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신장병증, SGLT-2i (마지막 편)

by 예재호

1. 다시 생각해 봐도 이 약은 당뇨약이 아닙니다.

https://brunch.co.kr/@ye-jae-o/107




2. SGLT-2i가 가진 신장보호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연구 내용 하단 참고) 하지만 SGLT-2i를 복약한 초기에는 혈장 크레아티닌 수치가 되려 올라가는 역설적인 현상이 관찰됩니다. 이 현상은 지속되고 있었던 치밀반의 오해로 과하게 확장되었던 수입세동맥이 정상화되며 나타나는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입니다. SGLT-2i는 고혈당으로 인해 유발된 세뇨관-사구체 되먹임(TGF)을 회복시켜 사구체 고혈압을 해소합니다.


https://brunch.co.kr/@ye-jae-o/211


3. 최근에는 SGLT-2i가 수입 세동맥 축소에만 관여하지 않고 아데노신 A2 수용체를 통해 수출 세동맥의 확장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고되었습니다. 높은 압력에서 해방된 사구체의 족세포 등은 손상과 사멸의 진행이 멈춥니다. 그래서 초기 사구체 여과율의 감소는 사실 신장기능의 장기 보호 효과를 의미하므로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GLOmeular.png


4. SGLT-2i가 AMPK 경로를 활성화시켜 줌으로써 억제되고 있던 족세포의 자가 정비가 활성화됩니다. 힘들어하던 족세포가 회복되면 검출되던 단백뇨가 감소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앞서 다뤘듯이 혈당의 감소는 mTOR 경로를 억제하고 대신 AMPK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촉발요인이었지만, 다른 당뇨 약제는 인슐린을 직, 간접적으로 증가시키거나 유지시키므로 세포가 AMPK 경로로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SGLT-2i는 인슐린의 관여 없이,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는 방식으로 혈당을 낮추므로 AMPK 경로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AMPK 경로가 활성화된 족세포는 자가 정비를 통해 내구성이 증가합니다.


https://brunch.co.kr/@ye-jae-o/209


5. 혈당 감소는 인슐린의 대척 호르몬, 글루카곤 분비를 높입니다. 높아진 글루카곤과 낮아진 인슐린의 비율 변화는 케톤 대사를 일으킵니다. 저혈당에 자극받은(SGLT-2i가 췌장의 알파 세포를 직접 자극한다는 설도 있음) 글루카곤이 분비됨으로써 혈당을 올리기 위해 지방세포에서 유리 지방산을 내보냅니다. 혈중에 분비된 유리지방산은 간으로 유입되고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 베타 산화를 통해 분해됩니다. 앞서 다룬 대로 서슬 퍼런 인슐린이 감시하고 있을 때는 간으로 유입되어 분해된 유리지방산은 옥살로 아세테이트와 결합해 TCA 회로로 진입해야 하지만, 인슐린이 감소한 상태이므로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 HMGCS2를 통해 케톤체가 형성됩니다.


https://brunch.co.kr/@ye-jae-o/212


6. SGLT-2i는 당뇨병성 신장병증뿐 아니라, 심부전도 치료합니다. 사실 혈당이 높지 않더라도 SGLT-2i의 효과는 나타납니다. 케톤체 생산은 SGLT-2i가 심장 보호 효과를 보여 주는 한 가지 이유입니다. 심장은 심부전 상태가 되면, 평소에 쓰던 지방산(FFA) 대사 효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SGLT-2i로 과잉 생산된 케톤은 ‘뇌를 위한 특별식’만으로 끝나지 않고 ‘지친 심장을 위한 특별식’으로 쓰입니다. 특히 케톤을 태웠을 때 감소할 수 있는 활성산소(ROS)는 심장 미토콘드리아의 손상을 막고, 산화스트레스로 인한 섬유화도 예방하는데 기여합니다.


7. 물론 SGLT-2i가 심장 보호 효과를 나타나는 비결에 케톤 생성 증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SGLT-2i는 근본적으로 이뇨제이므로 나트륨 배설을 촉진하고 체액 과부하를 교정하여 심장의 전부하(preload)와 후부하(afterload)를 모두 줄여줍니다. 최근에는 SGLT-2i가 NHE에도 작용해 나트륨 배설을 촉진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8. 보상적으로 활성화되는 SGLT-1(2가 아니라 1)는 추가적인 이득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SGLT-2i로 인해 재흡수되지 못한 포도당은 세뇨관 후반부에 있던 SGLT-1에 의해 재흡수됩니다. 원래 SGLT-1은 포도당 재흡수의 3% 정도만 책임지는 백업 채널이라 할 수 있는데, SGLT-2i가 억제되며 20%까지 재흡수율이 증가합니다.


