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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민아씨 Jun 30. 2022

회사에서

회식하고


3일 연속 부사장님 보고 장표 작성으로 야근하고
9-6시 릴레이 회의로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이미 8시부터 눈을 뜬 채 자고 있는 내가
10시쯤 도저히 못 참고 "팀장님, 그만 일어나시죠." 하고 이제 집에 가겠다 하는데


"그래 여기는 일단 나가자" 하는 팀장님 말씀에 내 귀를 의심하다가도

설마 2차 가겠어? 설마 몇 명만 2차 가겠지? 하다가도

부슬부슬 내리는 거리에 우산 쓰고 어디도 안 가고 그대로 모여 있는 팀원들이 신기하다가도

지하철역 어딨냐며 집에 갈 준비 하다가도

2차를 정말 가면 난 어쩌지 머릿속에서 시뮬을 돌려보다가도

길 건너는 팀장님을 앞서가다 혼자 맨 앞에서 건너고 있음을 알고는 발걸음이 더더욱 빨라지다가도

건너편 지하철역으로 쏙 들어갔더니 어디 갔냐며 찾는 동료 연락에 미안함이 아닌 모르쇠로 먼저 가겠다는 내가 서운하려나 싶다가도

나 하나 빠져도 2차에 지장 없다 싶다가도

단합을 강조하던 팀장님의 훈화 말씀이 머릿속에 맴돌며 '나 찍히려나' 싶다가도

2차는 옵션이고 내가 피곤한 건 이해해주실 거다 싶다가도

2차를 갔으면 팀원들이랑 더 얘기할 시간이 많았을 텐데 아쉽다가도


에라 모르겠다. 낼 9시 회의하려면 잠이나 자자.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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