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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Jan 15. 2024

결백


드디어─라고 생각하면

내가 이어졌다 끝없이 이어지다 

결국에는 되살아났다

 

자신을 망치는 것도 죄가 된다

 

나를 깨우고 깨우고 깨운다 나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몇 번이나 놀라고 나서야

그제야, 

깨어서도 꿈꿀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그러면 잠시 나는 없는 것 같다 

나의 죄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름을 바꾸는 상상을 한다

그러면 모두 나를 잊은 것 같다

새로운 당신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은 지나쳤던 무덤 앞에도

이따금씩 울면서

작은 꽃을 놓아줄 것이다

 

그러다가 당신이라면

어쩌면,

나도 종종 버려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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