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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위의 추억
04화
상처도 추억이 되어..
배추전
by
봄비가을바람
Nov 18. 2022
상처도 추억이 되어..
노란 배추 속살에 하얀 밀가루 물감 바르고
지글지글 기름판에 미끄럼 태우고
한쪽 방향 지루할 즈음 뒤집개 한 판
뜨거운 기름방울 산산이 흩어져
번들번들 기름내
진동하여
온 동네 사람 다 부른다.
할머니 무쇠 솥뚜껑 호박 꼭지 무 손잡이
기름 판 반질반질 칠하고
노란 속배추 가지런히 두 장 깔고
밀가루 물 반죽 둘러 이불을 덮는다.
두 손 벌겋게 달아올라도
아무렇지 않다. 아무렇지 않다.
할머니 손 배추전 닮아 구수한 내가 났다.
엄마 할머니 떠난 자리 꿰차고
뜨거운 프라이팬 앞에 섰다.
달군 코팅 팬에 노란 속배추 가지런히
하얀 묽은 밀가루 반죽 한 국자
살살 펴서 배추 물기 덮었다.
배추전 돌아누워야 하는데
겁 먼저 먹어 앗! 뜨거워!
손 등에 기름방울 추억을 남겼다.
keyword
시
배추
그리움
Brunch Book
숟가락 위의 추억
02
그때는 몰랐던 맛
03
떡볶이는 떡볶이이다.
04
상처도 추억이 되어..
05
찬바람에 바다 맛을 품어..
06
한결같은 너에게
숟가락 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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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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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는 떡볶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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