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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 Oct 14. 2021

혼술 (2)

 합석

 청주를 마시는 여성의 앞에 숙성회가 놓였다. 현주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했다. 여성은 음식을 받고는 그제야 청주를 잔에 따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젓가락을 들어 회를 집는 순간, 옆자리의 뜨거운 시선을 눈치채고는 현주를 바라봤다.


 왜요?


 여성이 싱긋 웃으며 물었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빤히 봤죠?

 네.

 불쾌하셨다면 죄송해요. 회가 맛있어 보여서요.

 불쾌하지는 않았어요.


 여성은 고개를 저으며 들고 있던 회를 먹었다. 그리고 회가 담긴 접시를 가리키며 물었다.


 괜찮으면 같이 드실래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럼요.


 현주는 섬세하지만 예민한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만나면 자신의 말이나 표정이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을 달고 살았다. 경계심도 많은 탓에 이유 없는 호의는 언제나 거절을 하고 보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여성의 제안을 거절하긴 어려웠는지 현주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여성의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연수

 연수는 혼술을 좋아하지만 집에서의 혼술은 즐기지 않았다. 익숙한 공간이 주는 쓸쓸함을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혼술은 가게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연수는 일주일에 두세 번 풀잎을 찾아 반주를 즐겼다. 단골이지만 언제나 처음 온 손님처럼 낯선 눈으로 묵묵히 대해주는 풀잎의 태도가 연수의 마음에 들었다. 연수는 출입문과 제일 멀리 떨어진 구석진 자리를 좋아했다. 처음 풀잎을 찾았을 때는 어느 자리든 신경 쓰지 않았지만 혼자 온 남자들의 추파를 몇 번 겪을 뒤로는 구석의 자리만을 찾았다. 음식은 맛있었지만 번화가와 멀리 떨어진 데다 가게를 찾는 사람은 30대 이상의 혼자 온 남자들이라 동네 사람만 아는 맛집이 되어 연수는 언제나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낭중지추라는 말처럼 한 달 전부터 풀잎의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해 최근에는 원하는 자리에 앉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다. 오늘도 그러했다. 자신의 자리였던 구석에 이미 사람이 앉아있었다. 연수는 자리에 앉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그녀를 보고는 처음 가게를 찾은 사람이라는 걸 눈치챘다. 가뜩이나 자신의 자리를 뺏기는 일이 많아져 외지인을 싫어하는 연수는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의 옆에 앉았다. 연수는 숙성회와 청주를 주문하고는 물수건으로 손을 닦다 시선을 느꼈다. 외지인인 여성이었다. 그녀는 큰 눈에 쌍꺼풀이 짙었지만 도드라진 광대뼈와 동그란 얼굴형 때문에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다. 연수는 그녀의 얼굴을 보다 자신도 모르게 싱긋 웃었다. 그녀를 향한 적대심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매일 쓰겠다는 약속을 못 지키고 말았네요. 죄송합니다.

최근 멘탈이 너덜너덜해져서 제정신이 아닙니다.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우울과 무기력도 한몫을 했고요.

변덕이 심한 성격 탓에 처음 생각했던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삭제를 하고 다른 이야기를 쓸까 하는 생각도 했답니다. 평정을 찾아야 하는데 참 쉽지가 않습니다.

(밤을 사는 버릇도 고치려고 애를 썼는데 다시 돌아가네요.)


그럼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라 벤타나 - 향월가를 들으며.

(밤에 들으면 더욱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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