을 담아서 이력서를 추가로 보낼 경우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기구 인턴을 다녀온 선배들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아시아 계열 직원들이 더 호의적으로 연락을 받아준다고 합니다. 물론 케바케)


4. 첨삭

내 눈에는 너무 예쁜 이력서,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그럴까요?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이력서를 보여주고 제삼자의 의견을 받으면 좋습니다. 가능하면 전문가의 첨삭을 받으면 좋겠지만... 어렵다면 주변 사람에게라도 보여주세요. 그리고 온라인 첨삭 사이트가 많으니 비용을 조금 들여서라도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저는 재학 당시 <서울대학교 글쓰기 교실>에서 최종본을 제출하기까지 5번 첨삭을 받았습니다. 고칠 게 없어 보여도 첨삭받을 때마다 수정 사항이 생깁니다.

보고서와 이력서... 진짜 진짜 최종 버전은 끝이 없습니다 (출처 : 짤)

※ 혹시 제 CV나 CL 샘플이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5. 벤치마크

인터넷에는 UN 이력서 샘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샘플의 구조를 벤치 마크하여 작성하면 매우매우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이력서를 참고하세요!


6. 자신감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당당함>입니다. ‘저는 아직 부족하고 미숙한 점이 많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한국식 마인드입니다. UN은 '언제 어디서든 맡은 일을 잘 수행하고, 당신의 회사에 너무너무 필요한 인재다'라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입니다. (물론 거만한 표현은 자제해야겠지만요)

자신감 폭발! (출처 : 원터우즈)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내심'입니다. 꿀팁으로 무장하고 이력서를 보냈더라도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절해서가 아니라 걍 일처리가 늦음) 저도 거의 반년간 지지부진한 메일 답장을 기다리며 손가락을 빨았습니다. UN은 가장 의사결정 속도가 느린 기관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아직도 정말 갈 길이 멉니다. 집 구하고 비자 발급받고, 보험 들고, 살림살이 마련하고... UN 합격보다 더 어려운 출국 준비 썰은 다음 편에서 풀겠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 기깔나고 간지나게 살아야지.
누구보다 찬란하고 눈부시게.



Upcoming.. 목차


· 인턴 나부랭이는 무슨 일을 할까? (1 - 잡무 편)

· 인턴 나부랭이는 무슨 일을 할까? (2 - 꽤 괜찮은 일 편 ; 국제회의 지원)

· 인턴 나부랭이는 무슨 일을 할까? (3 - 자랑할만한 일 편 ; 직원 교육)

· ★ (번외 특집) 장거리 연애를 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 인턴십이 끝나고... 이제 뭐 먹고살지?

· 환경부 장관을 대상으로 소송을 걸다 (석유화학회사 근무기)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을 찾다

· 에필로그


(부록)

· UN 붙었다고 끝이 아니다. 출국 전 준비해야 할 A to Z (피곤 주의)

· 독일에서 둥지 틀기 - 완벽한 워라밸이란 이런 것?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2019년 한 해동안 1,200개 가 넘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칭 이벤트 전문가)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현)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전) 독일 UNCCD(유엔사막화 방지기구) FCMI 팀

석유화학회사 환경안전경영팀

서울대학교 과학교육, 글로벌환경경영 전공

산림청 주관, 유네스코 - DMZ 지역 산림 생태 연구 인턴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

서울대학교 아시아 연구소 1기 인턴 팀장

서울대학교 국제 협력본부 학생대사 이벤트 팀장

와인 21 객원 기자,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매거진의 이전글 (부모님이 낸 세금을 잘 써먹는) 정부지원 프로그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