9. 재흡수 축의 변화는 적혈구조혈인자(EPO)를 활성화해 장기의 저산소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심부전의 개선 또한 EPO의 활성에 따른 헤마토크리트 및 헤모글로빈 유지 또는 증가 및 산소 공급에 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SGLT-2i는 신장에서 촉발된 교감신경의 항진도 제어합니다. 이러한 결과로 심장 보호 효과가 나타납니다.


(참고. EMPA-REG OUTCOME : EMPA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Hct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기준치 대비 평균 변화: EMPA 10mg 투여군 4.8±5.5%, EMPA 25mg 투여군 5.0±5.3%, 위약군 0.9±4.7%). EMPA 투여 후 Hct 및 헤모글로빈(Hb) 수치의 이러한 기준치 대비 변화는 심혈관 사망 위험 감소에 대한 위약 대비 효과의 각각 51.8%와 48.9%를 매개했습니다.)




10. SGLT-2i의 작용으로 미련 없이 포도당을 소변으로 내버리기로 한 신장에서는 그간 과잉 투자되던 에너지(ATP)와 산소 소모를 드디어 해결합니다. 너무 많은 포도당을 주워오느라 많은 양의 ATP를 써며 과열된 펌프가 정상화되고 신장의 산소 소모량이 줄어들면, 남은 산소는 오롯이 신장 세포에게 공급될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ye-jae-o/210


11. 이뿐만이 아닙니다. SGLT를 통해 고농도로 흡수된 고혈당은 세뇨관 세포에서 비당화적 경로(폴리올 경로, 최종 당화산물 경로)로 처리되고 있었는데, 재흡수를 줄이며 이런 고혈당에 의한 피해도 줄어듭니다. 환경이 개선된 덕에 저산소/고혈당/산화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 발현되고 있었던 Rac1-NOX 축(여기서는 도저히 못 살겠으니 뭔가 수를 내야 해)이 멈추고, 저산소 유도 인자 HIF-1α가 VEGF 등을 발현하는 것도 억제됩니다. 결과적으로 사구체 주변 세포들의 섬유화와 형질 변환, 세포 사멸이 멈춥니다. (아니야, 좀 더 살아보자)


https://brunch.co.kr/@ye-jae-o/139


12. 더불어 SGLT-2i는 NLRP3(여기 살 곳이 아니야)을 통한 인플라마좀 형성도 억제합니다. 인플라마좀 형성이 줄어드니 IL‑1β 등으로 염증반응이 이어지던 것도 멈춥니다. 염증반응이 줄어들며 동맥경화와 신장세포 형질변화와 심장세포의 섬유화 유발이 멈추게 됩니다. 이러한 효과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RAAS) 작용제와 함께 투여되며 더욱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ye-jae-o/208


13. 이것으로 21세기 명약, SGLT-2i에 대한 설명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1. CREDENCE 연구 (GFR: 30~<90 ml/min/1.73 m 2 ,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 >300~5000 mg/g)은 카나글리플로진(CANA)이 위약 대비 신장 특이적 결과(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두 배 증가, 말기 신부전(ESRD) 또는 신장 문제로 인한 사망)를 34% 감소시켰음


참고 2. 만성 신장 질환의 부작용 예방 및 다파글리플로진(DAPA-CKD) 연구에서는 환자의 32.5%가 당뇨병을 경험하지 않았는데, 이 연구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DAPA)이 위약 대비 신장 1차 평가변수(eGFR 50% 이상 지속 감소, ESRD 또는 신장 사망)를 44% 감소시킴 (eGFR: 25~75ml/min/1.73m² , 평균 UACR: 949mg/g)


참고 3. 만성 신장 질환 환자의 심장-신장 결과 평가를 위한 EMPAgliflozin 1일 1회 투여에 대한 다기관 국제 무작위 병행군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 시험(EMPA-KIDNEY – 대상자의 약 54%는 당뇨병 병력이 없었고 eGFR은 20~<90 ml/min/1.73 m² 범위였음)에서 엠파 글리플로진(EMPA)이 위약 대비 신장 질환 진행 또는 심혈관 사망을 28% 감소시켰으며 주요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p < 0.001) EMPA 투여가 T2D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UACR 및 eGFR 범주에 걸쳐 CKD 진행을 늦춘다는 것을 시사

작가의 이전글당뇨병성 신장병증, SGLT-2i 심화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