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외로워지는 이유는 자신을 꾸미던 각종 미사여구에서 벗어나 본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무의 이파리는 본래 갈색이라고 한다.
여름내 광합성을 위해 초록으로 물들었던 이파리가 가을이 되어 광합성이 필요 없어지면 그 본연의 갈색이 드러난다. 이제 자신을 꾸밀 이유가 없으니 자연 앞에 당당하게 본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가을이 외로운 이유는 그 본 모습은 그리 오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계절이 가고 봄이 오면 또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 인생에 잠시 머무는 가을, 그 잠시라도 감춰둔 나를 찾아보자. 어쩌면 나는 싱그러운 초록이 아니라, 빨강, 노랑, 갈색같은 생각보다 따뜻한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