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인터뷰 vol.6_와인&고양이 덕후 '윤사장'
정말이야.
내 머릿속에 있는 모든 직업을 다 나열해도
지금 일보다 행복한 일은 없어.
매일매일 행복 지수를 갱신하고 있는 '일곱잔' 와인바의 윤사장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고양이랑 둘이 아옹다옹 살고 있어요. (동거남묘, 이름은 로나. 제 고양이라서가 아니라 진짜 귀여워요) 지금도 한창 글을 쓰고 있는데 화분을 깨뜨려서 치워주고 왔습니다. (로나시키....)
와인 덕후로 정말 별별 짓을 다 하다가 결국 와인바까지 열게 되었네요. 저도 창업은 처음이라.... ☆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석유화학회사에서 정책 쪽 대응하는 일을 하다가 스타트업에 정착했습니다. 판교로 출근하게 된지는 한 달이 조금 넘었네요. '경영추진팀'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의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을 관두고는 와인으로 업을 삼아 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역시 취미는 취미로 둘 때 아름답기도 하고, 월급 받는 삶의 행복을 놓치지 못해 계속 직장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제 브런치 글의 칠 할이 와인 관련 이야기인데요, 주변에 하도 와인 덕후라고 말하고 다녀서 머쓱할 정도입니다. 독일에서 잠시 일했던 23살부터 와인을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 와인 좋아하는 지인들과 어울려 다니며 마시다 보니... 아니 정말 재밌는 거예요!! 몇 백 가지가 넘는 포도 품종, 다양한 생산 국가, 그 속의 도시와, 그 속의 포도밭, 그리고 그 속의 양조장과, 그 양조장 주인의 철학을 담은 양조 방법, 기후와 역사, 라벨 속에 숨겨진 의미들까지... 공부하면 할수록 재밌고 파도 파도 끝이 없습니다. 다섯 시간 동안 와인 마시면서 와인 이야기만 해도 시간이 금방 지나가곤 했어요. 첫 번째 회사 퇴사 후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고 돌아올 기약 없는 와이너리 투어를 몇 달간 다녀왔습니다.
틈틈이 와인 아티클을 번역하거나 직접 쓰고, 시음회 통역 알바를 하기도 했어요. 가끔 와인 강의를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일곱잔' 와인바를 오픈하게 되었으니... 진짜 덕질의 끝을 본 거죠. 최근엔 '와인으로 가산탕진한 탈덕의 와인 클래스'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의 (사실은 별거 없는) 와인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하고 있던 Being&Doing이라는 목표 달성 모임에서 '십 분의 일'이라는 책을 읽고 무엇이든 같이 창업을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십 분의 일은 열 명의 사장이 월급의 1/10을 내면서 와인바를 운영한 에피소드를 담은 책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아이템이 '와인'은 아니었어요. 만화카페일 수도 있고, 혹은 패션몰일 수도 있었죠. 7명 사장의 공통점, 와인을 좋아한다는 것. 그래서 '와인바'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와인바를 오픈한다'의 의미는 아니었어요.
소자본으로 창업의 A부터 Z까지를 경험해보자!
결과가 폐업이더라도
법인을 설립하고, 늘 회계팀에 요청만 했던 세금계산서를 발행해보고, 정관을 만들고, 인테리어 업체를 찾고, 서빙하고 포스기를 만지고... (놀랍게도 7명 사장 중 알바를 제대로 해본 사람은 없었다) 그런 인생의 경험을 '구매'하는 관점이라면 명품백 두어 개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그 결정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오픈하자마자 코로나 2단계 잼. ㅎ 강제 9시 마감
그
어제 처음으로 매출액이 0원이었습니다. 금요일이었는데도 말이죠. 코로나 확진자가 600명을 처음 넘은 날이었어요. 마음이 꽤 싱숭생숭했습니다. 다른 요식업계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다들 힘내세요. (또록)
(망할 코로나가 종식되면) 내.친.소 파티를 꼭 해보고 싶어요. 사장이 일곱 명이니까 4명씩 친구를 데리고 오면 30명 남짓 되겠지요. 재밌는 아이스브레이킹 게임과 함께 서로서로 소개해주고 와인도 왕창 마시는 그런 자리를 언젠간 꼭 마련하렵니다. 함께 하실래요?
제가 손님으로 두 번 세 번 가고 싶은 장소요. 나 자신, 그리고 정말 친한 지인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줄 수 없는 공간이라면 다른 사람한테도 오라고 못하죠. '오늘 어디 가지?' 이런 생각이 들거나, '괜찮은 곳 추천해줘'라는 질문을 받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었으면 해요.
일할 땐 빡세게 일하고, 놀 땐 확실히 놀기요. 사실 제가 좀 워커홀릭이라 집에만 있으면 좀이 쑤시는 타입입니다. 복권 200억 원 당첨돼도 똑같이 출근할 것 같아요. (물론 마인드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욕심을 좀 내자면... '일곱잔' 와인바 50호점까지 내보고 싶네요. (웃음, 넝담 ( ͡° ͜ʖ ͡°) ㅋㅋㅋㅋㅋㅋㅋ)
저희 '와인바'는 말랑말랑하기 그지없는 곳입니다. 퇴근하다가 뭔가 아쉬울 때, 개꿀잼 사장과 수다 떨고 싶을 때, 어머니가 해주는 요리를 먹고 싶을 때 (서리태콩 삶아놨다 아들~), 월급 들어온 날에, 통장이 텅장된 날에도 언제든 편히 들려주세요.
(덧) 예약 때 얘기해주시면 타로점을 봐드립니다... (데헷... ☆)
▶ 와인바로 놀러 오세요! (윤사장 얘기하면 안주 서비스 ㅎ)
와디즈 경영추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