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인터뷰 vol.5_클래식 영화 덕후 '황펭'
안녕하세요? 늘 새로운 일을 보면 꼭 경험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황펭(황제펭귄)입니다.
올해 제 인생에 가장 큰 목표는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이직'이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해봤다면, 이젠 한 업무에 초점을 잡고 집중적으로 일 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요 목표는 지난 6월에 달성했고, 이젠 특정 업무에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회사 출퇴근하는 일 말고도 내 에너지를 활활 태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올해 사이드 프로젝트는 '와인바 창업'이 됐습니다. 늘 사람들이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아지트를 만들어 보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만큼 보람찬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힘든 것과는 별개로 지금 와인바를 준비해나가는 이 과정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고 즐겁게 느껴집니다. (힘든 건.. 별개고요..)
사실 덕후라고 하기엔 아직 많이 모자랍니다. 고전 영화 100선도 다 못 봤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1930-1960년대 영화 특유의 말투와 분위기를 좋아해요.
특히 좋아하는 영화는 히치콕의 '오명(Notorious)'입니다. 오명은 전 나치 당원의 딸로 늘 범죄자의 딸로 낙인이 찍힌 알리시아가 정보기관 요원인 데블린이 스파이 임무로 명예를 되찾으라는 제안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입니다. 히치콕 특유의 심리적 긴장감을 연출로 오묘하게 풀어내는 재미가 있습니다. 요즘 영화들에 비해 클래식 영화 편집 호흡이 더 긴데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와인'이라는 소품을 녹여낸 방식도 재밌어요! 스포 방지를 위해 요기까지만 설명할게요! 클래식 영화를 좋아하고 스릴러를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는 강추합니다!
코로나가 슬슬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3월 즈음 나크루와 노라(현재 동업 중인 사장님들)와 함께 식사를 했어요.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늘 아지트 같은 와인바를 오픈해보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갑자기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훅 받았어요! 와인바 오픈을 혼자 하기에 너무 커 보이고 벅찼는데, 같이 하자는 사람이 여러 명 있다는 소리에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했죠.
막상 사람들을 다 만나고 보니 각자 분야에서 실행력들이 대단한 사람들이었어요. 이렇게 되면 최악의 상황으로 와인바가 망하더라도 배울 게 많겠다 싶은 마음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조금 두근두근했어요!
사람들이 이곳에서 맘 편히 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친구들과 와도 좋고, 연인과 와도 좋고 아니면 혼자 와도 좋습니다. 와서 '내 아지트'라고 느낀다면 이 와인바는 성공한 곳일 거라 생각합니다. 와인바 사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랄까요? (허허..)
개인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와인바를 시작하면서 매력적인 동료들을 만난 게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각자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와인바 창업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 과정에서 배운 것도 참 많았거든요. 와인바를 운영하는 동안에도 와인을 마시러 오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눠볼 수 있다면 재밌을 것 같아요!
와인바 창업을 어디에 하면 좋을지를 위해 발로 직접 뛰어다닌 적이 있어요! (와인바 상권 분석기!) 저는 논현을 맡아서 함께 했는데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조르디와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가 없어서 조금 긴장을 했었거든요! ! 그때 논현 일대 와인바 3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우리 와인바는 어때야 할까를 이야기했거든요. 돌아다니고 정리까지 하느라 새벽까지 잠을 못 잤는데, 그래도 뭐가 그리 재밌었는지 힘들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Lewis Vineyard Chardonnay Reserve 2016
2018년 번아웃이 와서 훅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와인 투어를 신청했는데, 거기서 만난 와인입니다. 프랭크 패밀리 와이너리에서 만든 와인이었는데요, 오크통에서 숙성해서 특유의 버터향과 바닐라향이 많이 나요. 그중에서도 버터향이 굉장히 풍부한데, 바게트와 먹으니 바게트에 버터를 발라 먹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처음으로 내 취향이라고 느낀 와인이었어요! 화이트 와인이지만 육고기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한 병 사서 귀국을 했어요. 가족들과 한우에 이 와인을 곁들여 먹었는데, 이 와인의 볼드함과 버터향이 고기와 너무 잘 어울려서 신기했답니다. 육고기는 레드와인이라는 고정관념을 부셔준 와인이에요!
샴페인과 와인! 어떠세요?
함께 모여 클래식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 나오는 와인을 함께 마시는 그런 모임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보통 클래식 영화에 나오는 와인은 매애우우 비싸더라고요. 그러니 비슷한 와인이라도 대체해서 마시며 클래식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함께 느껴보면 어떨까요? 1920-1960년대 사이의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함께 해요!
아지트 같은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때론 혼자 때론 친구들과 맘 편히 와인 한 잔 하면서 수다 떠는 그런 곳이요.
피곤하고 힘들었던 하루를 툭 털어버리고 싶을 때, '일곱잔'으로 오세요. 혼자 오셔도 괜찮아요! 원하신다면 말동무도 되어 드릴 수 있습니다!
▶ 와인바로 놀러 오세요 ! (아직 가오픈 중... 대신 안주 서비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