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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Jan 15. 2024

후회


왜, 몰랐을까

 

그만두라고 할 걸 당신은

그래도 된다고 말해줄 걸

 

네가 그러지 못할 거라고

알고 있었으면서 나는

 

그 한마디를 못 해서

 

왜, 라고 묻기에는

이미 늦어버려서

 

선한 사람은

 

자기 몫을 남겨야 살 텐데

그러지를 못해서

 

섬세한 사람은

 

속삭이는 말에도 다칠만큼

너무나 마음이 여려서

 

참 다정해서 

살기 힘든 세상이다

 

당신이 단단해서 좋다는

그런 말은 하지 말 걸

 

그게 자꾸만 너를 

참고, 또 참게 만들었을 텐데

 

그 한마디를 더해서

 

왜, 그랬을까

 

당신도 어쩌면

그러기 싫었을 수도 있는데

 

내가 했던 말을

모으면

시린 바람이 될 거야

 

가진 게 없어서 당신은 

저 멀리 갈 수 있었다고

 

자꾸만

 

망가지는 정신을

흐릿한 얼굴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흐르지도 못할

그런 말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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